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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황상연 HB인베 PE본부장 "차별화된 투자·밸류업 방점"라이선스 취득 1년만에 영입…"기업 진화 방향성 예측해 성장 이끌 것"

최윤신 기자공개 2025-04-11 08:40:26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9일 08시3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9년 설립된 1세대 벤처캐피탈(VC) HB인베스트먼트가 사모펀드(PEF) 운용으로 사업 영역을 본격 넓힌다. 최근 PE본부를 설립하고 사업을 주도할 황상연 PE본부장(부사장·사진)을 영입했다. 상장 직후인 지난해 3월 기관전용사모집합투자기구 라이선스를 얻은 뒤 1년만이다.

인재 영입에 오랜 시간이 걸린 건 중요한 역할을 맡을 인물을 선임하는 데 그만큼 신중했기 때문이다. 증권사 스타 애널리스트 출신인 황 부사장은 투자 영역에서 다양한 경험을 갖췄고 종근당홀딩스의 대표이사로서 기업을 경영하기도 했다.

다방면의 경험을 토대로 차별화된 PE본부를 만들어 가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황 부사장은 8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의 잠재력을 바탕으로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을 극대화하고 시장 상황에 걸맞은 금융구조화를 통해 출자자(LP)의 신뢰를 얻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HB인베스트먼트의 전주기 투자역량 강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스타 애널리스트 출신, 기업 경영까지 풍부한 경험 '강점'


황 부사장은 기술과 산업·금융 영역은 물론 기업 경영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인물이다.

1970년생인 그는 서울대학교 화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친 뒤 LG화학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LG화학에서 배터리와 정밀화학, 바이오 등의 영역에서 연구개발(R&D)과 R&D 기획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금융과 기술의 융합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그는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처음 투자업을 시작했다. 한림창업투자에서 투자심사역을 맡았다. 황 부사장은 "황창석 에이티넘인베스트 사장이 당시 사수였다"며 "훌륭한 선배들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황 부사장은 이후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변신했다. 그는 "창업투자도 매력이 있었지만 퍼블릭 마켓에 대한 경험을 쌓고 싶다는 생각이 커져 전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신영증권과 신한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에서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며 제약과 음식료, 화학, IT 등 다양한 분야의 섹터를 두루 섭렵했다. 미래에셋증권에서는 37살의 나이로 최연소 센터장에 오르기도 했다.

바이오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되며 이름을 날린 그는 2014년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의 한국 법인인 알리안츠자산운용의 주식운용본부장으로 취임하며 다시 투자업계로 복귀했다. 2017년 중국 안방보험에 알리안츠자산운용이 인수된 시점에 회사를 나왔고, 미국에서 PEF 자문회사를 운영했다.

이후 2019년 한국으로 돌아와 바이오 벤처인 엠디뮨의 CFO와 종근당홀딩스의 대표이사를 거쳤다. 그는 "종근당홀딩스에서 위기관리와 R&D 파이프라인을 비롯한 투자 적정성 판단 등의 업무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PEF 업무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2021년이다. 브레인자산운용이 신설한 프로젝트본부에 합류해 PE라이선스 취득부터 본부를 구축하는 역할을 맡았다. 브레인자산운용에서 펀드를 활발히 결성하며 SK에코플랜트에 전환우선주(CPS)투자를 단행하는 등 다양한 딜을 검토하고 투자했다. 이후 2023년 독립해 PE하우스를 차려 리서치와 자문업무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했고, 지난해 PE라이선스를 얻어 투자를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HB인베스트먼트에서 PE분야를 이끌 인물을 찾는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는 "오랜 업력을 가진 경쟁력 있는 VC하우스라는 점은 익히 알고 있었다"며 "브레인자산운용에서 PEF본부를 셋업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내 프로젝트펀드 결성…인프라 투자도 검토

HB인베스트먼트의 첫 PE본부장으로 취임한 그는 차별화된 역량을 가진 본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펀드가 많이 양극화 된 상태이고 수많은 하우스가 존재하다보니 차별화된 역량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황 부사장의 최대 강점은 PEF 투자는 물론 기업분석과 주식운용, 기업경영까지 다양한 경험을 했다는 데 있다. 이를 활용해 차별화 된 아이디어들을 만들어내겠다는 포부다.

특히 애널리스트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밸류업 측면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미래에셋증권 센터장으로 재직 당시 국내 처음으로 실리콘 산업과 CDMO(의약품위탁개발생산) 산업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며 업계의 이정표를 제시했다. 그는 "애널리스트로 재직 당시 회계·재무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산업의 변화상에 따라 새로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리포트를 작성하는 데 집중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당시 실리콘 산업 분석 보고서는 합성수지 실리콘 기업을 태양광 산업으로 연결시켜 이목을 모았다. 그는 "실리콘산업 보고서는 회사 사업의 중추를 어떻게 확장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경영진보다도 한 발 더 앞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았다"며 "이런 경험을 PEF 운용에 적용해 피투자 기업이 가진 잠재력을 분석하고 접근할 수 있는 토탈 어드레서블 마켓(Total Addressable Market, 잠재시장)을 확장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VC하우스에 속한 PE본부라는 점에서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HB인베스트먼트는 여러 섹터 성장기업에 훌륭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이런 노하우를 잘 전수받아 PEF 운용에 접목하면 이 또한 차별성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VC에서 투자한 포트폴리오를 PE가 이어받는 방식으로 전주기적 투자가 가능해진다는 것도 큰 강점"이라고 짚었다.

PEF 펀드레이징이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미국에서 PEF 컨설팅을 하며 습득한 다양한 구조화 전략 이용해 차별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한국 시장에서는 많이 시도되지 않지만 여러 구조화 방식을 통해 출자자(LP)의 캐시플로우를 단기간에 확보해 주는 등 리스크를 완충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며 "이를 통해 LP들의 신뢰를 얻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제 막 합류했지만 직전에 독립PE를 운용했던만큼 검토중인 딜이 존재한다. 그는 "연내 500억원 이상의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해 마수걸이 딜을 단행하고 점진적으로 진행해가고자 한다"며 "검토중인 딜이 많이 진행된다면 그 규모 이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를 쌓으면서 블라인드펀드 결성 기회도 엿볼 방침이다.

투자대상은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인프라 영역에서도 투자를 검토 중이다. 황 부사장은 "인프라 투자는 다운사이드 리스크가 크지 않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영역이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PE본부의 인원은 펀드결성 추진 시점에 충원해나갈 방침이다. 2~3인 정도의 본부를 생각하고 있다. 그는 "섹터의 전문성과 LP네트워크를 탄탄하게 가진 인물을 찾고 있다"며 "HB인베스트먼트의 철학과 잘 맞는 인재를 찾아 본부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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