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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주총장 등장' 호반, 일부 안건 '이의제기' "증액 지나치다" 지적, 표결 끝 안건 통과

이영호 기자공개 2025-03-27 07:48:47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6일 10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반그룹이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 등장,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2대 주주인 호반건설은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도 간접적으로 얽히면서 한진그룹과는 껄끄러운 관계에 있다. 호반그룹은 최근 LS그룹과도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한진칼은 26일 오전 서울 중구 소재 한진빌딩에서 정기주총을 개최했다. 주총 주요 의안으로는 △제1호 제12기 재무제표 승인 △제2호 사외이사 선임 △제3호 사내이사 류경표 선임 △제4호 정관 일부 변경 △제5호 이사 보수한도 승인이 다뤄졌다.

이날 현장에는 호반건설 측 임원급 관계자들도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한진칼 지분 17.9%를 쥐고 있다. 호반건설은 20.13% 지분을 보유 중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에 이은 한진칼 2대 주주이자 한진칼 단일주주로는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곳이다.

이번 주총에서 1~4호 안건은 큰 이견이 없이 통과가 됐지만, 문제가 된 것은 5호 안건이었다. 호반건설 측이 제5호 안건을 두고 "이사 보수 증액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호반건설 측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투표 없이 가결됐던 1~4호 안건과 달리 5호 안건은 투표를 거쳐 통과됐다. ISS와 국민연금 등을 포함 찬성 비율은 74% 정도였다.

이번 정기주총을 앞두고 한진칼이 이사 보수한도를 9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증액하기로 하자 일각에서는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호반건설 문제 제기는 그 연장선상으로 읽힌다. 이사 보수한도눈 조 회장의 보수와 연결, 호반 측이 이를 반대하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호반그룹과 한진그룹 관계가 편하지는 않다. 호반건설은 2022년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 약 14%를 매입했다. KCGI는 2018년 한진칼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고 2020년에도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손잡으면서 분쟁에 참전했다. 다만 3자 연합이 와해되자 2022년 호반건설에 보유 지분을 매각했다.

당시 호반건설은 지분 매입 이유로 '단순 투자'를 내세웠지만 업계에선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였다. 2015년 호반건설이 아시아나항공을 거느리고 있는 금호산업 인수를 타진했다는 점 때문이다. 호반그룹이 항공사 비즈니스 진출을 노리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게다가 호반건설은 2023년 팬오션으로부터 한진칼 지분 5.85%를 추가 매입했다. 이를 토대로 최대주주인 조 회장 측과의 지분 격차를 크게 줄인 상황이다. 한진칼의 경우 최대주주인 조 회장 측 단일 지분은 보통주 기준 5.78% 규모고, 나머지 지분은 오너가와 특수관계인들에 분산돼 있다는 점이 경영권 방어 측면에서 리스크로 지목된다. 2대주주인 호반건설의 대응에 따라 한진그룹과의 긴장감도 고조될 수 있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호반그룹이 최근 소송 중인 LS지주의 지분을 매입한 것을 포함해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이사보수 관련 발언은 명분쌓기 용도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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