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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앞둔 고팍스의 시간]지난해 합류한 이중훈 부대표…변경신고 '키맨'⑥IT·금융·법률 정통…새로운 고팍스 만들 조력자로 자리매김

노윤주 기자공개 2023-05-03 11:42:19

[편집자주]

글로벌 1위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가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고팍스를 인수한다. 예치이자 상품 원리금 지급 중단으로 위기에 빠진 고팍스의 구원투수를 자청했다. 남은 절차는 '가상자산사업자(VASP)' 획득이다. 고팍스는 이사회를 바이낸스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금융당국에 사업자 변경신고를 제출한 상태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인수 마무리를 기다리고 있는 고팍스의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8일 12: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팍스(스트리미)가 어느 때보다 긴박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고파이 출금지연 이슈 발생 후 5개월간 쉼 없이 해결책을 찾았다. 고파이 원리금을 대신 지급해 줄 투자자로 바이낸스를 유치한 후 최대주주 손바뀜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금융당국에 사업자 변경신고서를 제출했고 수리가 완료되면 새로운 사업 전략을 짜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고팍스에 합류한 이중훈 부대표(CSO·사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메리츠증권 최연소 임원을 역임했던 이 부대표는 전통금융과 공학, 법률규제 등 분야에 모두 정통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전통금융 출신 공학자…고팍스 위기 돌파할 전략 수립

이중훈 부대표는 지난해 5월 고팍스에 합류했다. 1981년생인 그는 카이스트 전산학과를 졸업하고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다. 이후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에 진학하며 전문 분야를 변경했다. 이준행 고팍스 대표와 하버드대 동문 인연이다.
고팍스 이중훈 부대표


이후 금융투자업계로 진로를 바꿔 홍콩 골드만삭스 아시아본부 주식구조화 상품본부 상무를 역임했다. 고팍스 합류 직전에는 메리츠증권 파생본부장을 맡았었다. 고팍스는 이 부대표를 영입하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높은 이해도, IT 및 금융에 대한 전문성 등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할 적임자로 기대했었다.

상황은 예상과 달랐을 수 있지만 이 부대표는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바이낸스의 고팍스 투자건을 진두지휘한 핵심 경영진 중 한 명이다. 고파이 원리금 지급 지연 사태 이후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았다. 이 부대표는 변경신고 수리 후 바이낸스가 자본납입 등 고팍스 인수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면 '새로운 고팍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긴박한 타임라인 속 돋보인 이 부대표 능력…주주·은행·규제당국 등과 적극 소통

타임라인은 이렇다. 고팍스는 고파이 이슈가 발생하기 전부터 바이낸스와 매각 논의를 나눴다. 당시에는 이준행 대표의 지분 약 40%를 바이낸스에 매각하면서 최대주주를 변경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결론은 쉽게 나지 않았다. 바이낸스는 국내 가상자산사업자 면허를 취득한 기업 인수를 꾸준히 타진해 왔지만 마땅한 매물이 없어 망설여왔다.

그간 바이낸스가 인수한 아시아 태평양지역 가상자산거래소의 인수가는 대부분 200억원 이하였다. 국내서 200억원대에 인수할 수 있는 곳은 원화거래를 못하는 중소형 코인거래소밖에 없다. 고파이 입출금 지연 발생 전 거론된 이 대표 지분가치는 1400억원 상당이었다.

규모에 맞춰 코인거래소를 인수하는 건 사업 가치가 없다는 판단 하에 바이낸스는 지사 설립 형태의 직접 진출 방안까지 고려했었다. 이를 위해 부산시와 업무협약(MOU)을 맺기까지 했다. 부산은행과의 소통을 위한 브릿지 차원의 협약이었다.


그러나 FTX 사태 여파로 고파이 자산 출금이 지연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고팍스 경영진은 고팍스가 고파이를 직접 운영한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보고 있는 고객에게 돈을 돌려주기로 결정했다.

묶여 있는 고파이 원리금은 560억원에 달한다. 현금성자산이 부족한 고팍스에게는 신규 자금 수혈이 필요했다. 구주 가치를 낮추는 대신 '560억원+알파(α)'를 받는 조건으로 바이낸스와의 소통이 빠르게 진행됐다.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한 투자계약은 지난 2월 3일 체결됐다. 동시에 등기임원 변경이 빠르게 이뤄졌다. 레온 풍 바이낸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괄을 이사회 의장 겸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바이낸스 한국사업 담당 스티브 영 김, 산업회복기금(IRI) 지유자오도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대표를 비롯한 기존 공동설립자들은 이사회에서 사임했다.

고팍스는 한 달 뒤인 지난 3월 3일 등기이사 변경 사유로 금융당국에 사업자 변경신고서를 제출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이해 관계자 간 조율을 맡아온 인물이 이중훈 부대표다. 그는 신고 수리 후 바이낸스와 적극적 소통을 통해 고팍스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경험(UX)을 개선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규제, 정책 이해도 역시 높은 만큼 법제도 테두리 안에서 고객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신규 서비스도 준비한다. 고파이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제3자에게 의존하지 않고 고팍스가 직접 사업을 컨트롤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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