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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기 '싫은' 영원무역, 회사채 시장 떠나나 500억 중 400억 조기상환…고환율 덕 OEM 수익성 상승세 '뚜렷'

이정완 기자공개 2023-04-18 10:42:46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3일 15:5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원무역이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이미 대거 상환했다. 양호한 금리 조건에도 불구하고 돈을 미리 갚았다. 영원무역은 공모채 시장을 자주 찾지는 않아도 만기 때마다 차환 발행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조달 전략이 달라졌다.

현금 곳간이 넉넉해지면서 전과 다른 의사결정을 내렸다. 2020년 공모채 발행 후 매년 실적 상승세를 지속한 덕에 1조원 넘는 현금성 자산이 쌓였다. 당분간은 공모채 시장과 거리를 둘 것으로 보인다.

◇만기 때마다 찍었는데…이번엔 복귀 안한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영원무역은 오는 28일 만기가 도래하는 100억원의 공모채 상환을 위한 차환 발행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100억원은 자체 자금을 활용해 상환할 예정이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공모채 발행과 관련해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영원무역의 만기채 상환 기조는 지난해 말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달 말 만기가 다가오는 회사채는 2020년 3년 만기로 발행한 것이다. 발행 규모는 500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IB업계에 채권자를 찾아 미리 상환을 요구했다고 전해진다.

통상 회사채 조기 상환은 회사에 부정적인 이슈가 생길 때 채권자가 요구하는 게 일반적이다. 기업의 부채비율이 일정 기준 이상을 넘어서거나 예상치 못한 최대주주 변경 등의 사건이 발생할 때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영원무역은 이 같은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만기보다 먼저 상환했다. IB업계에서는 조기 상환을 만류했다. 공모채 발행 금리는 2.08%였는데 지난해 말부터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에 접어든 만큼 단기금융상품으로 운용해도 공모채 금리를 뛰어넘는 이자를 거둘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영원무역의 선택은 변하지 않았고 500억원 중 400억원을 갚았다. 이달 말 나머지 100억원을 모두 상환한 뒤 공모채 발행을 잠시 멈출 것으로 관측된다.


영원무역은 매년 공모채 시장을 찾는 발행사는 아니다. 2009년 사업회사 영원무역과 지주사 영원무역홀딩스로 분할한 뒤 지금까지 세 차례 공모채를 찍었다. 2015년 발행한 500억원의 공모채를 2020년 차환했지만 이제는 차환 발행도 하지 않기로 했다.

◇1조 현금 덕 상환 '최우선'

영원무역은 AA급 우량 발행사인만큼 공모채 시장에서도 탄탄한 수요가 확인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AA-, 안정적' 등급과 전망을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이어진 실적 상승세 덕에 현금이 쌓이며 자체 자금을 활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359억원이었다. 여기에 단기금융상품 3486억원까지 더하면 현금성 자산은 1조846억원에 달한다. 2021년 말에 비해 33% 증가한 수치다.


영원무역은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지속 중이다. 노스페이스, 아크테릭스, 룰루레몬 등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에도 이들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고환율로 인한 수익성 개선도 있었다. 영원무역은 방글라데시, 베트남, 엘살바도르 등에서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생산비가 저렴한 지역에서 의류를 만들어 미국 시장 등에 판매하는 구조인 만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메리트가 있었다. 지난해 매출은 3조9010억원, 영업이익은 82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 40%, 86%씩 상승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영원무역에서 회사채 발행 고려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분간은 차입보다 자체 자금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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