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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디스플레이 '불황기', 삼성이 LG와 다른 점③스마트폰향 중소형 패널 위주, LCD 폭락 대란 피해 최소화

원충희 기자공개 2023-08-30 07:29:29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4일 13:4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은 작년부터 불황기 상태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이 떨어지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금리 인상 등으로 시장 수요가 위축됐다. 특히 TV 등에 들어가는 대형 패널의 수요가 큰 타격을 입었다.

LG디스플레이가 적자 수렁에 빠진 이유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여전히 견조한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위주의 사업구조 덕분에 LCD 폭락 대란의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모회사에 돈 빌려준 삼성, 모회사에 손벌리는 LG

가전업계에서 맞수인 삼성과 LG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경쟁사이자 피어그룹(Peer Group)으로 묶인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의 손꼽히는 강자로 대립과 협력이 교차하는 사이다. 중국 업체들의 덤핑에 가까운 저가공세와 기술유출 방지 등의 이슈에는 한배를 탔지만 시장점유율과 제품 수준 및 브랜드를 두고 으르렁거리는 사이기도 하다.

다만 실적이란 측면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비교우위를 유지해 왔다. 매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영업현금흐름 등 모든 면에서 월등하다. 특히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 불황에 두 회사 모두 실적이 주춤했으나 적자 수렁에 빠진 LG디스플레이와 달리 삼성디스플레이는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EBITDA는 각각 34조2982억원. 10조9393억원으로 LG디스플레이(26조1517억원, 2조4724억원)를 크게 웃돈다. LG디스플레이의 작년 EBITDA가 전년대비 63%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으로는 마이너스(-)인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현금흐름에서도 10조9430억원에서 11조3958억원으로 늘어난데 반해 LG디스플레이는 5조7575억원에서 3조154억원으로 줄었다.


설비투자 등 자본적지출(CAPEX)에 대해서도 두 회사는 차이를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의 CAPEX는 2017년을 제외하고 평균 3조~4조원 수준으로 영업현금흐름 내에 있다. 덕분에 잉여현금이 매년 차곡차곡 쌓여왔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최근 6년간 2021년을 제외하고 CAPEX가 영업현금흐름을 웃돌고 있다. 잉여현금흐름이 계속 마이너스 상태다.

현금 사정이 박해지자 LG디스플레이는 대주주 LG전자로부터 1조원을 장기차입으로 빌려야했다. 회사채 조달을 여러 차례 했던 LG디스플레이로선 시장성 조달 여건이 어려워지자 모회사에 손을 벌렸다. 이와 달리 삼성디스플레이는 30조원 넘는 현금보유고를 헐어 22조원가량의 돈을 모회사인 삼성전자에 빌려줄 정도가 됐다.

◇삼성 '중소형', LG '대형'…사업구조 차이에 희비 엇갈려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를 주 고객으로 삼고 있는 것처럼 LG디스플레이 역시 LG전자를 주 고객으로 삼고 있는 구도는 비슷하다. 그럼에도 삼성디스플레이가 견조한 실적 추이를 보이는 데는 사업구조 차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중소형 패널 위주로, LG디스플레이는 TV 등에 쓰이는 대형 패널 위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차세대 주력으로 삼고 있으나 아직 TV시장은 가격 경쟁력 때문에 LCD가 주류다. OLED는 LCD보다 아직 비싸고 소비자들이 인식할 만한 월등한 성능 차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다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가전시장 수요가 위축되면서 LCD 가격이 급락했다.

스마트폰의 경우 OLED 특유의 저전력과 접을 수 있는 플렉시블 기능 덕에 디스플레이 패널로 쓰임새가 많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은데 반해 삼성전자는 여전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활약 중이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패널 위주로 성장했으며 매출 비중은 90% 이상이다. 특히 지난 2분기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중소형 매출 비중은 90% 후반대로 대분을 차지했다.

다만 이 같은 사업구조 편중 현상은 삼성디스플레이의 고민이기도 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9년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방문해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가 있다.

아직 대형 패널의 경우 고객사들의 수요가 불확실해 섣불리 생산량을 늘기는 게 부담이다. 대신 애플 등 주요 고객사의 IT기기에서 OLED 채택율이 높아지는 흐름에 맞춰 이를 확대키로 했다. 3년간 약 4조원을 투입해 노트북과 태블릿 등 IT기기용 OLED 생산라인을 키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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