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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뉴비기닝]'류진 회장 동문' 목영준 위원장, '재계경험·조율능력' 주목헌법재판관 퇴임 후 KT·롯데·한진그룹 위원회 참여, 윤리적 운영·이해관계 조정 적임자 판단

김경태 기자공개 2023-10-19 13:06:15

[편집자주]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침체기를 겪었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았다. 1961년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 설립하던 때의 명칭인 ‘한국경제인협회’로 이름을 바꾸고 류진 풍산 회장을 신임 수장으로 추대했다. 새로운 출발을 알렸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외부의 시선은 여전히 복잡하며 여러 과제가 앞에 놓여 있다. 과거의 위상 회복을 추진하는 한경협의 행보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7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쇄신책으로 제시한 윤리위원회(윤리위)가 발족했다. 초대 윤리위원장으로 목영준 김·장(김앤장)법률사무소 사회공헌위원장을 선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윤리위는 한경협이 정경유착 근절을 목적으로 신설하는 만큼 재계에서는 법조계 출신이 선임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목 위원장은 헌법재판관을 지내는 등 평생을 법조인으로 경륜을 쌓았다. 이를 고려해 한경협 활동의 준법 여부를 판단할 적임자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검사 출신도 추가로 합류해 관련 역량을 강화했다.

목 위원장이 탁월한 이해관계 조정 능력을 지녔다는 점도 선임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그는 법관으로 재직할 당시 대(對) 언론, 국회 업무 등도 담당하면서 조율 능력을 발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법복을 벗은 뒤 재계 기업의 윤리경영 등에 관해서도 역할을 해온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목영준 위원장, 류진 회장과 '학맥' 연결고리…법조계 경륜 '탄탄'

한경협은 17일 총 5인으로 구성된 윤리위 출범을 공식화했다. 목 위원장, 김학자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김효선 중앙대 경영경제대 경영학부 교수, 박광우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이 초대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각 위원들의 면면도 관심을 받지만 무엇보다 초대 위원회를 이끌 목 위원장에 이목이 집중된다. 류 회장은 올 8월 22일 임시총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위원장은 이미 낙점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류 회장은 목 위원장을 영입하기 위해 사전에 공을 들였다.

재계에서는 목 위원장과 류 회장의 연결고리로는 학맥을 지목한다. 목 위원장은 서울대 법학과를 1978년 졸업했다. 류 회장은 목 위원장이 졸업하던 1978년 서울대 영문과에 입학해 재학 시기는 겹치지 않는다. 다만 류 회장은 서울대 동문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기로 재계에 익히 알려져 있다. 그는 서울대 총동창회 부회장, 영문과 동창회장 등을 맡기도 했다.

그와 가까운 한 서울대 동문은 "류 회장이 동문들과 최근에도 연락하며 가깝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학맥이라는 연결고리보다는 목 위원장의 법조계 경력이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목 위원장은 평생을 법조인으로 일했다. 그는 1974년 경기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서울대에 재학 중이던 1977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을 10기로 마치고 군 복무를 한 뒤 판사로 경력을 시작했다.

그는 서울고등법원 등 주요 법원을 거쳤다. 참여정부 시기인 2003년 요직으로 꼽히는 대법원 비서실장, 기획조정실장을 지냈다. 2004년에는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 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지냈다.

윤리위는 1961년 한경협이 탄생한 뒤 처음으로 생기는 위원회다. 한경협은 전경련이던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렸다. 그 후 침체기가 지속됐다. 그러다 올 8월 협회 명칭 변경, 신임 회장 선임으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윤리위는 정경유착 근절 등 한경협의 쇄신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장치다. 이 때문에 류 회장이 올 8월 윤리위 설치 계획을 밝힌 뒤 재계에서는 법조인 출신 선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류 회장으로서는 법조인으로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인사를 물색했고 목 위원장이 적임자라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한경협은 목 위원장 선임 배경에 대해 "1983년부터 약 30년간 법관 및 헌법재판관으로 근무한 분으로 치우침이 없고 법조계뿐만 아니라 각계의 신망을 받는 분"이라며 "협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객관적인 시각에서 위원회를 윤리적으로 운영해 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대언론·국회 업무도 경험 '조정자 역할' 탁월

한경협은 본질적으로 경제단체다. 국내 경제5단체 중에서는 국내를 대표하는 대기업 위주로 회원사가 구성된 곳이다. 목 위원장은 재계 대기업집단에서 윤리경영 등과 관련해 활약한 사례가 있다. 한경협 윤리위원회와 유사한 경험을 이미 수차례 했다.

그는 2012년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마친 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KT그룹의 지속가능경영위원장을 맡았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는 롯데그룹의 사회공헌 위원을 역임했다. 2018년부터는 한진그룹의 윤리경영위원장, 2021년부터는 CJ그룹의 ESG자문위원장을 담당하고 있다. 그만큼 대기업들의 사정과 준법경영에 관해 밝을 수밖에 없다.

그가 탁월한 이해관계 조정 능력과 친화력을 보유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그는 법원에 근무하던 시기 대언론, 국회 업무도 담당했다. 당시 조율능력을 십분 발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헤이그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at Hague) 재판관을 지내기도 했다. 2000년부터 현재까지 대한상사중재원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목 위원장의 헌법재판관 임명되던 과정도 그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사례로 꼽힌다. 당시 여야 정당이던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임기가 만료되는 헌법재판관 2명을 추천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 목 위원장은 여야 공동추천으로 헌법재판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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