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를 움직이는 사람들]민항기 기술 개발 과제, 어깨 무거운 박경은 상무④다양한 경험 보유한 기계기술 전문가… 매출 회복·민수항공기 개발 양대 과제
강용규 기자공개 2023-09-22 07:28:25
[편집자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중이다. 신냉전의 본격화로 전투기 수출의 기회가 늘어나는 한편 우주가 새로운 사업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UAM 등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모빌리티의 등장 역시 사업기회다. 향후 몇 년은 KAI가 크게 도약하는 시기일 수도 있지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하기 시작하는 시기가 될 수도 있다. 더벨은 격변기를 맞은 KAI를 움직이는 핵심 인물들을 조명하면서 KAI의 미래를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9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3대 사업부문 중 기체부문은 민항기 제조사들에 기체구조물을 제작해 납품하는 사업을 담당한다. 군수(방산)가 아닌 민수사업인 만큼 주목도는 높지 않으나 실적 측면에서는 KAI의 볼륨을 책임져 온 '버팀목'이다.기체부문은 코로나19로 줄어든 사업부문 매출을 회복하는 단기 과제와 각종 국제 개발 프로젝트의 성공적 수행을 통해 독자적 민수항공기 플랫폼의 기반기술을 확보하는 중장기 과제를 안고 있다. 박경은 기체사업부문장 상무가 이 과제의 해결을 지휘하고 있다.
◇기체부문, 실적 회복세 속 국제 개발 프로젝트로 '전환기'
KAI는 2023년 상반기 기체부문에서 매출 3634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보다 4.5% 늘었다. 이 기간 전체 별도기준 매출에서 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26.7%에서 28.1%로 소폭 높아졌다.
최근 몇 년 동안 KAI 기체부문의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2020~2021년 2년 동안의 매출이 기존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치다 2022년 들어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로 항공 여객수요가 줄면서 보잉과 에어버스 등 주요 민항기 제조사들의 항공기 생산도 감소세를 보이다 최근 다시 늘어나고 있는데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포어캐스트 인터내셔널(Forecast International)에 따르면 글로벌 민항기 시장은 2023년 2347억달러에서 2032년 3819억달러까지 10년 동안 연 평균 5.6%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누적 금액은 3조4363억달러(4549조원가량)에 이른다.
KAI 기체부문은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전체 매출의 50% 수준에 이르는 볼륨을 담당했었다. 아직 추가적인 실적 회복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시장 전망이 밝다는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동시에 성장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수주영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KAI 기체부문의 수주잔고는 2022년 초 8조9609억원에서 그 해 말 11조2678억원까지 25.7% 순증가했다. 한동안 잔고 증가세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KAI 기체부문은 올해 5월 미국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를 새 고객사로 맞이하는 등 신규 고객을 지속 발굴하고 있으며 수주 제품도 민항기 주익(주날개)뿐만 아니라 노즈스킨(항공기의 코 부분), 회전익용 동체구조물, 엔진 나셀(엔진실)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다만 수주잔고가 늘어난다는 것은 물량을 차질 없이 실적으로 소화하는 과제가 무거워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KAI 기체부문은 수주 증가와 실적 회복의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만큼 양 분야에 두루 능한 리더십이 요구되는 셈이다.
◇박경은 상무, 다양한 경험 보유한 기계산업 전문가
KAI 기체부문을 이끄는 인물은 박경은 기체사업부문장 상무다. 박 상무는 1968년 2월생으로 한국해양대 박용기계학과를 나왔다. 경상대 대학원에서 항공기계공학 석사 학위도 받는 등 기계산업 전반에 걸쳐 풍부한 지식을 보유했다.
박 상무는 1990년 생산기술 직군으로 KAI(당시 삼성항공)에 입사한 뒤 민수해외영업, 전략기획, 관리 등 다양한 분야의 직무를 경험했다. 2018년 상무보 승진으로 임원 반열에 오른 뒤에는 초기 관리본부 경영기획실장을 지낸 것을 제외하면 주로 기체사업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다. 2023년 1월 상무 승진과 함께 기체사업부문장에 올랐다.
KAI 기체부문은 단기적인 수주 및 실적의 과제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인 독자적 민수항공기 개발 과제도 안고 있다. 독자적 민항기 개발은 KAI가 올해 초 발표한 '글로벌 KAI 2050' 비전의 한 축에 해당하는 주요 과제다. 이 과제를 통해 KAI는 글로벌 주요 민항기 OEM으로서 시장에 진출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민항기 개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개발 및 관리역량 역시 KAI 기체부문의 리더십에 요구되는 능력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박 상무가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 본 만큼 사업부문장에도 최적의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KAI 기체부문이 과거 실적 버팀목 역할을 했다면 앞으로는 미래 성장동력의 한 축도 맡아야 하는 셈이다. 이처럼 사업부문 역할이 확대되는 시기에 부문장을 맡은 박 상무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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