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의 위기와 기회]2년새 '같은 매출 다른 영업이익'…비용 관리 착수①'직원 200명' 사세 확장으로 비용 지출 커져…광고비부터 줄인다
노윤주 기자공개 2023-04-14 12:51:30
[편집자주]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이 흔들리고 있다. 상장 브로커 이슈, 실적 악화 등 내외부 악재가 겹치면서 사업적으로 입을 타격도 불가피해 보인다. 코인원은 2014년 설립 이후 가상자산 혹한기를 수차례 겪어왔다. 그러나 매번 위기에서 기회를 찾으며 생존의 공식을 만들어 왔다. 코인원은 이번에도 시장 지배사업자 두나무와 빗썸의 대항마로 거듭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들의 정면돌파가 시련을 이겨낼 강수가 될 수 있을지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3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이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21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크게 줄고 영업비용은 급증하면서 두 해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코인원은 2년 전인 2020년에도 작년과 비슷한 3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영업비용 지출이 적어 흑자를 냈었다.그 사이 사옥을 이전하고 대규모 채용을 통한 사세 확장을 진행하면서 내야 하는 비용이 많아졌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광고를 진행하면서 없던 지출도 생겨났다. 코인원은 코드쿤스트, 비비 등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해 옥외, TV 광고 등을 송출한 바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4000만원에 도달하는 등 최근 몇주 사이 가상자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언제까지 기세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코인원은 장세에 기대기보다는 비용관리를 통해 실적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여의도 재입성…채용+임대료에 비용 지출 증가
코인원은 지난해 349억5847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1735억원)와 비교하면 크게 줄었지만 크립토 윈터였던 것을 감안하면 최악은 아니다. 업계 1위사인 업비트(두나무)와 2위사인 빗썸도 매출이 직전연도 대비 3분의 1 가량 줄어들었다.
장세가 비슷했던 2020년 코인원 매출은 331억1694만원이었다. 줄곧 코인원을 이용해온 충성 고객의 이탈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급격하게 늘어난 영업비용이다. 코인원이 지난해 지출한 영업비용은 560억원이다.
우선 사세를 확장하면서 급여가 늘었다. 코인원의 현재 직원 규모는 약 200명이다. 2022년 코인원 급여지출은 143억원으로 61억원이었던 2020년의 두배 이상이다. 실적이 좋았던 2021년보다도 24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광고선전비와 지급수수료도 지출의 큰 비중을 차지했다. 코인원은 지난 1년동안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었다. 'MZ세대를 위한 거래소'라는 캐치프라이즈를 내세우면서 신규 고객 유치를 노렸다.
이를 위해 20·30 세대 사이 인기를 끌고 있는 광고모델을 기용하고 주요 번화가의 지하철 옥외광고, TV 광고까지 진행했다. 브랜드 인지도 상승를 위한 유튜브 운영도 활발히 했다. 유튜브 역시 전문 제작인원 및 개그맨 김재우 등을 출연자로 기용하면서 영상 콘텐츠 수입보단 지출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사옥 이전으로 인한 비용 지출도 컸다. 코인원은 지난해 3월 서울 용산에서 여의도 파크원으로 사옥을 옮겼다. 45, 46층 두 개 층을 사용한다. 이에 임차료는 1년 20억원으로 증가했다. 건물 관리비도 9억5300만원 가량 사용했다. 기존 용산 푸르지오 서밋에서는 1개층을 사용했고 임차료는 연 9억원 수준으로 절반 가량이었다. 특히 관리비는 연 5300만원 수준이었다. 현 사옥의 관리비가 약 18배 비싸다.
◇올해 숙제는 효율적 비용관리…장세 체크하며 대응한다
코인원은 직전 회계연도와 비교했을 때 사실상 모든 부분에서 지출비용이 늘었다. 비용 긴축이 불가능하다면 매출을 늘려야 하지만 빠른시일 내 2021년과 같은 매출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거래소 매출은 사실상 가상자산 장세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인원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메이저 가상자산 거래 비중이 커 글로벌 장세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는다. 메이저 코인의 거래 비중이 높다는 건 '가격 펌핑'에 따른 수수료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가격이 낮은 일부 알트코인은 순간 거래량이 몰리면 시세가 큰 폭으로 변동한다. 이를 통한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가세할 경우 거래소는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메이저 코인은 가격 단위가 높아 이런 현상이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다.
12일 코인마켓캡 기준 코인원의 비트코인 거래 비중은 29.99%로 가장 많은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리플(12.88%), 이더리움(11.67%)이 뒤를 잇는다. 소위 '메이저 코인'이 거래소를 이끄는 셈이다.
동일 시점 업비트는 비트코인이 11.65%로 1위를 차지했지만 2위부터는 신생으로 분류되는 알트코인이 이름을 올렸다. 솔라나(10.43%), 밀크(6.72%), 에스티피(6.01%) 등이다.
이에 코인원은 장세회복을 기다리기 보다는 비용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차차 비용을 줄여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지난해처럼 대규모 광고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 코인원 관계자는 "시장상황을 고려해 유동적으로 비용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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