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토리 모니터]한국카본, LNG보냉재 대규모 수주 '수확 모드'재고자산 72% 급증, 단기차입 늘려 현금도 유지… 올해와 내년 실적 신기록 전망
강용규 기자공개 2023-04-26 09:55:01
[편집자주]
제조기업에 재고자산은 '딜레마'다. 다량의 재고는 현금을 묶기 때문에 고민스럽고, 소량의 재고는 미래 대응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또 걱정스럽다. 이 딜레마는 최근 더 심해지고 있다. 공급망 불안정에 따른 원재료 확보의 필요성과 경기침체에 따른 제품 수요의 불확실성이 샌드위치 형태로 기업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벨은 기업들의 재고자산이 재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1일 13:1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조선3사(HD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가 LNG운반선을 통해 수주 호황을 누리는 사이 선박기자재 기업들도 그 수혜를 보고 있다. 대표적 기업이 한국카본이다. 한국카본은 LNG운반선 화물창의 보냉재를 만드는 회사로 동성화인텍과 함께 조선3사의 보냉재 수요에 대응하는 두 기업 중 한 곳이다.한국카본의 LNG 보냉재 수주잔고는 사상 최대로 부풀어 있다. 조선3사의 선박 인도일정을 고려하면 올해가 바로 잔고를 실적으로 수확하는 첫 해다. 한국카본은 레버리지까지 활용하면서 재고자산을 한껏 늘리는 등 수확의 준비를 마쳐뒀다.
한국카본은 2022년 말 기준 재고자산 총계가 156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 대비 72.1% 급증했다. 한국카본의 연말 기준 재고자산이 1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재고자산의 증가는 운전자본 증가로 이어져 현금흐름을 제한하는 원인이 된다. 그런데 지난해 한국카본은 재고자산이 급증하는 가운데서도 현금 보유량(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의 합계)이 오히려 21억원 늘었다.
현금 증가는 차입금 확대에 기반을 두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몇 년 동안 70억~80억원 대에서 관리되던 한국카본의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말 443억원까지 치솟았다. 한국카본은 2022년 운전자본 증감에 따른 현금흐름이 마이너스 364억원을 기록했다. 차입금 증가분이 재고자산 증가에 따른 현금흐름 감소분을 상쇄하는 데 쓰였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한국카본이 이처럼 재고자산 확충에 힘을 쏟은 이유는 대규모로 불어난 LNG 보냉재 수주잔고를 본격적으로 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카본의 사업구조는 낚싯대, 골프채 등 탄소섬유제품을 만드는 일반재부문과 단열재, 보냉재 등을 만드는 산업재부문으로 나뉜다. 이 중 산업재부문이 매 해 전체 매출의 90% 안팎을 차지하는 주력사업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국카본의 LNG보냉재 수주잔고는 12억8142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86.7% 급증한 수치다. 2021년 말의 수주잔고 6억8632만달러가 이미 창사 이래 최고치였는데 이보다도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국내 조선3사는 2021년 하반기부터 LNG운반선을 집중 수주했다. 3사의 LNG운반선 수주척수는 2020년 36척에서 2021년 67척, 2022년 117척으로 늘었다. 자연스럽게 한국카본의 화물창용 보냉재 수주도 증가한 것이다. 이에 지난해 한국카본의 재고자산 증가 역시 산업재부문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2021년 말 732억원에서 2022년 말 1351억원으로 84.6% 증가했다.
조선3사가 수주한 LNG운반선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인도가 시작된다. 통상적으로 LNG 보냉재는 선박 인도시점보다 6개월~1년가량 앞서서 납품되는 만큼 한국카본은 올해부터 수주잔고 증가에 따른 실적 전환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카본의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는 2023년 매출 5233억원, 영업이익 609억원이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41.7%, 영업이익은 145.6% 급증하는 수치다. 특히 매출은 2020년 기록한 사상 최고치 4117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에는 매출 6082억원, 영업이익 871억원을 거둬 영업이익도 2020년 쓰여진 기록 757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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