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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발 철근 누락 파장]사퇴 대신 임원 쇄신…이한준 사장, 정면 돌파 '먹힐까'수뇌부 전원 사직서, 숨기기 후폭퐁…국토부 선택 따라 '경영 공백' 여지

전기룡 기자공개 2023-08-14 11:47:55

[편집자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긴급 안전점검 결과 시공역량이 부족해 철근이 누락됐던 단지가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종합심사낙찰제를 도입해 낙찰자를 선정해왔지만 사실상 실효성이 떨어졌던 셈이다. 이에 따른 파장이 만만찮게 번지고 있다. 더벨은 LH를 비롯해 주요 개발공사의 시공사 선정 과정을 재조명해보고 각 과정의 변별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1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철근 누락 사태를 정면 돌파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인적 쇄신 차원에서 상임이사 전원의 사직서를 받았다.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임면권자의 뜻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최악 경우 수뇌부 전반의 경영권 공백이 갑작스레 생길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최근 LH가 발표한 철근 누락 단지 현황에서 5곳이 제외된데 따른 후폭풍이다. 이 사장도 제3자로부터 제보를 받기 전까지 5곳이 누락된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던 만큼 사태가 심각하다고 내다봤다. 상임이사의 공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여파보다 당장의 쇄신에 무게를 둔 모습이다.

LH는 11일 오전 이 사장 주관 하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 사장은 "무량판 적용 지하주차장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한 후 결과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5개 단지의 철근 누락 사실을 확인하고도 최종 자료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철근이 누락된 단지는 '화성남양뉴타운 B10'을 비롯해 '평택소사벌 A7', '파주운정3 A37', '고양장항 A4', '익산평화' 등 5곳이다. 이 중 화성남양뉴타운 B10과 평택소사설 A7, 파주운정3 A37은 이미 준공이 이뤄졌다. 고양장항A4와 익산평화에서는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사장은 5개 단지가 누락된 원인으로 조직의 안일함을 꼽았다. 5개 단지 모두 누락된 철근이 5개 미만이었던 데다 조사 과정에서 즉시 보강이 이뤄져 내부적으로 위험도가 경미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 사장도 제3자로부터 제보를 받기 전까지 누락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는 "무량판 구조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에 미루어 경영적 판단 하에 기존 발표에서 제외됐던 지구들을 포함해 추가 발표를 하게 됐다"며 "LH의 최고경영자(CEO)로서 근본적으로 혁신하고자 인적 쇄신을 단행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인적 쇄신의 첫 단추는 상임이사 전원을 교체하는 작업이 될 전망이다. 이미 모든 상임이사가 사직서를 제출해 놨다. 이 사장도 자신의 거취에 대해 원 장관 등 임면권자의 뜻을 따르겠다면서도 맡겨 준다면 LH에서 혁신을 이룩하는데 보탬이 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 사장은 "공기업의 장은 본인의 의사보다 임면권자의 의사가 더 중요하다"며 "사직을 각오로 언제라도 따를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임면권자께서 맡겨 주시는 동안에는 그때까지 공기업의 장으로서 소임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상임이사진이 제출한 사직서가 받아들여질 시 LH는 경영 공백에 직면할 전망이다. LH 이사회는 이 사장이 상임기관장을 맡고 염호열 상임감사위원, 박철홍 부사장, 하승호 국민주거복지본부장, 신경철 국토도시개발본부장, 박동선 지역균형발전본부장, 오영오 공정경영혁신본부장이 자리하는 구조다.

LH가 6개 본부 체제라는 점에 미루어 공공주택사업본부, 건설안전기술본부를 제외한 4개 본부는 수장을 잃게 된다. LH의 정기인사가 이뤄지는 내년 1월까지는 사실상 대행체제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감사원 출신의 염 위원도 신도시 투기 사태 이후 쇄신 차원에서 영입된 인물이지만 불명예스런 퇴진을 하게 된다.

이 사장이 임면권자의 의지에 따라 물러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점도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LH는 사장 공모에 들어갈 시 3~4개월가량이 소요돼 왔다. LH로서는 자칫 사장대행 체제에서 '존립의 근거가 없다'는 강도 높은 비판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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