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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펀드 4사4색]‘1.2조 투자 저력’ 글랜우드크레딧, '존재감' 더 키운다이찬우 대표 “안정성·수익성 높은 대기업·중견기업 딜 집중”

이영호 기자공개 2023-04-19 08:20:00

[편집자주]

2021년 말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국내에서 크레딧펀드(Credit Fund)가 본격적으로 태동하기 시작했다. 바이아웃 외에 니치마켓을 찾아 투자기회를 모색해왔던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는 크레딧시장으로 발을 뻗었다. 더벨은 태동기에 있는 크레딧펀드 시장에서 투자를 단행한 국내 운용사 4곳을 만나 이들의 차별화된 전략을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7일 14: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랜우드크레딧은 크레딧펀드 시장에서 단연 돋보이는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출범 1년 만에 1조원이 넘는 투자 실적을 내면서다.

단순히 글랜우드PE의 후광효과 덕분이라고 치부하긴 어렵다. 크레딧펀드 운용사를 살펴보면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톱 티어’ 프라이빗에쿼티(PE)를 기반으로 둔 하우스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글랜우드크레딧은 출범 1년 반 만에 조 단위 투자 실적을 쌓는 실력을 보여줬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크레딧 시장의 선도 플레이어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외부 악조건 속 1.2조 규모 투자 완수 '저력'

글랜우드크레딧은 2021년 8월 출범했다. 글랜우드PE와는 차별화된 크레딧 영역 투자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글랜우드크레딧은 지난해에만 세 건의 투자를 마무리했다. 총 투자집행 금액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포트폴리오 기업으로는 △자이에스앤디(GS건설 자회사) △SK에코플랜트 △한화첨단소재가 포함됐다. 모두 1000억원 이상의 중대형 딜이었다.

지난해 자본시장은 금리 인상 여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등 악조건 속에 있었다. 상당수 딜들이 외풍을 이겨내지 못하고 중단됐다. 반면 글랜우드크레딧은 펀드레이징 역량과 딜 종결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글랜우드크레딧은 대기업·중견기업 카브아웃(Carve-Out) 투자를 특장점으로 앞세웠다. 실제 글랜우드PE와 글랜우드크레딧은 카브아웃된 대기업 계열사 투자 경험이 풍부하다. 국내 대표 카브아웃 전문 PE로 꼽히는 이유다.

이찬우 글랜우드크레딧 대표(사진)도 최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카브아웃 투자처가 가진 장점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역임한 뒤 글랜우드PE에 합류했다. 글랜우드크레딧 설립을 주도했고 사령탑으로서 투자활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대표는 "대기업에서 카브아웃된 기업은 조직이 체계적이고 특정 인물 의존도는 낮다"며 "그룹 내 중요도는 낮더라도 시장에서는 선도 지위를 확보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글랜우드크레딧은 대기업·중견기업 계열사를 투자 대상으로 집중 검토한다”며 “기업 특성을 고려한 유연한 투자구조를 고안해 다운사이드 프로텍션을 확보하는데 능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메자닌, 다이렉트 렌딩(Direct Lending), 스페셜시츄에이션(Special Situation)이 글랜우드크레딧이 구사하는 주요 투자 전략이라고 부연했다.

◇대기업 네트워크 강점, 알짜매물 투자로 투자자-기업 '윈윈'


그간 투자를 살펴보면 하우스의 투자 철학이 묻어난다. 세 건의 딜 모두 대기업 투자였다. 우량 대기업을 투자처로 확보한 덕분에 투자금 회수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수익성도 챙겼다. 투자를 받는 기업에는 적시에 유동성을 공급해 가치 제고에 힘을 보탰다.

글랜우드크레딧의 첫 딜은 지난해 2월 GS건설 자회사인 자이에스앤디에 대한 1000억원 규모 투자였다. 자이에스앤디가 S&I코퍼레이션 건설사업부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상황전환우선주(RCPS)를 취득했다.

글랜우드크레딧은 양사 간 M&A 시너지를 주목했다. 자이에스앤디가 S&I코퍼레이션 건설사업부를 인수한다면 향후 실적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자이에스앤디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약 470%, 290% 증가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향후 추가 실적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또 하나의 빅딜에 참여했다. SK에코플랜트가 발행한 RCPS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과 손잡고 4000억원을 투자했다. 안정적 경영 실적과 높은 현금창출력을 주목한 투자였다. 이 딜은 2021년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첫 대출형 사모펀드 투자 건이라는 게 글랜우드크레딧의 설명이다.

SK에코플랜트는 투자유치로 부채비율을 낮추고 M&A 실탄을 확보했다. 투자자는 고금리 수익과 동시에 상환 안정성을 높였다. 투자자와 투자처 모두 이득을 보는 '윈윈(Win-Win) 게임'이라는 평가다.

하이라이트는 지난해 하반기 단행했던 한화첨단소재 투자 건이었다. 글랜우드크레딧은 6800억원을 투입해 한화솔루션 보유 한화첨단소재, HAM홀딩스 구주와 두 법인이 각각 신규 발행한 전환우선주를 인수했다. 한화첨단소재가 태양광소재, 전기차 부품 등 성장 전망이 밝으면서도 진입장벽이 높은 사업을 영위한다는 점을 투자 포인트로 잡았다.

한화첨단소재 투자 당시 자본시장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럼에도 7000억원 가까운 투자금을 마련했다는 점은 글랜우드크레딧이 가진 저력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어려운 순간에도 시장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잃지 않았다. 대기업 딜을 연이어 따낼 만큼 주요 그룹과의 네트워크도 끈끈하다는 평이다.

◇"기업들, 프라이빗 크레딧 시장으로 눈 돌릴 것"

글랜우드크레딧은 올해 크레딧 시장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기업 부채비율이 꾸준히 상승하는 환경이 크레딧펀드 운용사에는 기회라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기업이 부채 부담을 덜면서 외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프라이빗 크레딧(Private Credit)으로 눈을 돌릴 것이고 예상했다. 크레딧펀드 운용사에는 더 많은 투자기회가 생겨날 것이란 관측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의 전반적인 밸류에이션이 하락하면서 기업 자금 조달 시 지분 희석 우려가 존재한다"며 "지분 희석 우려가 상대적으로 낮은 크레딧 성격 자금 조달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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