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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앞둔 고팍스의 시간]"실체 있는 회사"…규제 준수 외치는 '새 주인' 바이낸스④파리·두바이에 지사 두고 사업…고팍스 실소유주는 '창펑자오'

노윤주 기자공개 2023-05-02 13:33:41

[편집자주]

글로벌 1위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가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고팍스를 인수한다. 예치이자 상품 원리금 지급 중단으로 위기에 빠진 고팍스의 구원투수를 자청했다. 남은 절차는 '가상자산사업자(VASP)' 획득이다. 고팍스는 이사회를 바이낸스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금융당국에 사업자 변경신고를 제출한 상태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인수 마무리를 기다리고 있는 고팍스의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7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팍스(스트리미)의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 쟁점 중 하나는 새롭게 최대주주가 된 바이낸스의 본사 소재지다. 바이낸스는 점조직 형태 무국적 기업을 표방한다. 이에 전 세계에 6000명 가량의 직원이 흩어져 근무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세이셸에 있던 본사를 이전했는데 소재 국가를 대외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후 거점 지역으로 프랑스 파리와 아랍에미레이트(UAE) 두바이 지사를 활용하고 있다. 두 지사는 현지 규제를 준수하며 각 150명, 400명의 직원을 채용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이 두 지사를 통해 '실체가 있는 회사'임을 국내 당국에 지속 어필하고 있다.

◇유럽 사업 허브 '파리'에 만든 바이낸스…정부와 적극 협력

바이낸스는 지난해 5월 프랑스 금융시장청(AMF)으로부터 '디지털자산 서비스제공사업자(DASP)' 면허를 부여받았다. 이는 외국계 기업이 DASP를 취득한 첫 사례다. 면허 취득을 기점으로 바이낸스는 파리 지사를 유럽 사업 허브로 만들고 있다.

프랑스 지사에는 약 15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특히 내년 6월 시행이 예정된 EU의 가상자산 규제법인 '미카(MiCA)' 법안 준수를 위해 대규모 추가 채용을 준비 중이다. 준법감시 및 법률전문 인력이 대부분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규제 당국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가 전략적으로 시행 중인 '프랑스 테크 비자' 제도를 통해 비EU 국적의 직원 60여명을 파리지사에 채용했다. 실력 있는 기술자들을 파리에 결집시킨다는 당국과 바이낸스의 공통 목표다.

유망 기업 및 인재 육성을 위한 1억달러(약 1300억원) 투자도 약속했다. 이를 위해 파리에 위치한 스타트업 허브 '스테이션 F'에 인큐베이팅 센터를 조성했다. 프랑스 자선단체와 협업해 웹3 인재 1만명을 양성할 수 있는 규모의 기부를 진행했다.


◇두바이에 400명 규모 지사 설립…현지 인재로 채워

두바이 지사 직원은 400명 이상으로 파리보다 더 큰 규모로 조성했다.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의 가상자산 투자 및 블록체인 개발 인구가 급증하면서 전략적 요충지로 선택했다.

지난해 9월 두바이 가상자산규제청(VARA)으로부터 서비스제공 허가를 받은 바이낸스는 적극적으로 현지 특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MENA지역 사업 경험이 풍부한 알렉스 체하데(Alex Chehade) 두바이 총괄 등을 영입했다.

영국 킹스컬리지 출신 체하데 총괄은 UAE 아부다비의 기관 중심 가상자산 거래소인 '미드체인(MidChains)'에서 COO를 역임한 바 있다. MENA 지역 가상자산 규제 및 OTC 시장에 정통한 인물이다.

◇새 주인은 창펑자오…명확히 나타난 고팍스 지배구조

바이낸스의 타 국가 사업 현황은 고팍스 변경 신고의 주요 심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본사 소재지가 불분명한 바이낸스의 자금세탁 위험성 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은행의 고팍스 위험성평가에 있어서도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심사를 담당하는 금융감독원은 고팍스 제휴사인 전북은행에 위험평가 재실시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은행은 최대주주가 바이낸스로 바뀐 고팍스에 대한 위험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전북은행은 그 과정에서 제휴사의 최대주주에 대한 내용도 중점적으로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서류상 고팍스의 최대주주는 아일랜드 소재 '바이낸스(아태) 홀딩스 유한회사(Binance (AP) Holdings Limited)'다.

바이낸스는 지주사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거래소를 인수하고 있다. 해당 지주사의 최대주주는 지분 100%를 소유한 창펑자오(Changpeng Zhao) 바이낸스 CEO다.

바이낸스는 국내 진출 후 파리, 두바이 사례처럼 당국과 협조해 철저히 규제를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레온 풍(Leon Poong) 바이낸스 아태지역 총괄 겸 고팍스 이사회 의장은 더벨에 "바이낸스는 프랑스, 두바이 등에 지사를 두고 현지 규제를 준수하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고팍스 인수를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할 경우에도 당국의 규제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블록체인 산업 발전을 위한 전략도 수립하고 있다"며 "바이낸스 아카데미 등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블록체인 인재 양성 등 산업 투자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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