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성장통 속 미래 청사진]'뉴이니셔티브' 올해가 고비, 카카오 10년을 위한 진통④브레인·엔터프라이즈·헬스케어 육성해 '비욘드모바일·비욘드코리아' 비전 달성
이지혜 기자공개 2023-09-11 11:17:01
[편집자주]
성장통. 이 말보다 카카오그룹의 현 상황을 잘 짚어주는 말이 있을까. 글로벌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고사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바탕으로 카카오그룹이 '비욘드 코리아'를 실천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를 위해 카카오그룹은 대가를 치르면서 강력한 성장엔진을 장착했다. 카카오그룹의 성장엔진과 이들이 그리는 미래 청사진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7일 14: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은 카카오에게 의미가 남달랐다. ‘뉴이니셔티브(New Initiatives)’라 불리는 신성장동력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브레인, 카카오헬스케어를 필두로 향후 10년 먹거리를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공식석상에서 강조했다.카카오는 지난해 초 성장전략으로 '비욘드코리아(Beyond korea), 비욘드모바일(beyond mobile)‘을 내세웠는데 이를 어떻게 실천할지 구체적 사업방향을 뉴이니셔티브라는 이름으로 제시한 셈이다.
클라우드 시장의 강자로 자리잡는 동시에 AI(인공지능)기술로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고 빠르게 크고 있는 헬스케어 시장에서 기회를 잡아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비전이다.
카카오에게 있어서 큰 도전이었다. 세 계열사의 사업을 적극 육성해 지속 성장하겠다는 각오과 함께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테니 기다려달라는 호소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카카오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성장통을 견뎌내고 있다.
◇AI 비용 줄이기 사활, ‘군살 빼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협력
7일 카카오 IR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뉴이니셔티브에서 발생한 영업손실이 117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같은 기간보다 영업손실이 36% 늘었다. 뉴이니셔티브는 카카오가 비욘드코리아, 비욘드모바일의 성장전략을 달성하기 위해 점찍은 계열사를 가리킨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브레인, 카카오헬스케어 등이다.
카카오 내부적으로는 선방했다는 분위기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영업손실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서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대표는 올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경영효율화를 통해 기존에 말씀드린 손실 규모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올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 관련 투자규모가 올해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보수적으로 뉴이니셔티브에서 발생하는 영업손실이 최대 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영업손실은 당초 예상했던 3000억원의 절반에 훨씬 못 미쳤다. 하반기에도 비용 효율화에 성과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역할이 클 것으로 바라봤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AI학습·추론 관련 클라우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투자 비용을 내재화하고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AI 관련 연구 개발 인력 증가와 차세대 언어모델 관련 인프라 수수료로 상반기보다 손실이 불어나더라도 연간 3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산된다.
클라우드 비용의 내재화는 카카오에게 있어서 획기적 비용절감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카카오는 당초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클라우드사업과 별개로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려고 했다. 이에 따라 예상 영업손실 3000억원 가운데 80%가량이 AI 관련 클라우드사업에서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하면 비용내재화는 물론 AI사업에 있어서 관련 인프라를 고도화하는 노하우도 축적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브레인을 필두로 AI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계획했던 것보다 AI산업이 더 빠르게 발전하는 상황에서 뒤쳐질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이에 따라 카카오브레인은 3억장 규모의 이미지-텍스트를 학습한 이미지 생성 파운데이션 모델인 칼로2.0을 7월 출시하고 올 10월에는 초거대 AI인 코(Ko)GPT 2.0도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카카오엔터프라이즈도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IT전반에서 20년의 경력을 보유한, 특히 클라우드 분야에 전문성이 있다고 평가받는 이경진 대표를 올 5월 선임했다.
이경진 대표는 클라우드와 검색사업부문을 CIC(사내독립기업)체제로 전환하는 한편 클라우드 관련 서비스를 ‘카카오클라우드’로 통일했다. 클라우드 고도화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서비스형 플랫폼(PaaS) 역량을 한 데 모으기 위한 결정이다. 이를 통해 공공과 산업별 1위 사업자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게 최종 목표다.
◇창립 3년 차 흑자달성 목표 내건 헬스케어
카카오브레인과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비욘드모바일의 핵심주자라면 카카오헬스케어는 비욘드모바일은 물론 비욘드코리아까지 달성할 수 있는 계열사라고 할 수 있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최근 더벨과 인터뷰에서 "카카오와 국내 기업의 기술력, 의료체계의 우수성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손꼽히는 디지털헬스케어 탑플레이어가 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2022년 4월 자본금 9억원으로 설립된 카카오의 100% 자회사다. 의료 서비스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만큼 카카오헬스케어는 영위업종도 ‘시스템·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이라고 명시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축하고 국민, 의료계, 산업계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해 헬스케어 서비스의 비대칭성과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이를 위해 카카오브레인의 AI기술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예컨대 모바일을 기반으로 개인의 건강을 관리하고 챗봇으로 의사와 연결, 진료를 볼 수 있게 도우며 헬스케어 데이터를 디지털화하고 표준화해 의료서비스를 개선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일반 국민은 물론 의료계, 산업계, 정부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카카오는 바라본다.
사업화 속도도 빠르다. 연속혈당측정(CGM)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인 데스콤 등과 손잡고 CGM기기를 기반으로 한 당뇨 개인건강관리 서비스를 올해 안에 선보일 계획이다. 또 구글 클라우드와 협업해 개별 의료기관의 데이터를 한 곳에 모으지 않고 연합학습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국내에서 해당 프로젝트의 성과를 낸다면 해외 진출도 적극 모색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헬스케어는 창립 2년 만에 국내는 물론 해외사업까지 진행할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2025년에는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뉴이니셔티브의 기대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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