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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ESL 1등' 바라보는 솔루엠, 주가 기지개 켠다연초 대비 주가상승률 70% 육박…'전기차파워·센서·헬스케어' 신사업 확장

김슬기 기자공개 2023-09-20 13:51:11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5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솔루엠의 주가가 올 들어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7월 3만원대를 터치한 후 주춤했지만 올해 전반적으로는 주가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상승비결에는 전자가격표시기(ESL)를 꼽을 수 있는데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향후 ESL 성장 여력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올해 3월에는 주요주주였던 삼성전기가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을 통해 보유하고 있던 솔루엠 지분 465만주(9.3%)를 전량 매각하면서 잠시 주가가 주춤하기도 했는데요, 연초와 비교하면 14일 종가 기준으로 2만9100원을 기록, 66% 가량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현재 시가총액은 1조4800억원대입니다.

여기에는 ESL 경쟁사 이슈도 한몫했습니다. 솔루엠은 글로벌 ESL 시장에서 현재 2위인데요, 지난 6월 1위인 SES이마고태그(SES IMAGOTAG) 회계 부정 이슈가 터졌습니다. 글로벌 공매도 전문 리서치 기업 '고담시티 리서치'가 2020~2023년 3년간 매출이 7~13% 과대 계상됐다고 분석한 것인데요. 솔루엠이 반사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시각도 반영된 것입니다.


솔루엠은 2021년 1월 기업공개(IPO) 당시 기관수요예측 흥행을 거두면서 공모가 희망밴드 '1만3700~1만5500원'을 훌쩍 뛰어넘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당시 공모가액은 1만7000원이었고 상장 첫날 종가가 2만9150원이었습니다. 이후 주가 변동성이 컸고 지난해 1만7000원대까지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의 상승세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솔루엠의 주가는 고점 대비 다소 조정을 받고 있지만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는 피어그룹보다 양호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솔루엠이 상장 당시 국내 비교그룹으로 선정했던 한솔테크닉스, 파워넷, 동양이엔피, LX세미콘(옛 실리콘웍스) 등은 연초 대비 각각 34.5%, 19.2%, 53.8%, 20.8% 올랐네요.


◇Industry & Event

솔루엠은 삼성그룹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였는데요. 2015년 7월 삼성전기가 비주력 사업부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당시 디지털모듈사업부문 내 파워모듈, 전자튜너(영상송신 변환장치), ESL사업부 등 3개 사업부문을 묶어서 분사시켰습니다.

당시 국내외 임직원 2200여명이 주주로 참여하는 종업원 지주회사의 형태로 출범했는데요. 삼성전기도 출자에 참여하면서 주요주주로 있었던 것이죠. 현재는 지분관계가 없지만요. 솔루엠의 사업구조가 안정적이었던만큼 분사 직후인 2016년에도 5000억원대의 매출과 5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솔루엠의 사업부문은 전자부품과 ICT 부문으로 크게 나뉘는데요. 전자부품은 파워모듈, 3in1 등이 있고요, ICT에 ESL과 IoT 제품 등이 있습니다. 3IN1 보드는 TV 안에 들어가는 파워보드, 영상보드, 튜너 등 세개의 보드를 하나로 합치는 기술이 적용됩니다. 최대 고객사가 삼성전자인 만큼 안정적인 매출을 내왔습니다.


전자부품 사업부는 2019년 7800억원대, 2020~2021년 9000억원대, 2022년 1조3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고요, 올해 상반기 5400억원대의 매출을 냈습니다. 사업초기만해도 신사업으로 꼽혔던 ICT 부문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2019년 1000억원대였던 매출이 2022년 3700억원대까지 커지더니 2023년 상반기에는 5600억원대로 전자부품을 앞질렀습니다.

양호했던 실적에도 솔루엠의 주가는 상장 후 크게 상승하지 못했는데요, 상장 당시 몸값을 산정했던 주가수익비율(PER)이 23.39배였고 현재 PER는 13.82배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아쉽기도 합니다. 상장 초반 과거 솔루엠에 투자했던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 매각 등으로 오버행(대규모 매각 대기 물량 출회) 이슈가 있었고 이후 시장의 관심에서 살짝 멀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내실을 다져온 덕에 펀더멘탈은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ESL의 영업기여도가 꾸준히 상승했다는 점이 가장 컸습니다. 유럽이나 북미 지역 내 유통 기업과 계약을 맺으면서 시장 점유율을 넓혀왔고요, 현재는 글로벌 1위를 넘볼 수 있는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최근에는 신사업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멕시코 신공장 부지를 취득했고 올해 안으로 공장을 완공할 예정입니다. 여기에는 전력모듈, ESL, 전기차 충전기용 전력 모듈,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용 전력 모듈 등 신사업 제품 생산라인을 넣었는데요. 솔루엠의 성장 2막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Market View

