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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넥신, 잇따른 상업화 성과 지연 속 R&D 수장 '사임' 닐 워마 대표 물러나고 홍성준 단독 체제… 성과 지연 책임+아이맵과 유대관계 퇴색 가능성

최은수 기자공개 2023-10-13 10:51:31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2일 16: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넥신 닐 워마 공동 대표(사진)가 갑작스레 직을 내려놨다. 사유는 일신상이라고 밝혔지만 그가 2022년부터 R&D를 총괄하며 야심차게 선정했던 핵심 파이프라인 쇄신 결과가 미진한 점, 자궁경부암 백신 'GX-188E'의 조건부허가를 비롯한 사업화 전략이 무위로 돌아가는 등 성과가 지연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닐 워마 대표는 성영철 창업주를 이어 제넥신의 파이프라인 재정비와 쇄신을 주도한 인물이다. 특히 화려한 커리어를 비롯해 핵심 파트너와 연결고리를 담당하며 제넥신 안에서도 후한 대우를 받기도 했다. 다만 그가 이르면 연말 회사의 첫 상업화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중대 이벤트를 앞두고 사임을 결정하면서 업계 이목이 쏠린다.

◇아이맵 미국 법인장 출신의 갑작스런 이탈… 파이프라인 혁신 주도 등 '특별 대우'

제넥신은 12일 닐 워마 공동대표의 사임과 홍성준 단독대표 체제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닐 워마 대표는 2022년부터 일선에서 물러난 성영철 전 회장의 배턴을 이어받아 제넥신의 CEO를 맡아 왔다.

닐 워마 대표는 스위스 노바티스 제약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비롯한 C레벨 임원을 역임하는 등 글로벌 빅파마 및 바이오벤처에서 30년 가까이 경력을 쌓았다. 2008년부터 10년 간 나스닥 상장사 오펙사테라퓨틱스(Opexa therapeutic)의 CEO를 역임했다. 오펙사테라퓨틱스는 2017년 미국 희귀의약품 개발 전문회사 에이서테라퓨틱스(Acer Therapeutics)와 합병했는데 워마 CEO는 합병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닐 워마 대표가 물러난 정확한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그가 신규 선임된 뒤 제넥신은 추려낸 핵심 파이프라인 4개 중 하나인 자궁경부암 치료백신 GX-188E의 조건부승인을 비롯한 사업화 전략의 지연을 겪고 있다. 이제는 상용화 시기마저 불투명해진 상태에서 갑작스레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에 제넥신은 GX-188E 2상 후 조건부 승인 전략을 철회하고 글로벌 임상 3상 진입을 목표로 올 초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852억원을 조달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다초 1~2년 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해 오던 GX-188E의 상용화 시기는 비교적 불투명해진 상태다.

닐 워마 대표는 그간 제넥신에서 갖는 입지가 독특하면서도 일면 중요했다. 그는 2011년 제넥신 사외이사를 거쳐 2022년 대표 자리에 올랐다. 특히 그간 제넥신과 아이맵의 중요한 연결고리를 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간 닐 워마 대표에게 지급된 급여만 놓고 봐도 그가 제넥신에서 갖는 입지를 미루어 알 수 있다. 작년 말 기준 닐 워마 대표는 5억5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통상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으면 고액 연봉 임원으로 구분돼 별도의 보수 수령 규모를 공시하게 돼 있다.

◇파트너사 아이맵 상업화 기로서 이탈… GX-H9 성패에도 '이목'

닐 워마 대표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아이맵 미국 법인장 출신인 점도 제넥신에서의 높은 입지와 '특별 대우'와 관련이 있다. 제넥신의 핵심 파트너인 아이맵은 계획대로면 올해 말 GX-H9 임상 3상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런데 제넥신의 첫 상업화의 분기를 가늠할 중대 발표를 앞두고 석연치 않은 이유로 구심점을 맡던 인물이 사퇴한 셈이다.

GX-H9는 제넥신이 중국 아이맵에 기술 수출한 지속형 소아 성장호르몬 신약이다. 2020년부터 아이맵은 중국 내 소아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 대상의 3상을 진행해왔다. 당초 계획대로면 제넥신은 2024년 중국 의약품평가센터(CDE)에 바이오 신약 허가 신청(BLA)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제넥신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중국의 아이맵(I-MAB)바이오파마와 손잡고 중국 3상을 마친 상태다. 그러나 구심점인 닐 워마 대표가 이탈한 현재로선 핵심 파이프라인인 GX-H9의 성패를 예단하긴 쉽지 않다. 더불어 앞서 중국 파트너사의 핵심 구심점인 닐 워마 대표가 이탈한 것과 관련해 제넥신과 아이맵의 관계 역시 달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넥신은 그간 아이맵에 기술수출을 한 것 외에도 미국 법인의 나스닥 상장 과정에서 지분 투자를 단행한 이후 몇 차례 엑시트를 통해 차익을 실현한 상태다. 한때 19%에 달했던 지분율은 5% 아래(올해 반기말 기준 4.47%)로 내려오면서 주요주주의 지위에서도 내려온 상태다.

제넥신 관계자는 "닐 워마 대표의 후임을 조만간 선임할 예정"이라며 "기존 홍성준 대표와의 공동 체제 재구축 여부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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