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 엔지니어링 뉴 리더십]곽준상 도화엔지 부회장, '신재생·EPC'로 새 지평 열까①일본 태양광 PF 967억 채무보증 떠안아, 작년 이례적 적자 탈피도 과제
신상윤 기자공개 2025-05-15 07:48:03
[편집자주]
토목 엔지니어링업계에 리더십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경제 발전과 성장을 같이 한 창업 및 1세대와 달리 2세대는 엔지니어링 산업의 질적 성장과 신사업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 물밑에서는 승계 구도 재편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더벨은 엔지니어링 기업들의 리더십 교체와 맞물린 성장 전략과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4일 07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화엔지니어링은 국내 토목 엔지니어링업계 맏형이다. 오랜 업력과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쌓은 경험 등으로 수주나 매출 전반에서 타사를 앞선다. 도화엔지니어링의 뉴 리더십은 오너 2세인 곽준상 부회장(사진)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곽 부회장이 도화엔지니어링 경영에 합류하면서 신호탄을 쏜 신재생에너지와 EPC 진출에서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최근 일부 태양광 프로젝트에서 불거진 리스크 관리나 이례적이었던 지난해 적자 해소 등은 곽 부회장의 경영 능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과제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곽준상 부회장 이사회 합류 10년, 토목 아닌 경영 성과 창출에 집중
1973년 5월생 곽준상 부회장은 고려대 대학원에서 재료금속공학을 전공했다. 도화엔지니어링 오너 고(故) 곽영필 회장의 아들인 그는 토목이나 건축 등 전공자는 아니지만 일찍이 경영에 합류해 승계를 준비했다. 2015년 3월 기타비상무이사로 처음 도화엔지니어링 이사회에 합류했으니 올해로 10년째를 맞는다.
곽 부회장은 2017년 3월 사장 승진과 동시에 사내이사 겸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4~5명의 대표이사와 다수의 등기 이사들로 운영되는 도화엔지니어링 이사회는 다양한 경험과 실무 능력을 겸비한 다른 경영진들을 통해 엔지니어링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기회였다.

도화엔지니어링 이사회는 4명의 각자 대표이사 외에도 6명의 이사진이 더 있다. 이사회 의장은 1944년 2월생인 김영윤 회장이 맡고 있으며, 김용구 사장과 정수동 사장 등이 사내이사로 선임돼 있다. 그 외에는 비상근 사외이사 3명 등이 더해져 10명이 이사회를 꾸려가고 있다.
곽 부회장은 토목 분야 전문가는 아니지만 기업 경영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기반으로 도화엔지니어링의 안정적인 경영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물론 토목 엔지니어링 업계 원로이자 1세대 및 선배 기술자들 사이에선 목소리가 크진 않지만 오너로서 입지를 강화해 가고 있다.
◇일본 태양광 2곳 PF 채무인수로 신사업 성과 '흔들', 작년 첫 적자 전환 등 과제 산적
도화엔지니어링은 국내 최초 토목 엔지니어링 기업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발주하는 설계 및 CM(감리) 사업들이 중심이다. 다만 업계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엔지니어링업계는 EPC나 환경 또는 해외로도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는 곽 부회장이 도화엔지니어링 경영에 참여한 시점과도 맞물린다. 도화엔지니어링의 경우 2013년 인도네시아 바이오메스 발전 플랜트 EPC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사업 영역을 다각화할 수 있었다. 아울러 태양광이나 바이오메스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도화엔지니어링은 전체 매출에서 전력판매나 ESS 등의 비중이 1% 내외이지만 주요 사업부문으로 별도 공시하고 있다. EPC 일감도 지난해 말 기준 1775억원 수준으로 전체 수주잔액의 10%에 달하는 상황이다. 태양광 발전 사업의 경우 일본과 베트남 등 해외 시장에서도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주 및 운영하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도화엔지니어링이 EPC 사업자로 참여한 일부 해외 태양광 프로젝트들이 부실 조짐을 보이는 상황이다. 일례로 도화엔지니어링은 지난 8일 일본 오이타현 키츠키와 슈키 등에서 시공한 태양광 발전소 사업자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원리금 채무를 인수했다.

도화엔지니어링이 떠안은 PF 채무는 원화 기준 967억원을 웃돈다. 현지 태양광 발전소 사업자의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자 도화엔지니어링이 관련 지분을 인수하면서 채무도 떠안은 셈이다. 당장 지출되는 돈은 없지만 향후 발전소 운영 성과에 따라 PF 채무를 상환해야 할 수도 있다.
앞서 지난해 8월에는 인허가 지연으로 일본에서 진행하려던 태양광 발전소 건설 사업이 취소됐고, 12월에는 베트남 태양광 발전소 설계 및 구매 건도 현지 사정으로 무산됐다. 도화엔지니어링으로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EPC 영역을 확장하려던 전략에 차질을 빚는 상황이다.
곽 부회장으로선 아쉬운 대목이다. 설계나 CM 등 전통의 토목 엔지니어링 사업과 달리 신재생에너지를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 성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에 사업권을 확보한 일본 태양광 발전소에서 기대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곽 부회장에게 과제가 적진 않다. 무엇보다 지난해 5월 부친이 작고한 뒤 도화엔지니어링이 이례적으로 적자 전환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과제로 떠올랐다. 도화엔지니어링이 영업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0년 상장한 이후 처음이다. 순적자를 낸 것도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도화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일본 태양광 발전소를 개발한 시행사의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아 현지 자회사를 통해 인수한 것"이라며 "지난해 적자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계약했던 일부 프로젝트 등의 누적됐던 비용을 일시에 반영한 결과로 본업을 중심으로 국내외에서 경쟁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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