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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경영분석]우체국보험, 1분기 1266억 깜짝 순익…예상치 35배자산 재분배 전략 추진으로 유가증권 선제적 매각 주효

김형석 기자공개 2023-06-07 07:10:14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5일 13: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우체국보험)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30배가량 급증했다. 지난해 말까지 유가증권을 대거 매도하면서 손실을 털어낸데다 본업인 보험료수익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투자 수익 비중이 큰 우체국보험의 특성상 향후 금융시장 흐름에 따라 실적 변동이 큰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체국보험이 공시한 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266억원으로 전년 동기(9억원) 대비 1만3966.7% 급증했다. 이는 올해 초 전망치인 37억원도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우체국보험이 기록적인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데에는 유가증권 평가손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기 때문이다. 이 기간 유가증권평가 및 처분손익은 2121억원으로 1년 전(-1544억원)보다 3665억원 개선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유가증권의 평가손익 지표는 기록적으로 개선됐다. 1분기 말 매도가능증권의 평가손익은 지난해 말보다 3436억원 급증한 2조1460억원을 기록했다. 단기매매증권은 -5344억원에서 783억원으로 개선됐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해 7월부터 운영해온 우정사업 비상경영반 결과물이다. 금융위기 대응을 위해 가동된 우정사업 비상경영반은 장부가채권 비중 확대 등 자산배분전략을 통해 대규모 손실이 난 매도가능증권 매각을 주도했다.

실제 우체국보험의 유가증권 자산은 1년 새 2조6768억원 줄었다. 대신 현금 및 예치금은 같은 기간 1676억원 증가했다. 예금 및 예치금은 고객에게 받은 예수부채가 아닌 우체국보험이 자체적으로 금융기관에 예치한 현금성 자산을 말한다. 우체국보험은 해당 현금성자산을 머니마켓펀드(MMF) 등 수익증권이나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MMDA) 등 예치금 계정으로 운용할 수 있다. 매각한 유가증권을 곧바로 재투자하지 않고 안정자산인 현금 및 예치금으로 보유한 셈이다.

본업인 보험료수익도 개선됐다. 이 기간 보험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4%(2856억원) 증가한 1조931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수익성에 투자 의존도가 높은 우체국보험의 특성상 실적 개선이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우체국보험은 지난해 말 올해 보험사업 당기순이익이 1689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우체국보험은 1분기까지 37억원 소폭 흑자를 낸 뒤 지속적으로 실적이 악화돼 연말 기준으로는 1689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이는 국내 유가증권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국채, 미국채 등 6개 지표를 변수로 시나리오 분석한 결과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체국이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과 주식시장 붕괴 등으로 유가증권에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자 우정사업 비상경영반을 운영하며 투자자산 재분배를 선제적으로 실시한 결과가 올해 1분기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우체국보험의 경우 보험사와 달리 일반적인 대출사업을 진행할 수 없어 수익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향후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에 따라 당기순이익도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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