증권가에서도 솔루엠 주가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올해 60% 넘게 주가가 상승했지만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가장 최근 리포트를 작성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했고 목표가로 4만원을 책정했습니다. 현재 주가보다 37% 높은 수준입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만 이런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올해 2분기 실적이 나오면서 솔루엠을 커버하고 있는 BNK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대신증권, DS투자증권, 흥국증권 등도 매수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 중 하이투자증권은 4만3000원을 제시, 가장 높은 목표가를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실적을 보면 ESL 시장에 스팟성 오더가 발생하고 있고 고객사들의 설치 요청이 빨라졌다"며 "ESL 사업의 이익 레버리지가 재증명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선진 시장의 TV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고 관련 부품에 대한 재고조정, 판가인하가 수반되는 등 최악의 업황에서도 전자부품의 수익성을 BEP(손익분기점)로 방어했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밝혔습니다.

권태우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ESL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여줬고 분기말 수주 잔고는 1조4500억원으로 잔액의 50%는 내년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2024년도 실적도 담보되어 있다"며 "글로벌 1위 기업의 PER는 42배, 3위 업체는 25배인만큼 ESL 업체들 대비 솔루엠의 가치가 여전히 낮게 형성되어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솔루엠 성장의 키맨은 전성호 대표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는 삼성전자 CIS 지역총괄과 삼성전기 디지털모듈(DM) 사업부 사업부장을 거쳐 2015년 7월 솔루엠을 만든 인물입니다. 삼성이라는 든든한 이름표를 떼고 독립해야 하는만큼 책임의 무게도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현재 14.1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현재까지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 대표가 사업 전반을 챙기고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면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살림살이를 하는 이는 반휘권 경영지원실장(전무·CFO)입니다. 그는 삼성전기 DM사업부 출신으로 사업지원팀장과 지원팀장을 거쳐 2018년 솔루엠의 재경팀장으로 왔습니다. 2021년 미국법인장으로 이동한 뒤 멕시코 공장 부지 매입을 마무리짓고 2022년 11월 CFO가 됐습니다.


반 CFO는 솔루엠 창립 초기멤버는 아니지만 사내 문화나 현 사업구조, 향후 진행할 신사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더벨은 시장의 기대를 숫자로 증명하고 있는 반 CFO에게 앞으로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는데요. 올 하반기에는 전통적으로 전자부품사업의 성수기로 ESL과 더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반 CFO는 "올해 실적이 개선된 원동력은 설립 당시만 해도 신사업이었던 ESL이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중심사업이 되었던 측면이 컸다"며 "2022년 4.5%였던 영업이익률이 올 상반기에 8.6%로 크게 성장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ESL와 같은 신성장 고부가가치 신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 사업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솔루엠이 생각하는 신성장 고부가가치 사업은 무엇일까요. 회사 측은 전기차 파워모듈, 서버용 파워 등을 첫 번째로 꼽았습니다. 기존 전자제품용 파워에서 전기차 파워로 적용처를 확장하고 있는데요. 그는 "전기차 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배터리를 어떻게 관리할지, 충전기 모듈은 누가 설계하고 공급할지, 앞으로 나올 폐배터리는 어떻게 활용할지"라며 "이 3가지를 가장 잘 할 수 있는 기업이 솔루엠"이라고 말했습니다.

솔루엠은 국내 유수의 자동차관련 기업들과 배터리관리시스템(BMS·Battery Management System) 협업을 하고 있는데요. 반 CFO는 "충전기 모듈은 자체 30kW급 모델을 개발하여 베트남 공장에서 양산을 준비하고 있고, 연내에 50kW급 모델을 자체 개발해 다양한 모델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센서사업과 헬스케어 사업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찾겠다는 계획입니다. 반 CFO는 "스마트 워치도 한해 1억대에 7억개의 센서가 필요하고, 블루투스이어폰의 경우 5억 세트에 50억개의 센서가 필요한데 현재 솔루엠은 4가지 종류의 센서를 개발했고 고객사의 제품에 센서 채용을 협의 중"이라고 했습니다. 헬스케어 쪽은 운동 모니터링 기능이 있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출시했고 멘탈케어 관련 제품도 개발 중이라고 귀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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