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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정지 우려’ GS건설, 회사채 'EOD 리스크' 피했다 ‘영업정지=EOD’ 조항 회사채 지난 6월 상환… ‘영업취소’만 EOD 해당

최윤신 기자공개 2023-10-17 07:26:43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3일 15:4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4월 검단 아파트 사고 영향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위험에 처한 GS건설이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 이슈를 아슬아슬하게 빗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발행한 회사채까지는 사채관리계약서상 기한이익 즉시 상실 사유에 ‘영업정지’가 명시됐는데, 이후 발행된 회사채에는 해당 내용이 빠졌기 때문이다. 2020년 발행한 회사채가 지난 6월 만기 상환되면서 영업정지에 따른 즉각적인 회사채 EOD 우려로부턴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GS건설 뿐 아니라 다수의 건설사들이 2020년을 기점으로 발행하는 회사채에 대해 영업정지에 따른 EOD 조항을 과거와 다르게 바꾼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019년부터 규제가 강화되며 영업정지 처분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 2021년 발행 사채부터 조항 새로 써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달 14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로부터 각각 8개월과 2개월의 영업정지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수령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의견제출서를 제출하고 행정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조만간 영업정지 처분 여부가 확정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영업정지 처분이 확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앞서 지난해 영업정지 처분 통보를 받고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진행중인 HDC현대산업개발과 같은 회사채 EOD 리스크는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GS건설이 현재 상환하지 않은 회사채 사채관리 계약에는 영업정지에 따른 EOD 조항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GS건설의 회사채 사채관리 계약에 원래부터 영업정지에 따른 EOD 조항이 없었던 건 아니다. 2019년 발행한 136회차와 2020년 발행한 137회차 회사채 사채관리계약에는 기한이익의 즉시상실 사유로 ‘감독관청이 "갑"의 중요한 영업에 대해 정지 또는 취소처분을 내린 경우’가 명시됐다. 이는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의 EOD 리스크를 촉발했던 조항과 동일하다.

하지만 2021년 발행한 139회차 회사채에선 해당 조항이 ‘감독관청이 "갑"의 중요한 영업에 대해 취소처분을 내린 경우’로 바뀌었다. ‘영업정지’가 기한이익의 즉시상실 사유에서 제외된 것이다. 올 초 발행한 141회차도 동일한 조항이 적용됐다.


현재 미상환 회사채 중에선 기한이익의 즉시 상실 조항에 영업정지가 포함된 건이 없다. 영업정지 EOD 조항이 포함된 마지막 공모 회사채인 137회차는 지난 6월 만기 상환이 이뤄졌다. GS건설 관계자는 “현재 만기가 남은 사모채에도 기한이익의 상실사유로 영업정지 처분이 포함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GS건설은 발행한 회사채 조항을 바꾼 덕분에 영업정지 처분에 따른 EOD 리스크에서 자유로워졌다. GS건설이 발행한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서에는 ‘“갑"이 "본 사채" 이외 사채에 관하여 기한의 이익을 상실한 경우’에도 기한의이익을 즉시 상실한다는 조항이 있다. 만약 한 건이라도 EOD 조항이 있었다면 발행한 모든 회사채에서 연쇄적인 EOD 리스크로 번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 현대건설·대우건설 등도 조항 손봐

GS건설이 2021년부터 발행한 회사채에서 EOD요건 중 ‘영업정지’를 배제한 것은 리스크를 크게 줄였다. 물론 이런 변화가 GS건설에서만 나타난 건 아니다. 다수의 건설사가 비슷한 시기에 조항을 손보기 시작했다.

현대건설의 경우 2020년 9월 발행한 304차 회사채까지는 사채관리계약서에 HDC현대산업개발, GS건설과 동일한 조항을 포함시켰다. 다만 2021년 모집한 306회차에선 영업 정지에 대해 ‘주된 사업을 영위할 수 없을 것으로 객관적으로 판단되는 영업을 말한다’라고 단서를 추가했다. 만약 영업정지 처분을 받더라도 실질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대우건설은 2020년 발행물부터 ‘관계기관의 영업정지 또는 영업허가취소 처분이 법원을 통하여 확정되어, 위 처분으로 인하여 본 계약을 더 이상 이행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라는 문구를 넣고 있다. 행정처분에 대해 가처분 신청 등 대응을 했음에도 법원이 최종 판결을 했을 경우에만 조건이 발동되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2019년 건설산업기본법 개정 등으로 인해 건설업종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며 사채계약서 상 문구를 더 정교하게 다듬은 것이라고 바라본다. 물론 모든 건설사들이 사채관리계약 조건을 다듬은 건 아니다. 롯데건설은 올해 1월 발행물까지도 별다른 조건 없이 영업정지 시 EOD 발생 조항을 포함시켰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EOD는 신용위험이 현저하게 커져 사채의 상환이 불가능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을 뜻한다”며 “건설사에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진다고 해도 행정처분에 대해 소명의 여지가 있고, 또 영업정지 기간에 따라 채무상환의 가능성이 다른 만큼 조항의 전제조건을 구체화 할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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