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호 삼성증권 IB, ‘커버리지 혁신’ 본격화 커버리지 전담 인력 없이 모두에게 역할 나눠…IB커버리지팀 '중책'
최윤신 기자공개 2023-01-18 13:12:31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6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 IB1부문이 기존과 완전히 다른 커버리지 방식을 도입해 업계의 이목을 모은다. 커버리지 전담 인력을 두는 대신 IB 구성원 모두에게 릴레이션십매니저(RM)로서의 책임을 분배하는 게 핵심이다. 기업에 필요한 다양한 금융솔루션을 일괄 제공해야 하기 위해 이런 변화를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번 조직개편은 지난해 9월 새로 부임한 이재현 IB1부문장(부사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IB하우스들은 수년전부터 기업들에게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커버리지 조직에 다양한 변주를 시도했지만 이번만큼 적극적인 적은 없었다. 증권업계는 삼성증권의 새로운 커버리지 전략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
◇ IB1부문, 3개본부서 5개본부 체제로 '확대'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해 말 단행한 조직개편을 통해 IB1부문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IB 헤드 교체에 따른 자연스러운 수순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골드만삭스와 JP모간, BNP파리바 등 글로벌 IB에서 활약해 온 이 부사장은 장기 공석이었던 삼성증권 IB1부문장으로 지난해 9월 취임했다. 이번 조직개편에 주도적으로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IB부문의 리더십 손바뀜이 일어난 만큼 조직도는 상당히 큰 폭으로 변했다. 기존 기업금융1·2본부와 투자금융본부 등 3개 본부 체제였는데, 5개 본부 체제로 바뀌었다. 규모측면에선 분명한 확장이 이뤄졌다. IB1부문의 본부의 수는 IB부문이 1·2부문으로 나뉘기 이전(5본부) 수준으로 늘었다.
주목할 조직은 신설된 IB솔루션본부다. 이세준 본부장이 이끄는 이 조직은 다른 본부에 비해 적은 인원으로 구성되지만 이번 조직개편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다. 기존 기업금융1본부 아래에 있던 코퍼레이션솔루션팀(현재 IB솔루션팀)과 신설된 IB커버리지팀을 하위조직으로 둔다.
이 중 신설된 IB커버리지팀이 핵심이다. IB1부문 전체의 커버리지를 기획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게 삼성증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런 조직이 필요한 이유는 삼성증권의 커버리지 방식 자체가 완전히 바뀌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IB부문에 커버리지 전담인력을 두는 게 아니라 모든 본부에 커버리지 역할을 나누기로 결정했다.
기존 존재했던 3본부의 이름을 바꾼 것도 이런 연장선상에서다. 기업금융1·2본부를 캐피탈마켓본부와 어드바이저리(자문)본부로 바꿨고, 투자금융본부는 Corperate Finance(CF)본부로 명명했다.
그간 국내 IB하우스들은 기업들과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커버리지 업무를 전담제로 운영해왔다. 삼성증권도 마찬가지로 기존 기업금융2본부가 대기업 커버리지를 모두 담당하다시피 해왔다. 이런 방식이 국내 대기업집단의 구조상 가장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도 컸다. 관성에 얽매여 고객에게 창의적인 솔루션을 제안하기보단 단순한 관계맺기에 매몰되기가 부지기수였다. 전담 체제에서 조직간 사일로도 더 커졌다. 선두그룹의 IB하우스들을 중심으로 별도의 기획제안 조직을 설립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나왔지만 아직 가시적 성과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증권의 커버리지 방향성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쉽지 않은 길일게 자명한 만큼 세밀한 기획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IB커버리지팀이란 전담 조직을 만들었다. 기존 코퍼레이트솔루션 팀을 맡았던 김준한 이사가 이끈다.
파격적인 조직개편은 IB업계에서 새로운 도전에 성공한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IB솔루션본부 내 또 다른 팀인 IB솔루션팀은 WM부문과의 연계영업을 전담하는 부서로 2017년 만들어졌다. 그간 기업금융1본부 소속으로 있으며 WM부문과 연계해 다수의 IPO딜을 수임하는 성과를 거둬왔고, 이번에 새로운 본부가 독립하는데 기틀이 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간 모든 IB하우스가 고민해왔던 방향에 대해 적극적인 변화의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주목할 만한 변화 방향성”이라며 “성공여부를 가를 핵심은 합리적이고 구성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성과측정과 보상방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PI 품은 IB, 시너지 기대
커버리지 방식의 변화 외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은 또 있다. 기존 S&T(세일즈&트레이닝)부문에 속했던 PI본부가 IB1부문으로 옮겨왔다. IB비즈니스와 PI기능이 긴밀하게 연결될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부문이다. 골드만삭스와 한국투자증권, 도이치뱅크 등을 거친 한승훈 본부장이 PI본부를 이끈다.
IB업계 일각에선 이 부사장의 취임이 결정된 뒤부터 이같은 변화를 예견해오기도 했다. 이 부사장은 삼성증권에 합류하기 직전까지 골드만삭스 PIA(Principle Investment Area) 한국부문 대표를 맡았던 투자 전문가이기도 하다.
IB부문이 PI본부를 품음으로서 프리IPO 투자 등을 통해 IB 고객사에 대해 더 다양한 자금 솔루션을 제공하고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간 삼성증권의 IB부문에 배정된 투자 북은 업계 리딩하우스 대비 현저히 낮았는데, PI기능을 통해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부문내에 존재했던 신디케이션 조직의 인원을 늘리며 확대한 것도 주목할만 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증시 침체로 IPO 등 공모시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모로 이뤄지는 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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