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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이녹스, 이녹스에코엠 투자유치 부담없는 이유는①이녹스에코엠 지배력 유지 자신…자체차입·배당수취 부담 최소화

이민호 기자공개 2023-05-10 15:35:38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4일 15:2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녹스그룹 지주사 ㈜이녹스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이녹스에코엠이 최근 외부자금을 유치했다. ㈜이녹스는 비록 현금흐름이 부족하지만 재무건전성은 우수해 이녹스에코엠 자금투입을 위한 자체조달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럼에도 외부자금 유치를 선택한 것은 그동안 이녹스에코엠 지분율을 늘려와 외부자금 유치에도 지배력 유지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체차입 부담이나 다른 자회사의 배당지급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경영전략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금흐름 부족에도 재무건전성 우수…풍부한 자사주로 EB 발행

최근 이녹스그룹 차원에서 힘을 싣고 있는 계열사로 2차전지 음극재용 원소재를 생산하는 이녹스에코엠과 2차전지 수산화리튬 생산을 준비하는 이녹스리튬이 꼽힌다. 두 회사는 올해 사명을 바꾸고 본격적으로 자금조달에 나선 공통점이 있다. 2차전지 소재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그룹 차원의 행보다.


이녹스에코엠과 이녹스리튬은 지배구조가 다르다. 지난해말 기준 이녹스에코엠은 지주사인 ㈜이녹스가 지분 63.8%를 보유한 자회사다. 반면 이녹스리튬은 ㈜이녹스가 지분 25.03%를 보유한 자회사 이녹스첨단소재가 지분 100%를 갖고있는 손자회사다. 이 때문에 최근 진행된 두 회사의 자본확충 형태도 달랐다. 이녹스에코엠은 ㈜이녹스가, 이녹스리튬은 이녹스첨단소재가 각각 자금투입 주체가 됐다.

㈜이녹스가 지주사로 재출범한 것은 2017년이다. 애초 ㈜이녹스는 2001년 11월 새한마이크로닉스로 설립된 그룹의 모태다. 2017년 6월 ㈜이녹스는 FPCB용 소재, 반도체 PKG용 소재, 디스플레이용 OLED소재 등 IT소재부문을 인적분할해 사업회사 이녹스첨단소재를 신설하고 지주부문만 남겨 지주사로 탈바꿈했다. 이후 ㈜이녹스-이녹스첨단소재 주식교환을 거쳐 현재의 지배구조가 정착됐다.

㈜이녹스는 자체사업이 없는 순수지주사다.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수익 260억원을 냈지만 이중 대부분인 221억원이 지분법이익이었다. 지분법이익은 손익계산서에는 영업수익으로 포함되지만 실제 현금이 유입되는 것은 아니므로 현금흐름표에는 조정사항으로 빠진다. 자회사로부터의 배당수익도 현금흐름에 기여하지만 ㈜이녹스는 적은 편이다. 2021년 20억원이었고 지난해에는 17억원에 그쳤다.


이 때문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높더라도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이보다 낮게 나타난다. 지난해 EBITDA가 219억원이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억원에 불과했다. 2021년도 EBITDA 224억원에 영업활동현금흐름 11억원이었다. 현금성자산도 75억원에 불과하므로 결국 열악한 커버리지 지표는 자회사에 대한 자금투입 여력을 떨어뜨린다.

그럼에도 ㈜이녹스의 힘은 우수한 재무건전성에서 나온다. 지난해말 자본총계가 2242억원인 반면 부채총계는 533억원으로 부채비율(부채총계/자본총계)이 23.8%에 불과하다. 애초 사업회사 인적분할 이전부터 우수했던 재무건전성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녹스는 2021년 4월 130억원 규모 교환사채(EB·2회차)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충당하기도 했다. EB를 선택한 이유는 쿠폰금리(표면이자율)가 0%로 이자비용 부담이 없는데다 충분한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녹스는 꾸준히 사들인 자사주를 EB의 교환대상으로 내세웠다. EB에서 교환청구권이 단계적으로 행사돼 지난달까지 발행물량 전량이 교환됐다. 교환가액이 2만2000원인 반면 지난 3일 ㈜이녹스 종가는 4만4350원으로 EB 투자자로서도 단순계산으로 100%가 넘는 수익률이 기대된다.

EB는 교환청구권이 행사될수록 미상환잔액이 감소한다. 이는 차입금 통제에 기여한다. 이녹스는 은행권에서 운영자금 목적의 단기차입금과 시설자금·운전자금 목적의 장기차입금을 일부 조달하고 있지만 지난해말 총차입금은 411억원으로 차입금의존도(총차입금/자산총계)가 14.8%에 불과하다.

◇신성장동력 이녹스에코엠 외부자금 유치…지배력 유지 자신


㈜이녹스가 이녹스에코엠을 육성하려는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우수한 재무건전성에도 차입을 추가로 일으키거나 주력 자회사로부터 배당을 늘리는 방법으로 이녹스에코엠에 현금을 흘려보내는 경영전략을 취하지는 않고 있다.

대신 지난달 이녹스에코엠이 330억원 규모 보통주 유상증자를 실시해 복수 신기술사업금융회사로 구성된 외부투자자를 유치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증설투자 등 시설자금(218억원) 중심으로 자본을 확충할 목적이었다. 330억원 중 ㈜이녹스가 책임진 금액은 30억원에 불과하다.

보통주 유상증자는 투자자로서도 확신이 있어야 하지만 대주주인 ㈜이녹스로서도 지분율 하락을 감수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녹스가 이녹스에코엠 신주 투자자 유치를 결정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동안 이녹스에코엠에 대한 지분율을 꾸준히 늘려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티알에스가 지난달 1일 사명을 바꾼 것이 이녹스에코엠이다. ㈜이녹스는 2차전지 음극재용 원소재시장 진출을 위해 2019년 11월 티알에스 지분 40%를 처음 인수했다. 이어 2020년 6월과 11월(합산 12억원), 2021년 12월(50억원) 잇단 유상증자로 지분을 추가 확보하면서 지난해말 지분율을 63.8%로 늘렸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된 신주는 7만5624주로 이중 ㈜이녹스 인수분은 9.1%(6876주)에 불과하다. 하지만 유상증자 이후에도 ㈜이녹스 지분율은 52.0%로 예상돼 이녹스에코엠에 대한 지배력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녹스에코엠 기업가치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주당 발행가액은 43만6364원이었다. 2021년 12월 유상증자 때 주당 발행가액은 18만1181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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