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2세' 김준영, 경영수업 본격화 '유통 계열사' 발판 엔에스쇼핑 이어 글라이드 사내이사 선임, '식품부문 주력' 누나 김주영과 대조
이우찬 기자공개 2023-06-13 06:34:32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2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 김준영 이사(사진)가 계열사 글라이드 등기임원에 추가 선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엔에스쇼핑에 이어 글라이드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하림가 장남 경영 수업의 방점은 '유통'에 찍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회장의 장녀 주영 씨가 식품사업에 주력하는 것과 비교된다.JKL파트너스에서 시니어매니저로 근무 중인 김 이사는 올해 3월 엔에스쇼핑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김 회장이 퇴임한 사내이사 자리를 장남 김 이사가 채우는 방식이었다. 김 이사는 조항목 대표와 엔에스쇼핑 사내이사진을 구축하게 됐다.
하림지주가 최근 공시한 대규모 기업집단현황에 따르면 김 이사는 엔에스쇼핑 임원 발탁과 비슷한 시기 글라이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엔에스쇼핑과 글라이드는 모두 유통 계열사다. 사실상 이들 계열사를 중심으로 경영수업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2019년 6월 설립된 글라이드는 D2C(Direct to Consumer) 모바일 플랫폼이다. 초기기업으로 모기업 유상증자, 계열사 자금 거래로 사업 확장을 꾀한다.
엔에스쇼핑 자회사였으나 작년 지배구조 개편 후 하림지주 종속기업으로 바뀌었다. 지난달 하림지주 전략기획팀장 출신의 김성호 대표가 취임하고 김 이사가 가세하면서 경영진이 재편됐다.
사업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은 지속해서 증가하지만 순손실도 불어나는 양상이다.
글라이드 매출은 2019년 1600만원에서 2020년 6억원, 2021년 41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순이익은 2019년 마이너스(-) 8억원에서 2020년 -32억원으로 불어났다. 2021년 순이익은 -81억원이다. 작년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50억, -90억원이다.
글라이드는 반려동물을 위한 사료·용품 등 제품을 중간 단계없이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는 디지털플랫폼 '팻후'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계열사가 생산하는 가정간편식(HMR)·즉석밥·조미료 등도 판매한다. 김 이사는 사업 5년차에 접어든 글라이드가 회원 유치 속도를 높이고 고객 데이터베이스 구축으로 락인(Lock-in) 효과를 강화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유통 계열사 엔에스쇼핑의 경우 수익성 개선이 김 이사의 과제로 꼽힌다. 해묵은 '송출수수료' 논란으로 홈쇼핑업계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엔에스쇼핑은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으로 홈쇼핑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토대는 마련됐다. 하림지주의 100% 종속기업 지위로 바뀌면서 중간지주사 역할에서 벗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엔에스쇼핑·글라이드 모두 유통 계열사로 김 회장의 경영수업 의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평했다. 하림지주 관계자는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김 이사가 등기임원에 오른 계열사는 엔에스쇼핑·글라이드·제이에이치제이까지 3곳이 됐다. 제이에이치제이는 김 이사가 단독 경영하는 부동산 관리·개발 업체다.
김 이사가 등기임원으로 선임된 계열사는 김 회장의 장녀 주영 씨와 비교된다. 주영 씨는 식품사업에서 경영수업을 받는다. 비상장 계열 하림푸드와 하림펫푸드 사내이사로 근무하다 최근 하림펫푸드 경영에만 관여한다. 하림펫푸드의 '더:리얼' 브랜딩 작업을 이끌었고 최근 '더미식' 사업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이사의 경우 올들어 사업 참여로 경영 측면에서 보폭을 확대하는 모습이지만 그룹 소유구조 측면에서는 실질적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다. 지분 100%를 보유한 올품과 올품의 100% 자회사 한국바이오텍 등을 통해 하림그룹 지주회사 하림지주를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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