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cy Radar]퇴직연금 사업자 첫 의무 평가…모바일 앱도 대상교육·정보제공 비중 확대…디폴트옵션 정착 '관건'
이돈섭 기자공개 2023-04-17 08:16:47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2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책당국이 전 금융권 43개 퇴직연금 사업자들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도입 면면을 뜯어본다. 사업자들이 담당하고 있는 기업들의 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률부터 콜센터 설치 유무와 홈페이지 및 모바일 앱 편의성 등을 평가해 점수를 매긴다.지난해 퇴직연금 시장에 새로운 제도들이 속속 도입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퇴직연금 사업자 평가가 의무화하면서 충분히 예상된 조치라는 게 관계자들 공통된 설명이지만 일각에선 서비스 세부 내역을 하나씩 다 뜯어보는 게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퇴직연금 사업자 평가 의무화…관건은 제도 안착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용부는 '2023년 퇴직연금 사업자 성과 및 역량평가' 진행 일환으로 지난 7일 국내 전 금융업권 43개 사업자로부터 서면평가 자료를 제출받았다. 고용부는 내달 사업자 인터뷰 등을 거쳐 올 6월 중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고용부는 퇴직연금 사업자 간 경쟁을 유도한다는 명분으로 2017년 퇴직연금 사업자 성과 및 역량평가를 시범사업 형태로 도입해 이후 매년 한 차례씩 실시해왔다. 다만 당시 평가는 의무 사항이 아니었던 탓에 희망 사업자에 한해서만 평가가 이뤄져왔다.
그런데 2021년 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서 사업자 평가를 의무화한 시행령이 개정되고 올해부터 본격 적용되기 시작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6조 제2항은 사업자 평가를 매년 실시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사업자 평가에 따른 불이익은 없다. 평가 점수가 우수한 사업자는 연말 정부 포상이 이뤄져 사업 마케팅 측면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게 금융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과 신한은행, 신한투자증권, IBK연금보험이 우수 사업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퇴직연금 시장에 다양한 제도들이 새롭게 도입되면서 올해 사업자 평가 항목에도 적잖은 변화가 일어났다. 지난해 경우 적립금운용과 제도운영 두 항목을 각각 55:45 비중으로 평가했는데, 올해부터는 제도운영 평가 비중을 높여 50:50으로 조정했다.
비중이 높아진 제도운영 분야 세부 평가 항목 중 눈에 띄는 점은 교육·정보제공 역량 비중을 확대한 것. 지난해 이 항목 배점은 15점이었지만 올해는 20점으로 5점 상향 조정했다. 기존 3개로 구성됐던 구체적 평가 지표는 올해부터 4개로 확대 개편했다.
◇콜센터 설치 유무부터 모바일 앱 편의성까지
교육·정보제공 역량 항목은 교육의 충실성(5)과 정보이용의 편의성(5), 사전지정운용제도 가입자 사후관리(5), 연금수령의 충실성(5)으로 구성돼 있다. 교육 충실성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항목들은 모두 올해 새롭게 편입했거나 기존 항목을 개편한 것이다.
특히 정보이용의 편의성과 사전지정운용제도 가입자 사후관리 등 항목은 지난해 하반기 사전지정운용제도를 본격 도입된 이후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가입자 지원 체계와 관련 지원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구체적 지표를 포함했다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정책당국은 사업자가 담당하고 있는 기업의 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률을 구체적으로 명시케 하고 퇴직연금 콜센터 설치 유무와 상담 조직의 전문성, 가입자 교육 적정성,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편의성과 미청구 적립금 환급 안내 성과 등을 평가하게 된다.
앞서 지난달 말 고용부와 금융감독원은 금감원에서 퇴직연금 업무설명회를 개최하고 사전지정운용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올해 주요 과제로 소개하기도 했다. 퇴직연금 가입자 복리후생 증진을 최우선 목표로 사업자 평가를 진행한다는 게 당국 입장이다.
전체 비중이 낮아진 적립금운용 분야 중 운용역량 항목에서는 해당 사업자의 운용역량 강화 활동 개선사항을 기재토록 했다. 사전지정운용제도 계획단계는 상품선정과 변경 절차에서 평가하고 가입과 사후관리는 제도운영 평가항목에서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퇴직연금 시장에 다양한 제도들이 도입되면서 충분히 예상된 후속 조치들"이라면서도 "사업자들 서비스를 세부적으로 다 뜯어보고 평가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소규모 퇴직연금 사업자에는 상당한 부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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