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한계 넘어선 엔터사의 변신]위버스, 하이브-네이버 IT혈맹에 기업가치 상승 '탄력'②번역·커뮤니티·라이브까지 IT로 팬덤문화 혁신, 핵심 성장동력 자리매김
이지혜 기자공개 2023-02-06 13:13:29
[편집자주]
엔터테인먼트사들이 타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플랫폼, AI, 메타버스 등 신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지분인수 등 각종 투자를 단행 중이다. 아티스트의 활동기간과 상관없이 팬덤의 확장성을 제고하고 회사의 지속적 외형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서다. 그러나 최종 목적만 같을 뿐 방향성과 방법은 저마다 다르다. 각 엔터사가 그리는 미래 비전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3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We)'와 ’우주(Universe)'의 합성어. 하이브의 자회사 위버스컴퍼니(위버스) 사명은 여기에서 따왔다. 팬과 아티스트의 우주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름 그대로 위버스는 글로벌 팬덤 플랫폼 기업으로서 하이브의 플랫폼사업부문을 담당하고 있다.하이브는 물론 YG엔터테인먼트 등의 아티스트가 80여팀 입점했고 전세계 246개 지역 및 국가에서 약 5000만명(지난해 10월 말 기준)의 유저를 확보했다. 위버스가 팬덤 플랫폼의 공룡이라 불리는 이유다.
위버스는 하이브의 기술융합 신사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으로 꼽힌다. 하이브는 팬 활동에서 겪을 수 있는 모든 문제를 개선하고 팬경험을 향상시키겠다는 목표 아래 각종 IT기술을 접목해 위버스를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네이버의 브이라이브사업을 인수해 위버스로 통합시킨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하이브의 기업가치 측면에서도 위버스는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하이브가 2020년 상장 당시 비교기업군(peer group)으로 네이버를 넣은 것도 위버스의 플랫폼사업을 고려해서다. 위버스는 지난해 3분기 말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는데 네이버의 브이라이브 사업 인수로 밸류가 더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 동맹으로 IT기술 진일보, 사업 성장세 ‘뚜렷’
하이브에 따르면 위버스의 2022년 실적이 전년 대비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위버스는 2022년 들어 3분기까지 매출 2212억원, 순이익 78억원을 냈다. 2021년 연간 매출이 23940억원, 순이익 8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위버스가 지난해 성장세를 이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위버스는 하이브가 영위하는 3대 사업부문 가운데 플랫폼을 맡고 있다. 전세계에 5000만여명의 팬들이 한 데 모이는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동시에 팬 커머스 플랫폼사업도 영위한다. 이른바 위버스샵이다. 위버스샵에서는 위버스 입점 아티스트의 공식앨범, 상품, 공연티켓 등을 판다.
엔터업계 관계자는 “엔터사의 관심사는 팬덤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서서 확대해 트래픽을 늘리고 이를 수익화하는 것”이라며 “위버스는 하이브 등의 팬을 결집해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상품을 만드는 정성적 기능뿐 아니라 MD, 콘텐츠 등 직접적 매출 창출 기능도 수행한다”고 말했다.
특히 네이버의 브이라이브 사업을 위버스가 넘겨받은 뒤 한층 탄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가 플랫폼 사업에서 네이버의 브이라이브를 통합한 이후 외부 입점 아티스트와 이용자가 유의미하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이브는 위버스 지분을 10%가량 넘겨주는 조건으로 지난해 3월 네이버의 팬 플랫폼인 브이라이브 사업부를 위버스로 넘겨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31일 네이버는 브이앱 서비스를 종료하고 유료 콘텐츠를 위버스로 이관했다. 이로써 네이버는 위버스의 지분을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4.6% 확보하며 주요 주주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네이버와 하이브의 혈맹은 사업양수도 이상의 상징성이 있다. 팬 경험 확대를 목표로 네이버의 IT기술력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위버스는 출범 직후에도 글로벌 팬덤을 위해 15개 언어 자동번역 서비스와 온라인 주문 후 현장 수령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팬덤 플랫폼 기업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IT기술력을 자랑해왔다. 여기에 브이라이브의 기술력이 더해지면서 실시간 라이브 방송과 이를 기반으로 한 VOD까지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하이브 관계자는 “위버스는 팬 경험을 확장하기 위해 IT기술로 팬덤문화를 혁신하는 게 목표”라며 “2020년에는 미국 경제 전문매체 ‘패스트 컴퍼니’에서 음악산업의 원스톱 서비스 구축을 이끌 플랫폼으로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기업가치 껑충, 하이브 성장동력으로 ‘제몫’
위버스의 기업가치도 제고됐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위버스가 네이버의 브이라이브 사업을 인수하면서 자체적 기업가치 상승에 힘을 받았다”며 “강력한 IP를 기반으로 팬덤 플랫폼 시장에서도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며 하이브의 성장동력으로 제몫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는 2020년 IPO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피어그룹으로 네이버를 넣었다. 당시 하이브는 네이버가 팬덤 커뮤니티 서비스인 브이라이브를 운영한다는 점에서 사업의 유사성이 있다고 판단했는데 네이버의 해당 사업을 위버스가 흡수한 셈이다.
이렇게 되면 위버스의 기업가치가 1조1000억원을 훌쩍 넘게 될 수 있다. 위버스는 지난해 8월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지분 100%의 가치가 1조1000억원인 것으로 추산됐다. 2021년 초 유상증자 기준 8800억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2년이 되기도 전에 기업가치가 조 단위를 넘어선 셈이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팬 플랫폼 기업의 가치는 엔터사의 IP와 연동될 수밖에 없는데 향후 BTS 복귀에 따라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비상장사인 만큼 구체적 밸류를 산정하기는 어렵지만 하이브는 우리나라에서 팬 플랫폼 사업을 펼칠 수 있큼 강력한 IP를 보유한 선두기업으로서 성장성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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