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절차 변화 바람]‘한지붕 세가족’ OCI그룹 배당정책 ‘각양각색’OCI·유니드 배당기준일 변경 정관 손질…SGC 배당기준일 미변경 대신 자사주 소각
이민호 기자공개 2023-03-13 07:30:08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7일 15:5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CI그룹의 ‘한지붕 세가족’인 OCI 계열, SGC 계열, 유니드 계열의 배당정책이 엇갈리고 있다. OCI와 유니드는 이번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총회일 이후로 배당기준일을 정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한다. 다음 배당(2023년 결산배당)부터 개선된 절차를 즉시 적용할 수 있다.반면 SGC 계열은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정관 변경안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대신 자사주에 대한 연내 소각 계획을 밝혔다.
◇유니드 배당절차 선제 개정…배당성향 전년대비 상승
OCI그룹은 창업주인 고(故) 이회림 명예회장의 삼형제 집안이 OCI 계열, SGC 계열, 유니드 계열을 각각 독립 경영하고 있다. OCI 계열은 장남인 고 이수영 OCI그룹 회장이 물려받아 이수영 회장의 장남인 이우현 OCI 대표이사 부회장이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SGC 계열은 이회림 명예회장의 차남인 이복영 SGC그룹 회장이 물려받아 이복영 회장의 장남인 이우성 SGC에너지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계가 진행 중이다.
유니드 계열은 이회림 명예회장의 삼남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이 이어받았다. 이화영 회장의 장남인 이우일 전 유니드 부사장이 지난해 12월 총괄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승계가 본격화되고 있다. 삼형제 집안의 계열별 독립 경영에도 OCI그룹으로 묶인 데는 사실상 그룹 지주사 역할의 OCI 지분을 공동 보유해 집안간 지분 정리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OCI그룹의 세 계열 중 가장 먼저 배당절차 개편 계획을 발표한 곳은 유니드다. 유니드는 지난달 15일 이사회를 개최해 배당기준일을 이사회 결의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정관 일부변경안을 오는 16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중간배당 기준일도 이사회 결의로 정할 수 있도록 변경된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지난 1월 내놓은 배당절차 개선방안을 정관에 반영한 것이다. 현재 대부분 국내기업은 매년 말일(배당기준일) 배당받을 주주를 먼저 확정하고 다음해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당 여부와 배당액을 결정한다. 하지만 금융위는 이 경우 투자자가 배당기준일에 배당 예측이 어렵고 이후 배당결정을 그대로 수용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배당 여부와 배당액이 확정된 이후에 배당받을 주주를 결정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금융위가 주주총회일 이후로 배당기준일을 정할 수 있도록 관련 상법(제354조)에 대한 유권해석을 먼저 안내하면서 결산배당 기준일 관련 정관 변경 근거는 이미 마련된 상태다. 정관을 미리 변경해놓으면 다음 배당(2023년 결산배당)부터 개선된 절차를 즉시 적용할 수 있다. 분기배당과 중간배당 기준일은 상반기중 발의 예정인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변경이 가능하지만 정관에 선제적으로 반영할 수는 있다.
유니드는 배당정책을 명문화하고 있지는 않지만 지난해 5월 발표한 ‘2021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주주환원 규모는 사업실적, 투자계획, 현금흐름(cash flow), 재무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고 있다”며 “기업가치 상승 및 지속적인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핵심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해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과 주주의 배당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배당 수준을 유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니드는 2022년 결산배당 총액을 133억원으로 책정했다. 주당배당금을 2000원으로 매긴 결과다. 유니드의 2022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잠정)은 1305억원으로 이에 따른 배당성향(배당총액/당기순이익)은 10.2%가 된다. 2020년 배당총액은 122억원으로 배당성향은 15.9%였으며 2021년 배당총액은 148억원으로 배당성향은 8.1%였다. 유니드는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주가 안정을 위해 50억원(15만8000주) 규모 자사주를 취득하기도 했다.
◇OCI 배당절차 손질 동참…SGC 자사주 소각
OCI는 지난 2일 이사회를 개최해 중간배당을 포함한 배당기준일을 이사회 결의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정관 일부변경안을 오는 22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OCI는 지난해 5월 제출한 ‘2021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시가배당률 2% 이상 및 배당성향 30% 이상의 배당 지급을 지향하고 있다”며 “사업실적, 투자계획, 현금흐름, 재무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주환원 규모를 결정하고 있다”는 배당정책을 밝혔다.
OCI는 2022년 결산배당 총액을 589억원으로 결정했다. 주당배당금을 2500원으로 책정한 것이다. OCI의 2022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8778억원으로 이에 따른 배당성향은 6.7%다. 2021년 배당총액은 477억원으로 배당성향은 7.3%였다. 2019년과 2020년은 당기순손실 발생으로 배당이 이뤄지지 않았다.
OCI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500억원(30만주) 규모 자사주를 취득하기도 했다. 2020년과 2021년에 걸쳐서는 200억원(29만8900주) 규모 자사주를 취득했다. 앞서 취득한 자사주는 2021년 12월 금호석유화학 자사주와의 교환으로 상호간 전략적 사업제휴 관계를 강화하는 데 이용됐다.
반면 SGC 계열인 SGC에너지와 SGC이테크건설은 각각 오는 17일과 16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배당기준일을 이사회 결의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일부변경안이 포함되지 않았다.
SGC에너지는 지난해 5월 발표한 ‘2021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안정적이고 점진적인 주당배당금 확대라는 기본적인 배당정책 하에서 경영실적 수준과 투자계획을 고려한 가용현금 및 시장기대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당수준을 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SGC에너지는 2022년 결산배당 총액을 245억원으로 책정했다. 2022년 당기순이익이 1486억원으로 이에 따른 배당성향은 16.5%다. 2020년은 배당총액 219억원, 배당성향 69.1%였고 2021년은 배당총액 216억원, 배당성향 21.9%였다. SGC이테크건설의 2022년 결산배당 총액은 37억원이며 배당성향은 7.2%다.
다만 SGC에너지는 지난 2월 수시공시를 통해 자사주 26만7671주(1.82%)를 연내 소각한다는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SGC에너지는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019년 20억원(5만1802주)과 2021년 100억원(21만5869주) 규모 자사주를 취득했다. SGC이테크건설도 자사주 10만3028주(3.96%)를 연내 소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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