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운용 해외펀드, 콴텍과 자문해지 두고 네탓 공방 투자 성과 부진 결과 vs 로보어드바이저 실행 막혀
이돈섭 기자공개 2023-01-13 08:50:21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0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국자산운용이 콴텍투자자문 투자계약을 해지했다. 콴텍자문에서 투자자문을 받아 해외투자 펀드를 2년 전 론칭해 운용해왔는데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콴텍자문은 주식형 펀드의 주식 편입 비중 제한 탓에 로보어드바이저 실력 발휘를 못 해 아쉽다는 입장이다.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흥국운용은 최근 '흥국라이프체인저글로벌플랫폼 증권자투자신탁'의 콴텍 투자자문 계약을 해지했다. 해당 펀드는 2021년 1월 신규 설정된 상품으로 정확히 펀드 운용 2년만에 흥국운용이 자체적으로 운용하기로 전략을 크게 바꾼 셈이다.
이 상품은 흥국운용 주식형 액티브 펀드 라인업 중 하나로 생활 양식 변화를 주도하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에 투자해 시장대비 높은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모자형 구조로 설정돼 있으며 10일 현재 펀드 자산 내 미국 애플(Apple) 비중이 7.3% 수준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이 펀드는 콴텍자문의 'Q-Crisis' 지수를 활용해 리스크를 관리해 자산 배분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Q-Crisis 지수는 위험자산 비중 조절 로보어드바이저로 글로벌 분산투자 과정에서 특정 리스크 시그널이 관측될 경우 위험자산 비중을 줄여 변동성을 낮게 유지한다는 콘셉트다.
콴텍자문은 DB금융투자와 신한투자증권 랩 등에도 자문 계약을 체결하고 지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 콴텍자문은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콴텍의 자회사로 2018년 8월 설립돼 이듬해 12월 투자자문업을 등록했다. 지난해 9월 말 자문계약 자산총액은 2조6377억원 수준이다.
콴텍자문은 2년 전 흥국운용과 투자자문 계약을 체결하면서 운용보수 75bp 중 10bp 정도를 지급받기로 했다. 환헤지와 환노출의 경우 10일 현재 운용규모가 각각 42억원과 29억원 수준. 콴텍자문이 이번 펀드 투자자문을 통해 의미있는 수익을 창출하진 못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투자자문 계약 해지에는 펀드 성과가 부진한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환헤지형과 환노출형 모두 현재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주저앉았는데, 환헤지형의 경우 누적 수익률이 마이너스 21.0% 수준으로 참조지수 수익률 마이너스 7.0%보다 손실폭이 훨씬 컸다.
흥국운용은 환노출형 펀드에 최대 10억원 규모 고유재산을 투입해 운용할 방침도 밝힌 바 있어 고유재산 운용에도 타격을 입었을 것이란 전언이다. 흥국운용 관계자는 "펀드 성과가 출시 당시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해 하우스 자체적으로 운용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콴텍자문은 주식형 펀드 특성상 주식을 일정 비중 이상 편입해야 하는 규정이 있어 로보어드바이저를 100% 활용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랩 상품의 경우 위험 1단계의 경우 주식비중을 25%, 2단계의 경우 50%까지 줄일 수 있지만 주식형 펀드는 그 절반 수준밖에 줄일 수 없다.
해당 펀드는 글로벌운용본부가 운용을 맡고 있다. 유리자산운용과 두나무투자일임 등을 거쳐온 박상건 매니저가 책임운용역을 맡고 있다. 흥국운용의 6일 현재 운용규모(설정원본+계약금액)는 44조3072억원이다. 지난해 9월 말 순이익은 6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8.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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