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8월 08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빗썸이 신규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월에는 4개에 불과했던 신규상장 종목이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 7월에만 원화와 비트코인(BTC) 마켓을 합쳐 총 13개 종목을 새로 상장했다. 종류도 다양하다. 국내, 해외 가리지 않고 있다. 내부서 글로벌 1위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유사한 규모까지 종목을 확대하자는 방침을 세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빗썸의 BTC 마켓 활용방법도 돋보인다. 규모가 작거나 거래소에 최초상장하는 신생코인은 우선 BTC 마켓에 상장해 시장 반응을 보고 투자 수요가 확인되면 원화마켓에 이전상장하는 방식을 적극 차용했다. 더불어 늘어난 종목수 만큼 사후 모니터링에도 더욱 힘을 주고 있다.

◇830프로젝트 이후 상장 가속도…BTC마켓 적극 활용

빗썸은 8일 오전 알에스에스쓰리(RSS3) 가상자산을 원화마켓에 신규상장했다. 이달 들어 벌써 세 번째 신규상장이다. 지난 1일에는 알렉스(ALEX), 3일에는 셀로(CELO)를 원화마켓에 추가했다.

빗썸은 올해, 약 일곱달 동안 72종의 가상자산을 상장했다. 특히 830 프로젝트를 시작한 하반기에 속도를 냈다. 6월에는 10종, 7월에는 13종의 신규 종목이 빗썸에 올라갔다.

이 과정에서 신생 프로젝트거나 잠재 투자자 수가 적은 경우 BTC 마켓에 먼저 상장하는 형태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BTC 마켓이란 원화가 아닌, 비트코인을 활용해 다른 알트코인을 구매하는 서비스다.


7월 초 상장한 팬토큰이 대표적인 사례다. 빗썸은 SS라치오(LAZIO), FC포르투(PORTO), 산투스FC(SANTOS) 등 축구 구단과 연계된 '팬토큰'을 BTC 마켓에 올렸다. 이들 프로젝트는 구단의 팬들이 토큰을 구매한 후 팬송, 버스랩핑 등 소소한 의사결정 과정에 투표권을 행사하도록 한다.

특정 구단의 팬을 타깃하기에 투자층을 넓히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BTC 마켓행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바(HVH), 위치토큰(WTICH) 등 국내 기업이 발행한 신생 가상자산도 BTC 마켓에 상장했다.

일각에서는 빗썸이 해외 대형 거래소처럼 빠르게, 다양한 종목을 상장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빗썸 내부서 바이낸스만큼 거래지원 종목 수를 늘리자는 방침이 나온 것으로 안다"며 "가능성이 보이면 빠르게 상장하는 바이낸스의 상장기조를 차용한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바이낸스에는 현재 388종의 가상자산이 상장돼 있다. 빗썸은 이보다 140개가량 적은 246종의 거래를 지원한다.

이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특별하게 빗썸 내부 기조가 바뀐 부분은 없다"며 "좋은 프로젝트를 발굴해 거래지원하는 것이 거래소의 역할이고 거래소 본연의 업무라고 생각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상장폐지는 14개…프로젝트 사업 이행 여부 모니터링한다

상장종목수와 정비례해 빗썸은 사후 모니터링 역량도 끌어올리고 있다. 신규상장 수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부실 코인도 거래되는 게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다.


올해 빗썸에서 상장폐지한 종목은 14개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차원의 결정과 내부 자체 판단에 의거했다. DAXA 공동 대응에 따라 상장폐지한 종목은 어거(REP), 베이직(BASIC), 오미세고(OMG), 세럼(SRM) 등이다.

상장폐지 전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코인은 23개였다. 상장폐지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시세가 급변하거나, 사업 성과가 부진한 기업들을 유의종목으로 분류해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재단으로부터 문제점 소명이나 향후 계획 등을 들은 후 상장폐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이에 따라 3월에는 사업 성과와 커뮤니티 관리 내역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힙스(HIBS)를 상장폐지했다. 2021년 9월부터 서비스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유통물량이 재단 계획과 다른 점을 포착했다.

4월에는 제노토큰(XNO) 거래 지원을 종료했다. 사유는 로드맵의 지속적인 미이행과 마일스톤 실현 수준 미달이다. 가장 최근에 이뤄진 상장폐지는 라이즌(ATOLO)이다. 최초 상장 대비 시가총액이 크게 하락했고 공시 상 계획과 실제 가상자산 발행 물량이 상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