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의 위기와 기회]'상장 브로커 논란' 정면돌파 결정한 차명훈 대표②대표 명의 입장문 통해 사과…전수조사 진행해 내부 감시 강화
노윤주 기자공개 2023-04-17 13:10:32
[편집자주]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이 흔들리고 있다. 상장 브로커 이슈, 실적 악화 등 내외부 악재가 겹치면서 사업적으로 입을 타격도 불가피해 보인다. 코인원은 2014년 설립 이후 가상자산 혹한기를 수차례 겪어왔다. 그러나 매번 위기에서 기회를 찾으며 생존의 공식을 만들어 왔다. 코인원은 이번에도 시장 지배사업자 두나무와 빗썸의 대항마로 거듭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들의 정면돌파가 시련을 이겨낼 강수가 될 수 있을지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3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인원은 최근 상장 브로커 논란을 겪으며 몸살을 앓고 있다. 상장팀에 근무했던 임직원이 브로커로부터 금품을 제공받고 가상자산을 상장시켰다는 혐의로 구속수사를 받고 있다. 청탁을 요청한 코인만 29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인원은 주요 거래소 중 국내 발행 코인 상장 비율이 높아 논란이 가중됐다.계속되는 논란에 코인원은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차명훈 대표(사진)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투자자들에게 사과했다. 전수조사를 통해 문제 종목을 파악하고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일련의 재발 방지대책을 공개했다. 코인원이 내부 통제를 강화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직 상장팀 임직원의 뒷거래…거래소 신뢰에 직격타
13일 코인원은 최근 상장 브로커 논란에 대한 차명훈 대표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차 대표는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 매우 송구스럽다"며 "업계에 좋지 않은 선례를 만든 점에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코인원 상장담당 이사 전 모씨와 상장팀장 김 모씨는 근무 당시 상장 브로커로부터 뒷돈을 챙긴 배임수증재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전 모 이사는 2년 8개월간 20억원을, 김 모 팀장은 2년 5월간 10억4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했다.
또 처음부터 시세조종이 예정된 코인을 거래소에 상장하는 등 업무방해 혐의도 추가했다. 이 중 김 모 팀장은 뒷돈 형태로 받은 코인을 현금화해 한남동 빌라를 구매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번 사태로 시세조작(MM) 논란도 수면위로 올라왔다. 검찰은 수사를 통해 발행 재단, 상장브로커, 거래소 임직원 등이 결탁해 시세를 조작하고 고점에 물량을 터는 '펌프 앤 덤프' 행위를 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가 시세조작 무대가 되면서 해당 거래소를 이용하는 선량한 투자자들이 투자 피해를 보는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전직 상장 담당 임직원의 비리는 코인원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혔다. 거래소가 강조했던 공정한 상장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코인원은 그간 높은 단독상장 및 국산코인 상장 비율로 인해 지적을 받아 왔어 파장이 거셌다.
◇재발 방지 나선 코인원…상장 제도부터 시세조종까지 손본다
코인원은 우선 해당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밝혀진 가상자산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다. 현재 코인원에는 179개 종목이 상장돼 있다. 청탁요청이 들어간 코인은 29개로 알려져 있다.
차 대표는 "조사를 통해 기준미달 사례가 밝혀질 경우 빠른시일 내 내부 규제에 따라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사실관계를 파악해 투명하게 공표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외부 전문위원을 포함한 준법감시 위원회도 운영한다.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하고 제도, 시스템, 절차 등 전방위적인 재발 방지대책을 수립한다.
홈페이지에 '거래 지원 비리 신고 채널'도 신설한다. 현재는 이메일을 통해 부당 상장 거래를 제보받고 있지만 조금 더 쉽고 빠르게 비리를 신고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또 유효 신고를 한 제보자에게는 포상금을 지급하면서 자발적 감시 및 자정 노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MM세력에 대한 모니터링도 추가한다. 현재 내부 자동화 감시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5월에는 도입할 계획이다. 시장 조작 세력에 대한 기술적 감시를 진행해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목표다.
가장 중요한 상장팀 조직 구성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종목을 발굴해 상장 심사를 하는 팀과 최종 결정 및 유지관리를 하는 팀으로 조직 권한과 책임을 분산했다. 차 대표는 "책임 권한을 오남용할 수 없는 체계를 구축했다"며 "일련의 사태를 교훈 삼아 더욱 안전하고 투명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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