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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동박 3사]치열한 기술경쟁, R&D 지출 확대세 '뚜렷'[R&D]⑤투입 비용 가장 큰 곳은 SK, 솔루스는 매출 대비 비중 최고

김위수 기자공개 2023-09-13 07:37:55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1일 07:5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전지박) 시장의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우리나라 동박 업체들이 꺼내든 가장 큰 경쟁력은 기술력이다. 중국 동박 기업들이 낮은 가격을 기반으로 보급형 시장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는 모습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고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직 중국 업체들의 침투율이 낮은 고품질 동박 시장을 선점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나타나는 흐름과도 유사한 모습이다.

연구개발(R&D) 역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3사 모두 R&D 비용 지출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중 동박 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SK넥실리스가 R&D 투자 규모 역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SK넥실리스·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보다 상대적으로는 기술력이 한 수 아래라고 평가받는 솔루스첨단소재는 매출 중 연구개발에 투입하는 금액의 비중이 동박 3사 중 가장 컸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연구개발 투자는 금액면으로나 매출 대비 비중면으로나 적었지만 연구개발에 투입하는 금액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규모는 SK, 비중은 솔루스

SK넥실리스의 R&D 규모는 SKC에 인수된 이후 줄곧 늘어나는 모습이다. 2019년 SK넥실리스(당시 KCFT)가 집행했던 R&D 지출은 49억원 수준이지만 2020년 SKC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매년 규모가 커졌다. 2020년 R&D 비용이 64억원으로 오른 뒤 2021년 78억원, 2022년 9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올 상반기 R&D에 투입한 비용이 59억원에 달하는 만큼 올해 역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난 2020년부터 2023년 6월까지 3년 반 동안 SK넥실리스가 지출한 R&D 비용은 291억원으로 동박 3사 중 가장 높았다. SK넥실리스 다음으로 R&D 지출이 큰 곳은 같은 기간 270억원을 투입한 솔루스첨단소재다.

특히 솔루스첨단소재는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용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2% 안팎을 기록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SK넥실리스의 경우 1%대를 유지했다. 단 올 상반기에는 SK넥실리스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가 1.6%로 솔루스첨단소재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SK넥실리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달리 전기차용 동박을 비롯해 반도체용 동박, 디스플레이용 소재 및 바이오 분야까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개발비 자체로는 비교가 힘든 것은 사실이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가 다른 동박 업체에 비해 높은 점은 엄연한 사실이다. 동박 사업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으로 높은 만큼 연구개발비에서 동박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솔루스첨단소재 역시 동박 시장에서 뛰어난 품질을 생산한다고 평가받고 있으나 국내에서 오랜 기간을 두고 동박 사업을 펼쳐왔던 SK넥실리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보다는 뒤처진 부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SK넥실리스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현재 주력 제품인 6마이크로미터(㎛), 8㎛ 동박 외에 4㎛ 동박 양산에 대한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동박은 얇을수록, 강도가 높을수록, 그러면서도 잘 늘어날수록 고품질 제품으로 분류된다. 솔루스첨단소재 역시 R&D 투자에 상대적으로 비중을 높이며 기술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경우 R&D 지출의 절대적인 규모, R&D 비용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모두 동박 3사 중 가장 낮았다. 롯데그룹의 이차전시 사업에 대한 의지가 큰 데다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롯데케미칼로 인수된 후 연구인력을 공격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R&D 비용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향후 R&D 투자 비용도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R&D 전문가 사내이사 진입 현황은

이사회는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중대한 경영상 결정을 내리는 역할을 한다. 이사회에 기술 관련 경력을 기반으로 하는 임원을 두고 있다는 것은 기술적인 측면의 의견을 중요하게 고려하기 위해서로 해석될 수 있다.

현재 SK넥실리스에는 사내이사로 R&D센터장 출신인 전상현 생산본부장을 이사회에 두고 있다. 전 본부장은 LS엠트론 시절부터 동박 산업에 몸담았던 인물로 수석연구위원직, 연구소장을 지냈다. SK넥실리스가 SKC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에도 R&D센터장을 맡았다.

연구개발에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셈이다. 전 본부장은 2022년 SK넥실리스 이사회에 합류했는데, 이전에도 기술인력으로 분류할 수 있는 김영태 전 대표가 이사회에 있었다. 꾸준히 이사회에 기술과 관련된 인력을 포함하는 모습이다.

솔루스첨단소재의 경우 각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진대제 회장과 서광벽 부회장 모두 기술역량을 기반으로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진 회장은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대학원에서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진 회장은 미국 IBM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한 이력이 있으며 이후 삼성전자에서 메모리 본부 제품개발센터장 등을 거쳐 대표이사 직책에 오른 인물이다. 정보통신부(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직책을 맡은 이력도 있다.

2021년 솔루스첨단소재에 합류한 서 부회장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팀 부사장과 SK하이닉스 미래전략기술총괄 사장을 역임했다. 서울대학교 재료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대학원에서 재료공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두 사람은 반도체 분야의 전문가로 이차전지 및 동박 사업과의 직접적인 연은 없다. 단 동박 자체가 반도체 소재인만큼 동박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전반적인 R&D 경쟁력 및 생산공정 최적화 부문에 기여할 여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경우 대표이사인 김연섭 부사장이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 출신이다. 단 김 부사장은 롯데케미칼 및 롯데첨단소재에서 주로 경영기획, 경영지원과 같은 분야를 맡아왔다. 기타비상무이사로 있는 조계연 롯데케미칼 전지소재사업단 사업개발담당도 서울대학교 화학공학 학사 출신이기는 하지만 2013년 이후 이력을 살펴보면 연구개발(R&D) 인력으로 분류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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