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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조 건기식 쟁탈전]유한건강생활, '내츄럴엔도텍 SI' 백수오 부흥 발판2020년 서흥 'CB 인수' 경영 참여, '유한 브랜드+R&D 제조·기술력' 시너지

이우찬 기자공개 2023-03-06 08:04:42

[편집자주]

국내 건강기능식품시장이 지난해 처음으로 5조원 고지를 돌파했다. 코로나 19 팬데믹과 맞물려 건강 관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더욱 빠르게 덩치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이 단기간에 팽창하면서 식품과 화장품 및 제약 업종 기업들이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건기식 매출 상위 주요 기업들의 사업 현황과 재무 등 경영 전반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3일 10: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장품사업으로 시작한 유한건강생활은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장착하며 외형을 키웠다. 백수오는 건기식사업에 날개를 더했다. 2020년 내츄럴엔도텍과 손잡고 백수오 건기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의 원료는 유한건강생활이 독점 공급 받아 사용한다.

딜은 유한건강생활이 모기업 유한양행과 함께 서흥이 보유하던 내츄럴엔도텍 전환사채(CB) 일부를 인수하는 방식이었다. 작년 9월 말 기준 유한건강생활, 유한양행의 지분율은 5%씩이다. 최대주주 서흥 지분율은 23%다. 유한건강생활은 '유한'의 브랜드를 앞세워 백수오 재기를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잊혀가던 백수오, '유한' 브랜드 업고 부흥

2010년대 초중반 국내 건기식시장 성장 뒤에는 '백수오'가 있었다. 열풍으로 불렸던 백수오 시장은 2015년 '가짜 백수오 사태'로 성장 엔진에 제동이 걸렸다. 전체 건기식시장도 위축됐다. 백수오 원료 공급사로 고공 행진하던 내츄럴엔도텍은 상장 폐지 위기를 겪기도 했다.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1000억원을 웃돌던 매출은 10분의 1 규모로 감소했다. 서흥으로 손바뀜이 있었고 유한건강생활이 2020년 6월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유한건강생활 관계자는 당시 SI 참여에 관해 "내츄럴엔도텍은 여성 갱년기 관련 국내에서 대안이 없던 유일한 소재를 가진 기업"이라며 "유한건강생활은 내츄럴엔도텍의 안정적인 경영을 돕고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공급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한건강생활과 서흥, 내츄럴엔도텍 3자 협력의 최대 성과는 백수오 소재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한데 있었다. 3사 분업으로 단기간 건기식 시장에서 백수오 제품을 재확산하는데 주력했다. 내츄럴엔도텍의 연구개발(R&D), 서흥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기술력, 유한의 브랜드 등이 시너지를 냈다.

백수오 제품은 '유한백수오'로 유통된다. 3사 협력으로 원물, 제조 과정, 최종 제품 유통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시한 기준보다 까다로운 절차를 거친다. PCR 검사를 포함한 30단계 검증 시스템으로 가짜 백수오가 혼입될 가능성을 원천 배제했다는 게 유한건강생활 쪽 설명이다.

유한건강생활은 수년 동안 부정 이슈와 연관된 백수오 제품의 대중 인식을 감안해 한때 마케팅을 배제하기도 했으나 '유한' 브랜드로 이를 극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쇼핑·대형마트·온라인 등 거의 모든 채널에서 단기간 백수오를 취급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영업과 마케팅 지원을 펼쳤다.

◇강종수 대표, 내츄럴엔도텍 비상무이사 참여

유한건강생활의 내츄럴엔도텍 투자 배경에는 서흥의 기술력도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흥은 40년 이상 업력으로 의약품 부문에서 쌓은 제형 경쟁력을 앞세워 건기식 시장에서 OEM 강자로 부상한 업체다. 식약처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서흥은 생산액 기준 4위다.

유한건강생활은 기능성뿐만 아니라 안전하고 품질 높은 천연물 기반 건기식 개발을 위해 합성 첨가물을 최소화하는 다양한 가공 방법도 연구한다. R&D 조직인 유한건강생활연구소에서는 단순히 기능성 원료만 배합해 만들지 않고 천연물 기능성을 극대화하고 합성 첨가물을 배제하는 최적의 설계에 공을 들인다. 이 과정에서 제조기업의 역할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건강생활 관계자는 "건기식 OEM 전문기업인 서흥은 우수한 제조 시설과 품질력을 보유한 곳"이라며 "백수오의 안전한 제품 설계와 검증을 함께 진행해 더 큰 시너지를 낸다"고 덧붙였다.

내츄럴엔도텍 경영에는 최대주주인 서흥 경영진뿐만 아니라 유한건강생활의 강종수 대표가 이사회 일원으로 참여한다. 강 대표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있다. 서흥에서는 양주환 회장과 박금덕 사장이 각각 사내이사, 기타비상무이사를 맡는다. 김희도 내츄럴엔도텍 대표까지 3사 임원이 경영에 관여한다.

이들은 백수오의 소비자 신뢰 확보, 내츄럴엔도텍의 경영 정상화,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등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데 주력했다. 신속하고 유기적인 협력은 더 강화되고 있다고 한다. 상장 재개 이후에는 3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전략 등 부문에서 의사결정 협력을 강화한다.

유한건강생활 관계자는 "서흥과 우호적인 협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주주총회 특별결의까지 가능한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했다"며 "추가 지분 확대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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