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이해관계자 이해 반할시 법적 처벌 가능" 겐 고토 일본 도쿄대학교 교수 "후쿠시마 원전 관련 13조엔 배상 판결 주목"
최필우 기자공개 2023-09-25 16:05:48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2일 16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사회는 이해관계자의 이해를 고려해야 합니다. 다만 이해관계자 이해를 고려하지 않았을 때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지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경영판단의 재량이 있어 법적 책임이 없다는 게 정설이었지만 최근 이에 반하는 판결이 나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겐 고토(Gen Goto) 일본 도쿄대학교 교수(사진)는 2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3 THE NEXT : Corporate Governance Conference'에서 '이사회 의무 및 경영판단의 외부효과'를 주제로 발표했다. 겐 교수는 발표를 통해 이해관계자에 대한 이사회의 법적 책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일본 상법에 이해관계자와 관련된 내용이 명기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일본 상법은 주주 중심의 법규로 이뤄져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이 주주 중심으로 경영되지는 않지만 법 만큼은 주주를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고 소개했다.
겐 교수는 "일본 상법을 보면 주주총회 권한이 광범위하고 구속력이 있는 반면 기업이 이해관계자에 대한 법적 책임은 지지않도록 돼 있다"며 "이사들의 의사결정 과정이 극단적이지 않으면 보호받을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겐 교수는 최근 이해관계자에 대한 법적 책임과 관련해 전례가 없던 판결이 나왔다며 사례를 소개했다. 도쿄지방법원은 지난해 7월 도쿄전력 전직 이사들에게 13조엔(117조300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도쿄전력 주주들이 주주대표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와 관련된 이사들의 책임을 묻기 위해 소송을 진행했고 배상 판결을 받아낸 것이다.
도쿄지방법원은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발생한 손해를 도쿄전력이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도쿄전력이 원전 사고 피해자 보상, 원자로 해체, 오염 제거 등 기업의 이해관계자에게 입힌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필요한 금액이 13조엔이라고 봤다. 이해관계자의 이해에 반한 것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은 셈이다.
겐 교수는 "법원에선 도쿄전력이 중대한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식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경영판단에 대한 이사의 재량권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국가안전보장위원회(JNSC)의 가이드라인이 판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JNSC는 후쿠시마 지역 지진으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1년에 0.2% 수준이라고 발표한 적이 있다. 이는 JNSC에서 중대 사건으로 분류하는 기준인 100만분의 1의 확률보다 높다. 도쿄전력이 이를 고려한 대비를 하지 않아 귀책사유가 있다는 것이다.
겐 교수는 "법원의 논리가 명확하지 않다는 비난도 있지만 전통적인 기업법 이론과 다른 판결로 의미가 있다"며 "이를 원자력발전 외의 다른 사업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겐 교수는 도쿄지방법원의 판결이 일본에만 해당되는 사례가 아닐 수 있다고 봤다. 미국 델라웨어 법원에서도 감시의 의무(Caremakt duty)를 판결에 적용하려고 한 전례가 있다.
겐 교수는 "감시의 의무와 경영판단의 원칙을 나란히 놓고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막대한 리스크가 있으면 대응해야 한다는 규범이 있지만 규범에만 의거해 행동하는 게 맞는 건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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