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 베트남 활용법]'해외법인 줄청산' 롯데컬처웍스, 베트남만 남겨둔 까닭은2008년 현지 진출, 롯데몰 등 그룹차원 시너지 활용 반전 모색
변세영 기자공개 2023-05-08 08:04:39
[편집자주]
유통사들이 글로벌 전초기지로 베트남을 낙점하고 현지 시장 강화에 돌입했다. 베트남은 단순히 저렴한 인건비로 생산기지 역할을 하던 데서 벗어나 7%대 경제성장률을 이어가며 글로벌 소비시장 메카로 거듭났다. 국내 식품사를 비롯해 멀티플렉스, 대형마트 등 채널사는 현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출점을 늘리는 등 베팅을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유통사들의 사업 전략과 중간 성적표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4일 09: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전개하는 멀티플렉스 업체 롯데컬처웍스가 베트남 사업 회복에 속도를 낸다. 롯데컬처웍스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해외법인을 전부 정리했지만 베트남의 경우 그룹차원의 시너지를 고려해 잔존시키고 글로벌 역량을 집중한 상황이다.롯데컬처웍스는 롯데쇼핑 시네마사업본부로 출범했다. 2018년 물적분할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2022년 말 기준 롯데쇼핑이 지분 86.37%를 보유한다. 롯데시네마의 베트남 진출기는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롯데쇼핑이 현지 영화관 사업자인 다이아몬드시네마조인트벤처회사(DMC)를 인수한 게 신호탄이었다. 국내 멀티플렉스 사업자 중 베트남에 깃발을 꽂은 첫 사례다. 이후 롯데컬처웍스는 물적분할과 함께 홍콩,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연달아 세우고 글로벌 사업 확대에 총력을 쏟았다.
◇홍콩·인도네시아 정리, 베트남 영화산업 유망성과 그룹차원 시너지 모색
해외 공략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업황이 직격탄을 맞았다. 해외법인 모두 적자를 보며 부진했다. 전체적으로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연결기준 2021년 롯데컬처웍스 부채비율은 1594%, 2022년 3474%까지 치솟았다. 혹독한 다이어트 차원에서 홍콩법인 철수 후 인도네시아 사업도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베트남 법인만큼은 청산하지 않았다. 베트남법인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설립 첫해 매출액 466억원, 순손실 52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일회성 비용이 컸던 나머지 출범부터 자본잠식에 빠졌다. 설상가상 코로나 사태로 매출액은 2020년 229억원, 2021년 167억원까지 감소했다. 베트남 법인에서만 4년간 적자가 1500억원이 넘어갔다. 지난해 말 기준 베트남법인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699억원으로 자본잠식이 심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롯데컬처웍스가 베트남 사업을 접지 않은 이유는 유망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인구 평균 연령이 젊고 소득 증가로 영화산업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미래 성장성에 베팅했다. 아울러 롯데가 그룹차원에서 19개 계열사가 현지에 진출한 만큼 계열사와 시너지를 키우려는 포석도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롯데는 오는 8월 하노이 롯데몰을 비롯해 호치민 뚜띠엠 지구에 스마트시티 건립 등을 계획하고 있다.
◇현지법인 지급보증 늘리며 지원, 코로나 이전 매출 회복 기대감
롯데컬처웍스는 베트남 법인에 지급보증을 단행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베트남법인 채무에 대해 롯데컬처웍스가 보증하고 있는 금액은 8886만 달러(1188억원)에 달한다.
롯데컬처웍스는 베트남 사업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법인 매출액 391억원, 순손실 16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액이 전년대비 134% 증가했고 순손실이 300억원 이상 줄었다. 현재 하노이, 호찌민, 다낭 등에서 사업장 46개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는 올해 리오프닝과 맞물려 2019년 매출액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컬처웍스는 리클라이너 상영관 등을 확대하고 한국영화 위주 라인업에서 벗어나 마블 등 글로벌 개봉작과 베트남 영화 등으로 구색을 다양화해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베트남 영화시장은 잠재력이 크다”며 “올해 초 로컬 영화가 역대 1위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현지 산업이 잘 성장하고 있고 5월 노동절에도 흥행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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