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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 목마른 현대차, 동남아-인도 이어 중동으로 중·러 부진 만회에 신흥시장 성과 필요…연 6.8%씩 판매 늘려 55만대 목표

강용규 기자공개 2023-10-24 16:52:58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3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를 발판으로 중동 지역 공략을 본격화한다. 신흥시장 특성에 맞춰 완성차가 아닌 CKD(반조립제품) 공장으로 진출하며 사우디 국부펀드의 지원까지 등에 업었다.

현대차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인도와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의 성과를 통해 이를 만회하고 있다. 이번 사우디 투자도 신규시장 발굴을 위한 움직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현지시각으로 22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페어몬트호텔에서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CKD공장 설립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야시르 오스만 알 루마이얀 PIF 총재 등이 계약 체결식에 참석했다.

22일 현대차와 사우디 국부펀드의 CKD공장 합작투자계약 체결식에 윤석열 대통령(왼쪽 5번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1번째),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왼쪽 4번째) 등이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사우디아라비아 프레스 에이전시)

현대차와 PIF는 사우디 킹 압둘라 경제도시에 연 5만대 규모의 CKD공장을 짓는다. 중동에 짓는 첫 생산기지다. 2024년 상반기 중 착공해 2026년 상반기 양산 시작이 목표다. 투자금액은 공동으로 5억달러(6770억원가량)이며 합작 공장의 지분은 현대차가 30%, PIF가 70%로 나눠 보유한다.

현대차는 사우디 공장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모두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갖춘 뒤 생산 차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면서 공장을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중심 생산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업계에서는 완성차공장이 아닌 CKD공장 투자라는 점에서 이 지역의 공략에 속도를 내고자 하는 현대차의 의지가 엿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CKD공장은 완성차공장에 비해 적은 초기투자 및 비용으로 조기에 현지 생산거점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공장 설립 방식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사우디 측에서도 현지 인력의 고용 창출효과를 보게 될 전망이다. 사우디 국부펀드가 현대차의 지원에 나선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현대차의 공장 지분이 30%에 불과한 만큼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차후 보유지분 확대를 위한 추가 투자를 진행하거나 아예 신규공장 설립까지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현대차는 최근 글로벌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눈길이 가는 것은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메타플랜트)을 제외하면 지난해 인도네시아 공장 완공과 올해 인도 GM 탈레가온 공장 인수 등 굵직한 투자건들이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 신흥시장에 쏠려 있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 두 대형 시장에서의 고전을 만회하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2016년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연 100만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하는 등 승승장구했으나 사드 보복 이후로 판매량이 지속 감소하며 지난해는 25만4000대까지 줄어들었다. 2021년까지만 해도 20만3000대를 팔았던 러시아에서도 전쟁의 영향으로 지난해 9만대까지 판매량이 쪼그라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현대차는 도매 기준으로 글로벌 394만3000대 차량을 판매해 전년보다 1.3% 판매량이 늘어나는 저력을 보였다. 북미(전년 대비 15.1%)와 유럽(6.1%)에서의 판매량 증가 덕분이기도 하지만 인도(8.7%), 중남미(7.6%), 기타 권역(17.1%, 아프리카·중동·아시아태평양)등에서의 성과도 전체 판매량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장은 현대차가 중국에서 큰 반등의 기회를 찾기는 쉽지 않을 공산이 크다. 현대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는 최근 중국 충칭공장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앞서 2021년 베이징 1공장을 매각했고 앞으로 창저우공장도 매각해 중국 생산기지를 기존 5개에서 2개까지 줄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의 전망도 불투명하다. 현대차 측에서는 계획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으나 현지 언론을 통해 현대차가 상트페테르부르크공장을 매각한 뒤 철수할 것이라는 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로서는 신흥시장의 공략에 더욱 고삐를 당기는 것으로 중국과 러시아에서의 부진을 상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장시장에 일찌감치 씨앗을 뿌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번 사우디 투자 역시 동남아시아와 인도에 이어 중동으로 신흥시장 발굴의 폭을 넓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가 2030년 중동에서 합산 55만대 차량을 판매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지난해 양사는 중동에서 합산 판매량 32만4439대를 기록했다. 올해부터 연 평균 6.8%씩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중동은 성장 잠재력이 높고 나라마다 다양한 특성이 있는 만큼 시장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해 판매량 및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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