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Match Up 네이버 vs 카카오]클라우드와 브레인으로 AI역량 결집, '키맨'은 누구[AI]⑤여름 새모델 출시 앞서 조직 재정비…네이버 성낙호, 카카오 김일두·김병학 '주목'
이지혜 기자공개 2023-06-16 15:41:21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4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 여름 AI(인공지능) 신모델을 출시한다. 네이버는 8월 기존 초거대 AI모델 하이퍼클로바의 업그레이드 버전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치GPT’(SearchGPT·가칭)를 마련, 초개인화한 검색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파라미터(매개변수)와 데이터 토큰(언어 처리의 기본단위)이 확대된 코GPT(Ko-GPT) 2.0을 하반기 공개한다.이에 앞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AI 조직을 재정비했다. 네이버는 클로바CIC 등 각 계열사에 흩어져있던 AI 조직과 인력을 네이버클라우드로 집중했다. 카카오는 올 4월 본사에 AI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가 최근 AI연구개발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으로 이 조직을 이관하며 역량을 한 데 모았다.
이에 따라 각 사업을 이끄는 키맨도 명확해졌다. 네이버는 엔씨소프트 등에서 AI를 개발해왔던 성낙호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AI 이사(사진)가 주도해 하이퍼클로바X를 개발한다.
카카오는 기존에 진행해왔던 AI사업은 김일두 대표(사진)가 맡고 이를 사업화하는 역할을 김병학 대표(사진)가 맡는 식의 투트랙 전략을 취한다. 각자 대표체제를 도입한 것도 이때문이다.
◇네이버클라우드 중심으로 역량 결집, ‘키맨’ 성낙호
14일 네이버에 따르면 올 들어 AI기술 조직을 네이버클라우드로 통합시켰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진행한 작업이다. 그동안 네이버는 사내독립기업으로 클로바CIC를 운영하다가 올해부터 이 조직을 네이버클라우드로 옮겼다.
네이버 관계자는 “기술적 시너지를 내기 위해 클로바CIC를 네이버클라우드로 옮긴 것”이라며 “네이버클라우드 내에서 더 이상 클로바라는 조직명을 사용하지 않으며 하이퍼클로바X 개발은 하이퍼스케일 AI 조직이 전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클라우드를 중심으로 AI역량을 결집하면서 소속이 바뀐 인물이 있다. 바로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AI 이사다. 그는 클로바CIC가 네이버에 있을 때 이 조직을 이끄는 책임리더를 맡다가 올해부터 네이버클라우드 소속이 됐다.
성 이사의 존재감은 크다. 성 이사는 2021년 5월 25일 네이버가 자체개발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를 개발할 때도 사업을 주도했다. 2020년 9월 경영진에서 하이퍼클로바 프로젝트를 승인 받았고 그해 10월 슈퍼컴퓨터를 도입, 그 뒤 반 년 만에 성과를 낸 셈이다.
1979년생으로 서울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헥스플렉스를 창업해 게임엔진을 개발하다가 레드덕 디렉터를 거쳐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엔씨소프트의 A2 AI테크 부장으로 일했다. 네이버의 클로바 사업부로 자리를 옮긴 것은 2017년이다. 그리고 2019년 네이버 클로바CIC의 책임리더에 올랐다.
성 이사는 5월 말 열린 ‘네이버 애널리스트 미트업(Meet-up)’ 행사에서 “구글이나 오픈AI도 한국어를 학습하고 있지만 하이퍼클로바만큼 한국어에 입중하지 못하기에 하이퍼클로바가X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차세대 모델 하이퍼클로바X는 논리적 추론 능력이 향상됐으며 연내 이미지나 비디오 연계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카카오브레인의 ‘투트랙’ 전략, 김일두·김병학 키맨으로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으로 AI역량을 결집했다. 카카오브레인은 2017년 2월 설립된 AI연구전문 자회사로 카카오 공동체 전체의 선도기술 트렌드센서이자 각 사업에 AI기술을 접목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동안 카카오도 본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브레인 등에서 AI연구를 각각 진행하면서 사업이 혼재해 있었다. 이에 카카오는 4월 전사적 AI 이슈를 발굴하고 대응하기 위해 30명 안팎으로 AI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가 최근 카카오브레인을 구심점으로 삼았다.
카카오 관계자는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도 최근 전사적 AI역량을 한 곳으로 모으며 사업적 시너지를 끌어내는 전략을 펴고 있다”며 “카카오도 올 4월 TF를 만들었다가 이 TF를 이끌었던 김병학 대표와 함께 6월 카카오브레인으로 AI조직을 이관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브레인의 각자 대표로 선임된 김병학 대표의 약력에서도 드러난다. 카카오브레인은 최근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하고 기존의 김일두 대표에 더해 김병학 대표를 추가 선임했다.
김병학 대표는 2017년부터 카카오에서 AI부문장을 맡아가 2019년부터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수석부사장을 지냈다. 잠시 외부로 나갔던 그는 올해 카카오로 다시 돌아와 AI TF장을 지내다 이번에 카카오브레인의 신임 대표를 맡았다.
2021년 4월부터 카카오브레인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일두 대표는 2012년 카카오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입사해 약 7년 동안 AI관련 서비스를 연구, 개발하다가 2018년부터 카카오브레인의 딥러닝 알고리즘 연구팀에 AI엔지니어로 자리를 옮겼다. 그로부터 약 3년간 김일두 대표는 국제학회에 10여편의 논문을 등재했고 국제 인공지능, 기계학습 대회에서 8회가량 수상했다.
카카오브레인의 AI사업 전략은 투트랙이다. 김일두 대표는 한국어 특화 언어모델인 코GPT 2.0과 AI 화가로 불리는 이미지 생성모델 ‘칼로 2.0' 등 기존 사업을 연구개발하고 출시하는 데 주력한다. 즉 과거부터 진행해왔던 카카오브레인의 AI서비스를 김일두 대표가 맡아 진행한다는 의미다.
김병학 대표는 버티컬AI에 집중한다. 버티컬AI는 특정 영역에 집중한 AI서비스를 의미하는데 즉 사업화할 수 있는 영역을 발굴하는 데 김병학 대표가 힘 쓴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카카오브레인에 버티컬 서비스 역량을 더해 전에 없던 새로운 모델을 만들 것”이고 말했다.
카카오가 수익화에 동시 집중하는 이유는 AI개발에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구글이 초거대 AI를 활용해 검색하는 순간 비용이 10배 가까이 증가한다고 밝혔다”며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 AI서비스의 수익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브레인 등 뉴이니셔티브 계열사에서 발생하는 예상 영업손실 3000억원 가운데 80% 이상이 AI와 관련된 클라우드 비용일 것을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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