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7월 24일 15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신사가 해외 투자 유치로 2000억원 이상의 신규 투자금을 확보했다. 3조 5000억원에 달하는 몸값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자본 시장이 위축되면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된 가운데 국내 최대 패션 버티컬 플랫폼으로서 거둬들인 쾌거로 평가된다. 2021년 시리즈B 이후 2년 만의 시리즈C 투자 유치로 직전 라운드와 비교해 무신사의 기업 가치는 1조원가량 상승한 3조원 중반대로 평가됐다.

앞서 무신사는 2019년 11월 1000억원(세콰이어캐피탈), 2021년 3월 1300억원(세콰이어캐피탈, IMM인베스트먼트 등)을 투자금으로 확보한 바 있다. 2019년부터 4년간 누적 투자 유치 규모는 4300억원에 달한다.


무신사는 2009년 온라인 '무신사 스토어'를 오픈했다. 2012년 법인 설립 이후 영업적자를 기록하지 않으며 내실있는 경영 구조를 구축했다. 생존을 위한 외부 투자금 확보가 절실했던 여타 스타트업, 플랫폼 기업과는 차별화된 성장 히스토리라는 평가다. 최근 국내 커머스 플랫폼들이 누적된 적자로 수익성이 급락하고 신규 투자를 유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무신사가 국내 대표 온라인 패션 버티컬 기업으로서 무신사 스토어 외에도 29CM, 솔드아웃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확장하며 고성장세를 이어나간 것을 투자 유치의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무신사는 2001년 온라인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사진 많은 곳'에서부터 시작해 20년간 한국 대표 패션 버티컬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2021년부터 새로운 리더십을 맡아 29CM 인수합병(M&A), 오프라인 영토 확장, 글로벌 시장 진출 등 스마트한 의사 결정을 속도감 있게 보여준 한문일 대표 등 주요 경영진의 리더십이 높게 평가받고 이번 투자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아울러 입점 브랜드와의 동반성장·상생을 통한 생태계 선순환, 오프라인에서의 신규 거점 발굴, 일본·미국 등으로 진출한 글로벌 사업까지 무신사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 측면에서도 한발 앞서 한국 온라인 패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무신사의 시리즈C 투자 유치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투자자들이 모두 해외에 기반을 둔 글로벌 유수의 사모펀드, 자산운용사로 구성됐다는 부분이다. 특히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글로벌 3대 자산운용사로 꼽히는 웰링턴 매니지먼트(Wellington Management)가 한국 기업 신규 투자를 2014년 이후 10여년 만에 단행하는 과정에서 포트폴리오로 무신사를 낙점했다는 점은 투자 시장과 패션 업계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웰링턴 매니지먼트는 총 운용 자산 규모만 1조달러(약 1307조 원)에 달하며 △소비자 경제 △테크 △헬스케어 △파이낸셜 서비스 △바이오 테크 △기후 기술 등의 6대 중점 분야에 대해 세계 155개 기업에 투자를 단행해왔다.

대표적인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으로는 △에어비앤비(Airbnb) △모더나(Moderna) △슬랙(Slack) △스포티파이(Spotify) △우버(Uber) 등이 있다. 이들 기업에 대한 웰링턴 매니지먼트의 누적 투자 규모는 79억달러(약 10조33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155개 투자 기업 포트폴리오 중에서 한국 기업은 2014년 최초 투자, 2018년 재투자를 단행한 쿠팡이 유일하고 여기에 국내 기업으로 무신사가 추가되는 것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이에 관해 "국내 유니콘 벤처 기업의 투자 유치 사례 중 한손으로 꼽을 만큼 상징적인 케이스다"며 "나아가 국내 버티컬 플랫폼 중 패션 영역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무신사의 경쟁력이 빛을 발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신규 거점과 글로벌 유명 브랜드 IP 확보를 통한 패션 유통 비즈니스 리더십 확대 등을 단계별로 추진해 고성장세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다른 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브랜드 패션 버티컬 기업으로서 국내외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