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 2023 2차 정시출자]'창업초기 루키', 서류 절반 탈락…뚫기 어려운 등용문[중기부 계정]17곳 중 9곳 통과, 플랜에이치·라이징·뮤어우즈벤처스 '눈길'
이명관 기자공개 2023-06-01 08:10:43
이 기사는 2023년 05월 31일 14: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생 벤처캐피탈(VC)에게 등용문으로 통하는 창업초기 일반 루키분야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루키리그는 레코드가 없는 펀드 결성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신생 운용사들을 위해 모태펀드가 2018년 따로 판을 만들었다. 그만큼 신생사들 간 각축전이 벌어지곤 한다. 이번에도 4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중 1차 서류심사에선 절반 가량만 살아남았다.한국벤처투자가 지난 30일 공개한 '2023년 모태펀드 제2차 정시 출자 서류심사 결과'에 따르면 창업초기 루키 분야에서 9곳이 통과했다.
1차 관문을 통과한 곳들을 살펴보면 △라이징에스벤처스 △뮤어우즈벤처스 △수이제네리스파트너스 △이크럭스벤처파트너스 △지노바인베스트먼트 △크로스로드파트너스 △티케인베스트먼트 △플랜에이치벤처스 △엑스퀘어드 등이다. 모두 신생사다.
이들 중 눈에 띄는 곳으로 라이징벤처스가 있다. 중견 건설사인 금성백조주택이 만든 곳이다. 라이징에스벤처스는 금성백조주택이 지분 50%를 보유한 회사다. 금성백조건설이 지분 30%, 오너 2세 정대식 부회장의 개인회사인 대승글로벌도이 회사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창업투자회사 라이선스를 받았다. 주목할 점은 펀드레이징 능력이다. 라이선스를 취득한 이후 2개의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했다.
플랜에이치벤처스는 호반그룹 계열 CVC다. 주로 엑셀러레이터로서 역할을 해오다 폭넓은 투자를 위해 이번 출자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플랜에이치벤처스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9월 창업투자사 라이선스를 받았다.
뮤어우즈벤처스는 지난해 모태펀드 정시출자사업에서 결과물을 만든 경험이 있다. 1년만에 신규 펀드 결성에 나섰다. 한 차례 출자사업에서 승전보를 올렸던 만큼 이번에도 경쟁력을 보여 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창업초기 루키에선 모태펀드가 400억원을 출자한다. 모태펀드는 총 4곳의 운용사를 선정해 100억원씩 출자한다는 방침이다. 최소 결성액은 166억원이다. 모태펀드 출자비율로 보면 60% 수준이다.
앞서 컨소시엄 포함 총 17개 운용사가 지원했는데, 절반이 탈락했다. 루키들 간 경쟁이다 보니 미세한 차이가 성패를 가른 것으로 보인다. 1차 심사에서 탈락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경쟁률도 종전 '4.25대1'에서 '2.25대1'로 낮아졌다. 루키리그가 등용문으로 여겨지는 만큼 이번에 탈락한 VC들은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루키 분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신생사만 참여가 가능하다. 창업투자회사와 유한회사·유한책임회사(신설 예정인 유한(책임)회사 포함) 중 다음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등록 3년 이내 △운용중인(해산총회 이전 존속기간이 남아있는 경우) 모든 투자기구의 약정총액이 500억원 미만 등이다.
신생 VC들에겐 루키리그는 '단비'다. 신생 VC는 펀딩을 하기 위해 마케팅을 벌이고 설득에 성공한 소수만이 트랙레코드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투자, 소진, 신규 펀드 결성의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몇몇 VC가 생존을 넘어 지속 성장 가능한 곳으로 자리매김한다. 이런 측면에서 신생 VC들은 루키 분야에 힘을 쏟을수밖에 없다. 그만큼 매번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벤처투자는 2018년 모태펀드 출자사업의 창업초기 분야에서 루키리그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일반리그와 분리해 제안서를 접수했다. 당시 △업력 2년 이내의 창업투자회사 △모태펀드의 출자를 받은 적 없는 등록 5년 이내 창업투자회사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탈 등에 지원 자격을 부여했다.
물론 초기엔 제도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측면도 있었다. 해마다 루키리그 심의를 진행하면서 모험자본업계에서는 GP로 낙점된 투자사의 면면이 신설 운용사와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종종 나왔다. 운용자산(AUM)은 미미하지만 출범한 지 10년을 넘긴 하우스, 업력이 짧으나 AUM이 상대적으로 많은 투자사가 GP를 꿰찬 사례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력과 운용자산을 동시에 만족하는 형태로 손질해 '진짜' 신생사가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도록하는 작업이 이어져왔다.
먼저 제안서를 낼 수 있는 운용사의 범위 조정이 이뤄졌다. LLC형 벤처캐피탈, 설립 3년 이내인 창업투자회사, 운용 중인 비히클(vehicle)의 약정총액 합계가 400억원에 못 미치는 창업투자회사 등의 조건 가운데 한 가지 이상을 충족하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조금 더 신생 운용사에 적합하도록 지난해 현재의 조건으로 다시 한번 손질했다. 개선안은 트랙레코드와 조합 운용 인력, 펀드레이징 역량에서 열위에 놓인 신규 투자사가 GP 지위를 따내는 경쟁에서 소외되는 상황을 방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실제 이번에 참여한 운용사들을 보면 신생사들로만 구성돼 있다. 특히 여타 분야와 달리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한 운용사도 1곳 뿐이다. 그마저도 서류심사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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