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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는 지금]제주항공, 차세대 항공기 도입 투자의 기대득실은③예상금액 대비 실제 소요금액 크게 적을 듯… 유류비 절감·리스 관련부채 삭감 효과

강용규 기자공개 2023-10-16 09:40:17

[편집자주]

LCC들은 코로나19의 겨울이 혹독했던 만큼 리오프닝의 봄이 따뜻하다. 올해 LCC들 중 사상 최대실적을 갱신하는 곳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그러나 리오프닝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존폐에 기로에 선 LCC들도 있다. 리오프닝 이후 1년, LCC들이 당면한 과제와 단기 전략은 제각각이다. 더벨은 국내 LCC들의 경영 현황을 점검하면서 향후의 전략적 방향성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3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의 신기종 B737-8 MAX(B737-8) 도입계획은 대규모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항공업계뿐만 아니라 주주나 투자자들도 이목을 집중하는 사안이다.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며 대다수 LCC(저비용 항공사)들의 재무구조가 악화해 있고 이는 LCC업계 1위 제주항공도 마찬가지다.

다만 실제 투자 규모는 제주항공 측이 공식적으로 예고한 금액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투자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가 적지 않다. 제주항공으로서는 리오프닝 직후 보이고 있는 높은 현금창출력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추가 자본지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차질 없는 투자를 위한 최우선 과제일 것으로 파악된다.

제주항공은 2018년 11월 보잉으로부터 2022~2026년에 걸쳐 차세대 항공기 B737-8을 40대 구매(옵션 10대 별도)하는 데 44억1492만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환율 기준으로 4조9774억원에 이르는 이 계약은 지금까지 국내 항공사의 항공기 구매계약 중 가장 큰 규모다. 옵션물량까지 고려하면 제주항공의 투자금액은 6조2217억원까지 불어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보잉과 합의를 거쳐 항공기 도입 기간을 2023~2027년으로 1년 미뤘다. 아직은 본격적 자금 투입이 개시되지 않은 가운데 올해 상반기까지 제주항공이 이 계약의 이행을 위해 집행한 금액은 2606억원이다. 잔여 투자금액은 5조9611억원이며 제주항공의 계획대로 5년 분할 투자를 가정하면 연간 1조2000억원 이상의 지출이 필요하다.

제주항공은 2019년의 ‘노재팬’과 2020~2022년의 코로나19를 연속으로 겪으며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2018년 말 169.8%에서 올해 상반기 말 510.4%까지 높아졌다. 상반기 말 자본총계 1조7867억원 가운데 자본은 2927억원에 불과하며 나머지 1조4940억원은 부채다.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과도한 투자계획’이라며 우려도 나온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러나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의 차세대 항공기 도입계획을 ‘해 볼 만한 승부수’라고 보는 시선이 우세하다. 가장 큰 근거는 제주항공의 제시 금액인 6조2217억원이 보잉의 판매 리스트에 기록된 1대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한 숫자일 뿐이며 실제 투자규모는 이에 크게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항공기는 주문이 대량으로 확보될 경우 규모의 경제 실현에 따른 제조가격 인하 폭도 큰 제품이다. 원재료의 대량 구매를 통한 비용 절감효과도 적지 않은데다 한 번 구축한 조립라인을 변경하지 않고 반복적으로 ‘찍어내는’ 데 따른 비용 절감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이 처음 B737-8 도입가격을 확정물량 40대 기준 4조9774억원으로 밝혔던 2018년 11월 당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제주항공의 실제 투자부담이 2조~3조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도 “실제 소요금액을 정확히 예상할 수는 없지만 공시로 알린 예상 투자금액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현재 제주항공은 리오프닝 직후의 높은 여객 수요에 힘입어 전례 없는 현금 창출력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동안 제주항공이 만들어 낸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551억원이다. 기존 연간 기준 최고기록인 2017년의 1446억원을 반기만에 넘어섰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에프엔가이드)

증권사 연구원들은 제주항공의 2023년 영업현금흐름 컨센서스(전망치)을 3210억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당분간은 3000억원 안팎의 연간 영업현금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도 본다. 제주항공의 실제 투자금액을 3조원으로 가정하면 5년간 영업에서 창출하는 현금 이외에 1조5000억원 수준의 추가 자본지출이 요구되는 셈이다.

제주항공은 신기종 도입 투자를 통해 지출을 훨씬 넘어서는 이득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영업활동 차원의 이득이 있다. B737-8은 제주항공이 기존에 운용하던 기종인 B737-800NG 대비 연료 효율성이 14% 높고 운항거리가 1000km 길다.

2019년 제주항공은 항공유 매입에 3억4767만달러를 들였고 이 중 14%는 4867만달러, 원화로 652억원이다. 항공기의 사용연한이 평균적으로 30~40년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신기종 도입을 통한 제주항공이 기대할 수 있는원재료비 절감효과는 조 단위다. 1000km를 더 갈 수 있다는 장점에서 파생되는 신규 노선 발굴의 전략적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재무구조 관리 차원의 이득도 있다. 신기종을 직접 구매 방식으로 들여옴으로써 리스와 관련한 부채 및 이자비용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제주항공의 리스부채는 총 3034억원이다. 여기에 리스기의 정비 및 복구를 위해 설정한 3030억원 규모의 충당부채를 비용으로 분할 처리할 수 있게 된다는 회계상의 장점까지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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