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밖 활로 찾는 게임사]조이시티, 웹툰·블록체인 후발주자로 '도전장'⑬게임과 시너지 가능성, 공격적 투자는 어려워…경영진 혜안 주목
황선중 기자공개 2023-08-01 12:50:08
[편집자주]
게임산업 불황기를 이겨내기 위해 본업이 아닌 부업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게임사가 늘어나고 있다. 부업에 대한 전략은 게임사마다 천차만별이다. 당장의 불황을 견디기 위해 고수익성 사업에 뛰어든 곳부터 장기적인 청사진 아래 점진적으로 외연을 넓혀가는 곳도 있다. 최근 지식재산권(IP)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단 점도 비게임 영역에 진출하는 명분이 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의 신사업 활용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8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이시티가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망 산업으로 꼽히는 웹툰과 블록체인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아직은 진출 초기 단계여서 유의미한 매출은 나오고 있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본업인 게임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조이시티가 게임사를 넘어 엔터사로 도약하는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물론 가야 할 길은 멀다. 시장 선두주자와의 각축전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불안한 현금흐름을 감안하면 공격적인 투자는 부담스러운 환경이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신사업 역량을 키우면서도 재무적 부담은 최소화해야 하는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마주하게 됐다.
◇게임→웹툰→블록체인…서서히 사업 영역 확장
조이시티는 올해를 기점으로 웹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20년 11월 설립된 관계사 조이플엔터테인먼트(옛 로드비웹툰)가 전담하고 있다. 실력 있는 웹툰 작가를 영입하고, 자체 제작한 웹툰을 주요 웹툰 플랫폼에 공급하는 구조다. 최근에는 영화 제작사와 손잡고 영화 시나리오를 웹툰화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앞으로는 블록체인 사업도 키운다. 지난 3월 자회사 트랄라랩를 설립하고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사업은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여타 게임사처럼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블록체인 게임이란 가상화폐 같은 블록체인 요소를 통해 게임 아이템을 자산화할 수 있게 만든 게임이다.
두 사업 모두 아직은 초기 단계다. 유의미한 매출이 나오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다만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유망 산업인 만큼 눈길이 쏠린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이시티 본업인 게임 사업과 결합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가령 조이시티 대표작인 농구게임 '프리스타일'을 웹툰화하거나, 블록체인 게임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후발주자로서 경쟁력 확보 시급…공격적 투자는 '글쎄'
앞으로의 관건은 경쟁력 확보다. 조이시티는 웹툰과 블록체인 모두 후발주자 위치인 만큼 특별한 무기를 갖춰야만 각축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실제로 웹툰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유명 웹툰작가 영입이 필수적이지만, 현재까지는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대형 웹툰 제작사와의 영입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블록체인 사업도 마찬가지다. 이미 위메이드를 비롯한 여러 게임사가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블록체인 게임을 서비스하는 수준을 넘어 자체 메인넷(독자적 블록체인 생태계)까지 구축한 상태다. 최근에는 크립토 윈터(가상화폐 침체기)에 대응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질적 향상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최근 조이시티 재무구조(연결)를 감안하면 공격적 투자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현금창출력이 시원스럽지 않은 상황이다. 기업의 현금창출력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순유출(-) 전환했다. 지난 1분기도 순유출 4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활동 과정에서 벌어들인 현금보다 빠져나간 현금이 많았다는 의미다.
외부 자금을 끌어오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조이시티는 지난 1분기 말 기준 1050억원 규모 총차입금을 떠안고 있다. 2021년 신사옥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일으킨 은행권 차입금이다. 총자산과 비교한 차입금의존도는 42.9%였다. 반면 현금성자산 규모는 220억원에 불과했다.
◇"후발주자 강점 살려야" 경영진 혜안 주목
시장에서는 조이시티가 어떻게 난관을 풀어나갈지 주목하고 있다. 경영진의 역량에 달렸다는 시각이 나온다. 현재 조이시티는 조성원 대표가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조 대표는 2013년 4월부터 10년 넘게 조이시티 대표직을 역임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조이시티 모회사인 엔드림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조이플엔터테인먼트 대표직은 김준현 조이시티 이사가 맡고 있다. 다른 사내이사 없이 홀로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구조다. 트랄라랩 대표직에는 지승범 엔드림 기타비상무이사가 앉아 있다. 사내이사로는 강민구 조이시티 이사, 나자영 모히또게임즈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임명된 상태다. 모히또게임즈는 조이시티 관계사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라고 꼭 어려움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첫번째 쥐는 덫에 걸리고, 두번째 쥐가 치즈를 먹는다는 말처럼 경영진의 혜안에 따라 언제든지 시장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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