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등급 분석]한화오션 HSE 재정비, 최하등급 탈출 계기 될까ESG이슈 중대성 평가에서 HSE 과제 부각… 글로벌기관 지목 취약점 개선 기대
강용규 기자공개 2023-10-18 07:42:51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3일 15:2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선업은 건설업·철강업과 함께 산업재해 발생률이 높은 대표적 산업군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조선사들은 친환경 선박의 개발을 통해 환경(E)분야 평가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으로 산업안전보건 관리를 강화하며 사회(S)분야 평가 개선을 함께 도모하고 있다.한화오션은 올해 한화그룹에 합류한 이후 옛 대우조선해양 시절 구축했던 각종 시스템들을 한화그룹의 방식에 맞게 고쳐 나가고 있다. 그간 ESG 경영의 취약점이라고 여겨졌던 안전 문제도 체계 개편의 타겟이 되면서 글로벌 ESG 평가 개선의 계기가 될 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부각되는 HSE 중대성, 20년 묵은 준칙 재정립
최근 한화오션은 HSE(안전·보건·환경) 경영방침을 개정했다. 기존 대우조선해양 시절 준수하던 방침은 2004년 제정된 것이다.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산업안전보건법의 강화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많은 변화가 있었던 만큼 그간 안전보건 준칙의 개정 필요성이 제기되던 차였다.
개정 내용을 살펴보면 기존 방침의 △HSE 제일원칙 △예방가능 원칙 △건강 보전의 원칙 △친환경 활동 원칙 △책임과 의무 원칙 등 5대 강령이 더욱 실천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수정됐으며 협력사나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중시하는 강령이 더해졌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시대 변화에 맞게 새롭게 시행 중인 법안에 맞춰 방침을 수정했다”며 “기존 방침은 구성원으로서의 행동지침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새 방침에는 한화오션 경영진의 HSE에 대한 실천 의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대재해의 제로화와 환경규범 100% 준수가 새 방침의 지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두 과제는 한화오션이 올해 ESG 경영의 중대사안으로 꼽은 이슈들 중 △친환경선박 개발(1위) △산업안전보건(2위) △기후변화 대응(3위) △폐기물 관리(9위) △생물다양성(10위) 등 다양한 이슈와 직결된다.
친환경선박 개발은 최근 몇 년 동안 모든 조선사들의 사업적 지상과제인 만큼 중대성의 경중을 따지는 작업이 필요하지 않다. 다만 다른 이슈들은 올해 들어 중대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은 8계단, 폐기물 관리는 6계단, 생물다양성은 7계단씩 전년 대비 중대성 순위가 높아졌으며 3위 기후변화 대응은 완전히 새롭게 등장했다.
HD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 등 국내 경쟁 조선사들에게는 이 이슈들이 이전부터 높은 중대성을 지닌 과제로 여겨져 왔다. 이를 고려하면 한화오션의 HSE 경영방침 개정은 의미가 더욱 크다. 그간 준공기업에 가까운 형태로 운영되며 비교적 느슨했던 ESG 관리에 민간기업 특유의 강력한 통제성을 더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4년 연속 글로벌 최하점, 안전보건 개선이 1순위 과제
글로벌 ESG 평가기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는 지난해 12월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의 ESG 등급을 CCC로 평가했다. ESG 경영 수준을 7개 등급으로 구분하는 MSCI의 기준상 가장 낮은 등급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밑에서 2번째 등급인 B로 평가됐으나 이후 4년 연속으로 최하등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MSCI의 평가 대상 조선사는 글로벌 39개사다. MSCI는 한화오션이 경쟁사들과 비교해 ESG 경영의 선도적 역량을 보유한 분야가 없다고 평가했다. 기업지배구조와 노동관리, 친환경 기술, 폐기물 관리 등 4개 분야에서는 평균적 역량을 보유했으며 기업행태와 안전보건 2개 분야는 취약점이라고도 봤다.
한화오션이 취약점으로 평가받은 분야들 중 기업행태는 경영진의 불법행위나 부패행위, 자금세탁행위(분식회계) 등을 점검하는 분야다.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 시절이던 2013~2014년 재무제표에서 3조5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 아직도 관련 재판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이 분야에서 페널티를 안을 수밖에 없다.
바꿔 말하면 한화오션이 글로벌 ESG 평가를 개선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가장 실효성 있는 행동은 안전보건 분야의 역량 강화다. 앞서 3월 원청 노동자 1명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으며 지난해에도 협력사 직원 3명이 산업재해로 세상을 떠난 만큼 이 분야의 관리 강화는 시급한 과제이기도 했다.
MSCI는 한화오션 이외에도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의 다른 2개 계열사에도 ESG 등급을 매긴다. 이 두 곳의 등급은 모두 상위 3번째인 A다.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의 일원으로서도 ESG 평가를 개선해야 할 당위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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