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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막차 CB 점검] 켐트로스, '전환가 절반' 주가 부진 속 캐파 증설도 둔화⑨4회차 시설자금 150억 배정, 유형자산 취득 30억 그쳐…1.5년 뒤 풋옵션 도래

신상윤 기자공개 2022-12-26 08:05:11

[편집자주]

지난해 하반기 코스닥기업의 전환사채(CB) 발행이 잇따랐다. 메자닌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이 적용되기 이전에 CB를 발행하려는 기업의 수요가 넘쳐났다. 다수 상장사들은 유동성 확보부터 지배력 강화, 개인자산 증식과 같은 과실을 누리기 위해 저마다 CB를 찍었다. 더벨은 약 1년 전 CB 막차를 탔던 기업들의 현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1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밀화학소재 전문기업 '켐트로스'가 1년 넘게 지속되는 주가 부진 속에 조달한 자금을 계획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켐트로스는 2차전지 전해액 첨가제 등 생산시설 투자를 위해 200억원을 조달했다. 무이자 및 전환가액 시가 조정이 없는 전환사채(CB)를 활용했다. 최근 주가가 전환가액을 한참 밑도는 가운데 다수의 기관에서 유치한 자금은 대부분 단기 금융상품에 묵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켐트로스의 4회차 CB 전환가액은 1만5086원이다. 전날(20일) 종가 7550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지난해 11월 4회차 CB를 발행하기 전 주가가 1만5000원을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1년 가까이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켐트로스 4회차 CB 전환가액이 높게 책정된 배경은 발행 한달 전 취득한 특허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켐트로스는 2차전지 안정성과 수명을 개선할 수 있는 전해액 첨가제를 제조할 수 있는 특허를 취득했다고 자율공시했다. 이 공시 후 켐트로스 주가는 한때 1만745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켐트로스는 같은 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200억원 규모의 4회차 CB 발행을 결정했다. 이사회 결의일 전날을 기산일로 최근 1개월 등의 가중산술평균으로 책정한 전환가액이 1만5086원이다. 특허 취득 공시를 계기로 주가가 오름세였던 켐트로스의 4회차 CB 전환가액이 최근 주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발행사인 켐트로스도 자신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표면이자와 만기이자 모두 0%를 내걸었고, 심지어 시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조건도 없앴다. 지난해 하반기는 12월부터 시행될 메자닌 규제 강화의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 때문에 코스닥 상장사들이 앞다퉈 CB를 발행하던 시기였던 만큼 투자자 유치가 중요했다.


결과적으로 켐트로스는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 등 다수 기관 투자자에게 4회차 CB를 발행했다. 여기엔 켐트로스가 콜옵션 비율을 20%로 다소 낮게 설정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주가 상승으로 인한 차익 실현의 기회를 넓게 열어줬던 것도 한몫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켐트로스는 200억원 중 150억원을 생산시설 투자에 배정했다. 2차전지 전해액 첨가제를 비롯해 반도체 공정 소재와 OLED 소재 등 생산능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관련 켐트로스는 2019년 10월 충청북도 진천군에 첨단소재를 생산하는 제3공장을 준공해 활용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켐트로스가 제3공장을 포함해 3곳의 생산설비에 투자한 금액은 30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풀이된다. 첨단소재 생산능력은 2020년 480톤(t)에서 지난해 620톤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 3분기 말 기준 첨단소재 생산능력은 630톤으로 소폭 개선됐다. 융합소재 생산능력은 몇 년째 8387톤으로 변화가 없다.

이와 관련 올해 3분기 말 기준 켐트로스의 생산설비 관련 토지 및 건물, 기계장치 등 자산가액은 415억원 규모로 연초보다 10억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기계장치 등 유형자산을 취득한 규모보다 줄어든 감가상각비가 더 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를 고려하면 금을 조달하면서 계획했던 것보다 시설 투자가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 둔화는 현금흐름표에서도 일부 확인된다. 켐트로스의 올해 3분기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유형자산의 취득으로 유출된 현금은 마이너스(-) 30억원을 조금 넘는다. 투자가 활발하게 집행되지 않은 가운데 켐트로스는 조달한 자금을 대부분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금융상품에 보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3분기말 기준 켐트로스의 MMF 등 금융자산 규모는 200억원 상당이다.

관건은 주가 흐름이다. 켐트로스는 올 3분기 별도기준 누적 매출액 423억원, 영업이익 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8% 줄었다.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뒷걸음질을 한 것이다. 주가가 전환가액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면 투자자들이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4회차 CB 투자자는 오는 2024년 5월부터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켐트로스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내년에는 진천공장에 본격적으로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달한 자금은MMF 등에서 보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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