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리츠(REITs) 대해부]SK리츠, 회사채부터 CB까지 '무리 없는 조달 구조'③금융비용 절감 성공, 배당 유지 '이상무'
김지원 기자공개 2023-03-20 08:46:07
[편집자주]
걸음마만 20년 해온 리츠가 변곡점을 맞았다. 주식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헤지 수단으로 투자 매력히 급격히 부각되는 추세다. 한탕에 ‘벼락 수익’을 노리긴 어렵지만 안정적이고 꾸준한 인컴형 자산이라는 데 강점이 있다. 개화(開花)의 시기, 상장 리츠들의 특성과 기초자산 등을 면밀히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6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리츠는 국내 상장리츠 가운데 가장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상장 이후 포트폴리오에 자산을 추가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차입금이 대폭 늘어났으나 리파이낸싱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회사채, 전자단기사채, 전환사채(CB) 등을 골고루 활용하고 있다.이를 통해 SK리츠는 기존 차입 금리 대비 낮은 수준에 차환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최근 상장리츠들이 고금리 부담으로 배당금 축소를 고려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금융비용의 증감이 리츠의 배당수익률에 직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SK리츠는 현재 수준의 배당을 이어가는 데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2022년 정관 변경 후 CB 발행 지속
SK리츠는 이달 15일 231억원의 CB를 발행했다. 사채의 표면이자율은 3.5%, 만기이자율은 4.5%다. 전환가액은 5103원으로 전환가능주식수는 452만6748주다. 주식총수 대비 2.25%에 해당한다.
조달 자금은 SK리츠가 작년 12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으로부터 빌린 30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중도 상환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해당 차입금의 이자율이 6.53%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CB 발행을 통해 금융비용을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리츠는 이해상충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기존 주주로 있던 기관투자자 중에서 CB 투자자를 모집했다.
SK리츠가 CB를 발행하는 건 처음이 아니다. 작년 10월 종로타워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290억원의 CB를 찍었다. 당시 CB 발행을 위해 정관을 변경하기도 했다. 작년 9월 이사회를 열어 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각각 1500억원씩 발행할 수 있도록 정관을 손질했다.
첫 CB 발행 이후 두 달 만인 지난 12월 2일 1090억원의 CB 발행을 결정했다. SK리츠는 해당 CB 290억원을 12월 8일 상환하고 12월 13일 2차 CB 1090억원을 발행했다. 1차 CB 투자자가 2차 CB 투자자에 그대로 포함됐다. 이외에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교직원공제회까지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당시 고점 대비 SK리츠의 주가가 많이 하락한 상태였던 점, 우량 오피스 중심의 자산 구성으로 주가의 하방경직성이 높은 점 등이 기관 투자자에게 메리트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SK리츠 관계자는 "1~3차 CB 모두 기존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 물량을 줄인다는 취지 하에 발행했다"며 "최근 주식시장 상황에 비춰봤을 때 유상증자 시 기존 주주가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자금조달 제1원칙 "금융비용 절감·리스크 헤지"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SK리츠는 다양한 조달 수단을 택해 금리 절감에 성공하고 있다. 지난달 28일과 이달 14일 각각 만기가 돌아왔던 1000억원과 1240억원의 전단채에 대해 신규 전단채를 발행해 차환을 완료했다. 각 전단채의 발행 금리는 6.25%, 6.3%였으나 이번 차환 시 발행금리를 4%대로 낮추는 데 성공한 것으로 확인된다.
SK리츠는 2021년 4월 SK리츠운용과 자산관리위탁계약을 체결한 이후 주로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해왔다. 이를 통해 SK서린빌딩과 SK U-타워를 매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작년 9월 AA급 신용도를 앞세워 설립 이후 첫 공모 회사채 발행에 도전하기도 했다.
당시 공모채 데뷔전에서 960억원을 확보했다. 당시 만기구조를 1년 단일물로 정해 5.06%에 최종금리를 확정했다.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910억원의 주문을 받으며 최대한도로 열어뒀던 1500억원까지 증액발행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후 CB 발행으로도 눈을 돌려 자금 조달을 위한 파이프라인을 추가했다.
올해 리파이낸싱을 줄줄이 앞두고 있는 데다 SKT타워 등 우선매수협상권을 지니고 있는 그룹 내 자산을 내년까지 추가로 매입하겠단 계획을 세워둔 만큼 당분간 대규모 자금 조달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작년 12월 2차 CB발행 이후 자금 조달의 효율성을 높일 목적으로 정관을 다시 변경해 CB와 BW 발행금액을 각각 2000억원으로 증액해둔 상태다. 올해 중 만기가 돌아오는 SK리츠의 회사채와 단기차입금은 약 4900억원 규모다. 가장 차환이 급한 물량은 오는 6월 30일 만기가 돌아오는 담보차입금이다. SK리츠는 SK U-타워 편입을 위해 한국스탠다드차타드,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즈호은행 등 3곳으로부터 각각 400억원씩을 연이자율 3.49%에 빌렸다.
이후 8월 31일 한국스탠다드차타드로부터 받은 신용대출 3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이자율은 연 6.53%다. 10월 6일 작년 발행한 1년물 960억원의 만기 도래 이후 10월 13일에는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미쓰이스미토모은행으로부터 시설자금 명목으로 빌린 2448억원을 갚아야 한다.
해당 차입금을 어떻게 차환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만기까지 아직 기간이 많이 남은 만큼 은행 차입금에 대해서는 대출 조건 등에 관해 초기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리츠 관계자는 "하반기 금융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다 보니 현재 구체적인 리파이낸싱 계획을 확정하지 않았다"며 "최대한 낮은 조달금리에 자금을 확보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삼고 있으나 시장 변동성에 따라 금리가 다소 높더라도 리스크를 헷지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말까지 배당금 규모 '유지'
다양한 조달 루트를 활용해 무리없이 리파이낸싱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SK리츠의 배당금 지급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부 상장리츠의 경우 급격한 금리 인상을 이기지 못하고 배당 규모를 축소하기도 했다.
SK리츠는 2021년 9월 상장한 이후 같은 해 12월 첫 배당을 실시한 이래 매 분기 빠짐없이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작년 종로타워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당기순이익이 줄어들었으나 기존 보유 자금을 활용해 7기(2022년 10월~12월) 주당 배당금을 직전 분기(6기)와 동일한 66원으로 유지했다. 이후 8기~11기에도 해당 규모의 배당금 지급을 이어간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SK리츠는 올해 매 분기 약 170억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당 배당금 하락을 막기 위해 45억원 한도 내에서 자본잉여금을 전입해 배당 재원으로 사용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오는 22일 정기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기존 보유 자산인 SK서린빌딩, SK U-타워와의 장기 임대차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작년 하반기 신규 편입한 종로타워의 신규 임대수익까지 발생하고 있어 배당 여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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