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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출자대전 '에필로그' [thebell desk]

박창현 M&A부장공개 2023-09-15 08:28:59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4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의 PEF 출자사업이 막을 내린 지 2개월이 지나간다. IMM PE와 한앤컴퍼니, 맥쿼리PE는 선택을 받았고 어펄마캐피탈과 VIG파트너스, bnw인베스트먼트는 고배를 마셨다. 결과에 웃고 울고 이제는 그 감정이 수그러질 법도 한데 여진이 여전하다. 워낙 중요한 출자사업인 데다 하우스별로 이 이벤트가 갖는 의미가 컸던 탓으로 해석된다. 느즈막이 '에필로그'를 적어 보는 이유다.

#1. 구사일생. IMM PE의 상황이 그렇다. 전통의 강호는 이 결전을 앞두고 내상이 적지 않았다. 한샘과 에이블씨엔씨 투자 성적표가 낙제점에 가까웠던 탓에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더 나아가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하지만 역시 재벌과 연예인, IMM 걱정은 하는 것이 아니었다. 에어퍼스트의 화려한 엑시트 성과를 앞세워 당당히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자칫 흑역사의 서막이 열릴 뻔했지만 극복해 냈다. 다만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위기감이 엄습했다는 것 자체가 위기의 시작이라는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2. 단기필마. 언젠가 한앤컴퍼니를 PE 업계의 '노박 조코비치'라 표현한 적이 있다. 그는 인간미 없는 완벽한 플레이 탓에 팬도, 안티도 많다. 오버랩이 된다. 해외에서 주로 펀딩을 하던 한앤컴퍼니는 올해 처음으로 국민연금서 돈을 받았다. 투자금 회수 실적이 미미하다는 약점이 지적됐지만 국민연금의 판단은 달랐다. 풀 엑시트는 아니지만 배당과 리캡 회수 등을 다 실적으로 인정했다. 갑작스러운 거물의 등장으로 경쟁은 치열해졌고 자연스럽게 그 자리를 노렸던 많은 이들의 공공의 적이 됐다. 그럼에도 의연히 혼자서 나아갈 것이다. 무소의 뿔처럼.

#3.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맥쿼리PE의 강점은 도대체 무엇일까. 시장의 반향을 불러일으킨 결과였다. 국민연금이 심사 과정에서 '스토리'보다는 '스피드'에 방점을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맥쿼리PE는 직전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한지 1년 6개월 만에 모두 소진했다. 본선 진출자들의 실력은 대동소이하다. 그렇다면 맥쿼리PE의 가장 큰 강점이었던 빠른 소진이 결국 국민연금에 먹혔다는 결론이 나온다. 결과는 나왔고 이제 증명하면 된다. 맥쿼리PE와 국민연금 모두.

#4. 와신상담. 탈락의 충격이 가장 컸던 하우스는 단역 VIG파트너스다. 자타공인 국민연금의 아이돌이었다. 투자, 회수, 관리, 스토리 등 어느 것 하나 빠진 것이 없었다. 가장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빈틈이 생겼다. VIG파트너스 스스로도 돌이켜보는 포인트다. 충격은 조직 개편, 맨파워 등 여러 이슈로 번졌다. 결국 이를 정비하는 것 역시 하우스의 힘이다. 위기 속에서 항상 더 강해졌던 하우스로 기억한다. 이번에도 물론.

#5. 톱티어를 향한 열정과 야망. 어펄마캐피탈은 진심이었다. EMC홀딩스와 삼양팩키징 등 빛나는 회수 실적이 있었지만 여전히 큰 형님들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로 언더독의 반란을 꿈꿨다. 결과는 낙방. 이후 예정된 워크숍을 취소했다는 후문을 들었다. 이번 출자사업에 걸었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쉬운 결과였지만 톱티어 진입 가능성을 확인한 쇼케이스가 됐다. 다른 출자사업에선 승승장구하고 있다. 야망은 더 커지고 있다.

#6. A Star Is Born. 'bnw인베스트먼트 이름을 처음 들었다. 실적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런 테크 전문 하우스가 필요하다. 거기 분들 소개 좀 해 달라.' 이번 출자 사업 과정에서 정말 많이 들었던 말이다. 내부적으로도 고무된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 기운을 발판 삼아 첫 블라인드 펀드 결성에 더 매진하겠다는 각오다. 새로운 얼굴의 등장은 항상 환영할 일이다. 단연 이번 출자 사업에서 가장 빛난 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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