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CEO 인베스터 데이', 차이점 살펴보니 76일 간격으로 각각 열려…출연진과 세부구성 등에서도 큰 차이
조은아 기자공개 2023-06-26 07:31:53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2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와 기아가 6월과 4월 각각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19년부터 매년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주주·기관투자자·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미래 전략을 발표해왔다. 올해는 두 회사가 미래를 책임질 전동화 전략을 소개했다. 2030년까지 현대차 200만대, 기아 16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두 회사 모두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행사를 열고 각 대표이사(CEO)가 직접 나와 전략을 설명하는 전체적인 틀은 비슷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지난해와 달리 세부적으로는 두 회사가 큰 차이를 보였다. 그만큼 현대차가 '작정하고' 행사를 준비했다는 의미다.
가장 먼저 출연자의 차이가 눈에 띄었다. 현대차 오프닝은 생소한 얼굴이 맡았다. 현재 현대차 로보틱스랩에서 근무하고 있는 홍지민 연구원이다. 그는 미국 프린스턴대 기계우주공학 학사, 예일대 기계공학 석사 과정을 마쳤고 2021년 현대차에 입사했다.
특히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스팟과 무대에 등장했던 걸 떠올리게 만드는 장면이다.
다음엔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이 무대에 올라 현대차의 재무 전략을 설명했다. 주인공인 장재훈 대표이사 사장은 세 번째로 무대에 올랐다. 현대차는 이날 '현대 모터 웨이'라는 그룹의 새로운 비전을 처음 선보였는데 장 사장이 직접 이를 발표했다.
김흥수 GSO(Global Strategy Office) 담당 부사장 역시 무대에 등장했다. 김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전략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GSO는 지난해 말 새로 만들어진 조직으로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전략을 총체적으로 이끄는 역할을 한다. 김 부사장은 현대차의 대표적 '젊은 피'이기도 하다. 1971년생으로 현대차 부사장 가운데 1974년생인 추교웅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 다음으로 젊다.
현대차의 내로라하는 최고경영진과 어깨를 나란히 한 마지막 인물은 배터리 사업 관련 발표를 맡은 김창환 배터리개발센터장(전무)이다. 현대차가 이번에 제시한 현대차 모터 웨이는 크게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도입 △전기차 생산 역량 강화 △배터리 역량 고도화 및 전 영역 밸류체인 구축 추진이다.
배터리 사업에 대한 전략을 발표하는 인물을 따로 무대에 등장시킨 건 그만큼 현대차에서 배터리 사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실제 현대차는 이날 원료 확보부터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사실상 단순 조립을 빼고 전 영역에서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반면 4월 일찌감치 열린 기아의 인베스터 데이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송호성 대표이사 사장과 주우정 재경본부장(부사장)만 등장했다. 현대차 역시 지난해까지만 해도 장재훈 사장과 서강현 부사장 두 명만 무대에 올랐다.
차이점은 또 있다. 올해 현대차는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전략 발표뿐만 아니라 이어진 질의응답(Q&A) 세션까지 모두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중국 사업 전략 등 뼈아픈 질문들도 나왔지만 장재훈 사장이 직접 대응 방안 등을 차분히 설명했다. 전체 인베스터 데이는 Q&A 때문에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현대차가 인베스터 데이에서 Q&A 세션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컨퍼런스콜이나 인베스터 데이 등 기업설명회(IR)의 핵심은 기업 관계자와 시장 관계자 사이에 오가는 Q&A다. 투자자를 대변하는 시장의 관심이 무엇인지 드러나고 기업 입장에서 되도록 감추고 싶은 내용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와 음성파일을 올릴 때 Q&A 부분만 제외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당장 4월 진행된 기아 인베스터 데이의 경우 현장에서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Q&A 세션을 진행했지만 생중계하지는 않았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는 3월 2일과 3일 연이어 인베스터 데이를 열었다. 다만 올해는 4월 5일과 6월 20일로 76일의 시차가 생겼다. 전기차 시대라는 급격한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목표와 전략을 수정 또 재수정해야하는 현대차의 고민이 읽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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