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앞둔 고팍스의 시간]바이낸스 "한국 시장에 아시아 최대 규모 투자 집행" 강조③타 국가 거래소 인수 대비 5~10배 많은 자금 투입…당국에 "한국 사업에 진심" 피력
노윤주 기자공개 2023-04-28 13:03:08
[편집자주]
글로벌 1위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가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고팍스를 인수한다. 예치이자 상품 원리금 지급 중단으로 위기에 빠진 고팍스의 구원투수를 자청했다. 남은 절차는 '가상자산사업자(VASP)' 획득이다. 고팍스는 이사회를 바이낸스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금융당국에 사업자 변경신고를 제출한 상태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인수 마무리를 기다리고 있는 고팍스의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6일 07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낸스가 고팍스 인수 규모는 역대 아시아 시장에 투입한 규모 중 최대라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 진출에 진심이라는 점을 피력하는 대목이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의 토코크립토, 일본의 사쿠라 비트코인 익스체인지 등 현지 거래소를 인수한 바 있다. 인수 규모는 각 100억~200억원 사이로 알려졌다.알려진 고팍스 인수 규모는 1000억원 상당이다. 이준행 대표는 본인 몫의 구주 가치를 최대한 낮췄다. 대신 출금이 묶인 고파이 자금을 전액 상환할 수 있도록 딜 구조를 제시했다. 이에 공동설립자를 포함한 기타 주주 구주 인수 및 고파이 구제를 위한 신규투입 자금은 최소 6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타 국가 거래소 인수 금액과 비교했을 때 적게는 5배, 많게는 10배가 넘는다.
이미 고팍스 인수를 결정한 바이낸스에게도 규제당국 설득은 공통 과제가 됐다. 바이낸스는 출자 금액 차이에서 볼 수 있듯 고팍스 인수 후 사업 운영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점도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투자에 인색했던 바이낸스…고팍스에는 이례적 결단
바이낸스의 '거래소 투자' 규모는 타 분야에 비해 작은 편이다. 거래량이 적고, 자금난을 겪는 거래소라도 인수가액이 적정하다고 평가되면 투자를 결정한다. 당장 실적이 좋지 않지만 바이낸스가 가진 노하우로 해당 거래소를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한다.
거래소 대신 인프라, 데이터 기업 투자에 더욱 집중하는 전략을 택해 왔다. 바이낸스에 필요하지만 내부에서 개발하는 것 보단 탄탄한 기술력을 가진 기업을 인수하는 게 전략적 우위라고 판단하면 돈을 아끼지 않았다.
2018년 전자지갑 서비스 기업인 '트러스트월렛'에 창립 이래 첫 인수를 단행했고 정보 제공 플랫폼 코인마켓캡 인수에는 4억달러(약 5300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가 현지 진출을 위해 당국 승인을 받은 거래소를 인수할 때 200억원 이상 출자하지 않는다"며 "규모가 작더라도 인수가액이 낮은 곳을 산 후 직접 키우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시장은 원화거래 제한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몇배가 더 큰 규모를 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바이낸스도 고팍스 인수는 특별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바이낸스 관계자는 "구체적인 인수가액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지만 아시아 타 국가 거래소보다 고팍스에 몇 배 이상을 투입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팍스가 한국에서 공고한 입지를 가진 거래소이고 바이낸스의 좋은 파트너가 될 것으로 확신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낸스, 역대 아시아 거래소 투자에는 200억원 미만 출자
바이낸스가 특정 국가에 진출하기 위해 거래소를 인수하는 건 처음이 아니다. 종종 라이선스를 취득한 거래소를 인수해 왔는데 이런 특징은 아시아 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바이낸스가 공격적으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거래소 인수를 시작한 건 지난해 3월부터다. 100억원 미만에 지분 100%를 인수한 곳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3월 바이낸스는 말레이시아 거래소 MX글로벌을 인수했다. MX글로벌은 말레이시아 증권위원회로부터 사업 허가를 받은 곳이다. 바이낸스는 2021년 사업 인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지 규제당국으로부터 서비스 제한 조치를 받은 바 있다. 말레이시아 시장에 재진출하기 위해 MX글로벌 인수를 선택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일본 거래소 '사쿠라 익스체인지 비트코인(SEBC)'을 사들였다.SEBC 역시 일본 내 사업 라이선스를 획득한 거래소 중 한 곳이다. SEBC는 같은 해 4월 카카오픽코마에게 인수된 후 1년 동안 주인이 두 번 바뀌게 됐다.
카카오픽코마는 112억원의 이전대가와 34억원의 영업권을 더해 약 146억원에 SEBC 지분 95.2%를 확보했었다. 바이낸스는 SEBC 인수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는 200억원 미만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마지막 인수는 인도네시아 가상자산거래소 '토코크립토'였다. 토코크립토는 현지 규제기관인 상품선물거래규제국(Bappebti)의 승인을 받은 17개 사업자 중 하나다. 바이낸스는 2020년에 이미 한차례 토코크립토에 투자한 바 있으며 지난해 12월 지분 100%를 확보했다. 인수 규모는 일본 SEBC와 비슷하거나 더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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