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4월 26일 16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이 다음달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기자본을 확충한다. KB증권은 지난해 하나증권이 공격적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자기자본 순위가 하락했다. 신종자본증권으로 1000억원이 넘는 자본을 확충하면 하나증권을 제치고 다시 자기자본 순위 5위에 오른다.

KB증권은 이번 자본확충을 통해 순자본비율(NCR) 개선도 기대하고 있다. 2021년과 비교해 2022년 총위험액이 커진 만큼 자본 확충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 올해 첫 신종자본증권 발행…지난해에만 세 차례, 총 5150억 찍었다

KB증권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4회차 국내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을 발행을 결정했다. 발행금액은 1250억원이다. 이중 1000억원은 모회사인 KB금융지주가 인수한다. 남은 250억원 인수기관은 미정이다. 사채 발행은 다음달에 이뤄진다.

해당 신종자본증권의 만기는 30년이다. 발행 후 5년이 지난 시점부터 콜옵션(Call Option·중도상환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사채의 발행금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대신 발행 후 5년 경과 후에는 기준금리(5년 만기 국고채의 최종호가수익률)에 가산금리와 스텝업 금리(2.0%)를 더해 이율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

KB증권은 자본 확충을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하이브리드 증권으로 분류되며 자기자본비율 산정 시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에 많은 금융사들이 자기자본 확충 수단으로 사용한다.

KB증권은 지난해부터 신종자본증권을 통한 자기자본 확충을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작년 3월 2150억원, 5월 500억원, 9월 2500억원 등 총 515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진행했다. 지난해말 기준 KB증권의 자기자본은 별도 기준 5조8155억원으로 전체 6위다.
KB증권의 자기자본 순위는 현대증권을 합병한 2016년 당시 3위였다. 그러나 2017년 이후 삼성증권에 밀리면서 4위로 떨어졌고 2019년에는 5위까지 하락했다. 이후 5위를 유지하다가 하나증권이 모회사인 하나금융지주로부터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수혈한 2022년 6위로 떨어졌다.

KB증권도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기자본을 대규모로 확충했다. 하지만 하나증권과 달리 이익잉여금이 2300억원 줄어들었다. 그 결과 비슷한 규모의 자기자본 확충을 진행했지만 이익잉여금 변동폭 때문에 순위가 뒤바뀌었다.

◇ 1년새 총위험액 6000억 확대…NCR 개선 효과

KB증권은 이번 자본확충을 통해 NCR 개선을 꾀할 방침이다. NCR은 자본적정성 지표로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차감하고 이를 필요유지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NCR이 높을수록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손실 흡수 완충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KB증권 관계자는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의 목적을 "자기자본 확충을 통한 NCR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조달자금은 전액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KB증권의 별도 기준 영업용순자본은 3조131억원이다. 전년 대비 14%(5158억원) 증가했지만 총위험액(2조5672억원)이 같은 기간 32%(6268억원) 늘어나면서 NCR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22년 NCR은 1077.2%로 전년 대비 83%p 떨어졌다. 연결 기준 NCR은 1414.7%로 전년대비 8%p 낮아졌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일단 자본확충을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대개 발행하는데 사실상 보통주 자본 확충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지분 희석을 막을 수 있고 발행 이자율만큼 확정적인 수익을 얻도록 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신종자본증권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위험액이 늘어난 만큼 자본확충을 통해 NCR 개선 효과도 노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