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테스나는 지금]두산이 반도체 후공정을 잡은 이유, 미래 포트폴리오 개편①그룹 미래 먹거리 '반도체' 핵심, 글로벌 톱5·캐시카우 도약이 과제
이민우 기자공개 2023-08-08 13:07:01
[편집자주]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기업인 두산테스나는 지난해 두산그룹에 인수돼 새시대를 시작했다. 특히 두산그룹은 구조조정 이후 반도체를 포함해 새롭게 짠 청사진에서 두산테스나를 핵심 계열사로 분류했다. 두산테스나는 글로벌 수준 기업 도약과 함께 그룹 캐시카우로 자리잡아야 하는 역할도 맡았다. 기대 속에 중책을 맡은 두산테스나의 현재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4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채권단 관리에서 졸업하며 구조조정을 끝마쳤던 두산그룹은 직후 반도체 테스트 기업인 테스나 인수에 나섰다. 자기자본 2300억원을 포함 총 4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이 들어간 가운데 두산테스나가 출범하게 됐다. 이후 두산테스나는 두산그룹의 전략통인 김도원 사장의 부임 등 집중 관리를 받으며 핵심 계열사로 약진하는 중이다.두산테스나는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반도체와 에너지, 산업기계를 꼽은 3기 두산을 대표하는 사업체다.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은 인수 직후 직접 사업장에서 글로벌 탑레벨 등극을 목표로 말했다. 이에 두산테스나는 1조원 투자를 약속받는 등 급속도로 성장 중이다. 국내 테스트 1위 기업으로 삼성전자를 주요 고객사로 둬 현금창출원으로 가치도 높다.
◇새술 새부대에 담은 ‘3기 두산’, 국내 반도체 테스트 1위 원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국내 반도체 테스트 시장 1위 기업인 테스나 인수를 결정했다. 에이아이트리 유한회사에서 보유했던 테스나의 보통주, 우선주 등 지분 38.7%를 두산인베스트먼트 측에서 가져가는 조건이었다. 인수대금만 4600억원 수준으로 상당한 규모였다. 양사의 주식매매계약은 4월말 완료됐다. 두산그룹 산하 두산테스나의 첫 시작이었다.
테스나 인수는 당시 동종 반도체 업계는 물론 투자은행(IB) 등으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두산그룹이 지난 2020년 3월 시작했던 채권단 관리체제를 졸업한 이후 진행된 첫 대형 인수합병(M&A)였던 탓이다.
특히 두산그룹에서 인수를 시도한 시점이 채권단 관리체제 종료 직후라는 점도 관심을 모았다. 두산그룹의 채권단 관리체제는 지난해 2월에 종료됐다. 이는 두산그룹이 얼마나 테스나를 원했는지 알 수 있는 방증이다.
두산테스나가 인수 이후 지속적으로 그룹차원에서 집중된 관리를 받는 점도 이를 증명한다. 당장 김도원 최고전략책임자(CSO) 사장이 지난해 대표이사로 자리했다. 김 사장은 부임 이전부터 두산테스나 이사회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다. 동시에에 구조조정 이후 ‘3기 두산’의 산파이자 중추로 꼽히는 인물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룹 전략통인 김도원 사장이 직접 경영일선에 나섰다는 것은 두산에서 해당 계열사를 최우선으로 관리할 핵심 기업으로 본다는 의미”라며 “김 사장은 구조조정 당시에도 두산그룹을 조력해왔기에 현재 미래 청사진 등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라고 설명했다.
◇미래 먹거리 핵심계열사, 글로벌 톱5·캐시카우 등극이 숙제
두산그룹은 실제로 두산테스나를 미래전략의 중심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중공업, 에너지 분야에만 집중해 글로벌 탈석탄, 탈원전 트렌드에 대비하지 못했던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두산그룹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선언하며 차세대 먹거리로 에너지, 산업기계 그리고 반도체를 꼽았다.
두산테스나는 이런 두산그룹의 새로운 미래전략 중 반도체 영역에서 선봉장을 맡은 셈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최근 전공정의 한계 임박으로 패키징, 테스트 등 OSAT 기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국내 1위 수준의 반도체 테스트 처리 능력에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둔 두산테스나 위상은 당분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앞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두산테스나 인수 이후 두 달만인 지난해 6월 공식적으로 직접 서안성 사업장을 방문했다. 구조조정 이후 재도약을 노리는 두산그룹의 각오와 추후 두산테스나에서 가지게 될 입지를 나타낸 상징적인 행동이었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두산테스나를 5년 내 반도체 테스트 분야 5대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앞으로 두산테스나에 주어진 과제는 명확하다. 박 회장의 목표처럼 글로벌 수준의 반도체 테스트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과 동시에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도 맡아야 한다.
두산테스나가 캐시카우로 기대받는 이유는 반도체 테스트 사업의 특성에 있다. 반도체 테스트는 고객사인 반도체 기업의 물량을 장비를 통해 검사하는 만큼 별도 재고물량 등이 발생하지 않고 요구 비용도 낮다. 반도체 테스트 장비 구매와 구축에 비용이 들지만 이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실적 규모를 높여 커버할 수 있는 부분이다.
동시에 반도체 테스트 장비 확대는 두산테스나 같은 테스트 기업의 매출 증가로 직결되기에 반드시 부담에만 시달리는 것도 아니다. 2021년 두산테스나는 1135억원의 장비 설비투자(CAPEX)를 집행했는데 지난해 2021년 대비 33% 증가한 2777억원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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