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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엑시노스] 삼성 모바일 최상단 '갤럭시S24' 진입 함의① MX·시스템LSI·파운드리 등 3개 사업부 명운, 추후 폴더블폰 진입도 모색

김도현 기자공개 2023-10-27 13:14:11

[편집자주]

삼성전자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시리즈는 반도체 사업 내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제품 경쟁력 하락으로 점유율 순위에서 5위로 처진 데다 올해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23, 갤럭시Z5 시리즈 중 한 기종에도 엑시노스를 투입하지 못했다. 이는 모바일은 물론 반도체 부문 전반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절치부심해 신제품 '엑시노스2400' 개발에 매진했고 차세대 스마트폰에 이를 투입할 수 있게 됐다. 엑시노스2400의 관전 포인트와 시장에 미칠 영향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5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내년 초 공개 예정인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에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2400' 적용을 공식화했다.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23'에 전량 퀄컴 AP가 탑재된 것과 상반된다.

이번 복귀는 휴대폰을 담당하는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사업부는 물론 AP를 설계하는 시스템LSI사업부, 제조하는 파운드리사업부에도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이들은 같은 삼성전자 지붕 아래 있지만 고객과 협력사라는 미묘한 관계이기도 하다. 엑시노스2400 성패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반도체 사업 실적 및 전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AP '동상이몽'…"부품 가격 인하" vs "시스템반도체 실적 개선"

AP는 시스템온칩(SoC) 일종으로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 통신칩 등 다양한 반도체를 결합해 만들어지는 스마트폰 두뇌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의 경우 지역별로 활용하는 AP를 달리했다. 한국과 유럽에는 삼성전자 엑시노스, 북미에는 퀄컴 '스냅드래곤'을 장착하는 식이다. 작년 모델인 '갤럭시S22'까지는 이같은 기조를 유지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갤럭시S23에서는 '스냅드래곤8 2세대'만 도입했다. 전작에서 게이밍옵티마이징서비스(GOS) 사태에 휘말렸고 이 과정에서 엑시노스 성능이 지적되면서다. 결과적으로 갤럭시S23이 좋은 평가를 얻은 가운데 삼성전자가 마냥 웃을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퀄컴이 AP를 독점함에 따라 MX사업부로서는 가격 협상에서 페널티가 불가피했다. 엑시노스와의 배분을 통해 어느 정도 단가를 낮추는 전략을 구사하지 못한 탓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2023년 반기보고서를 보면 모바일 AP 비용은 5조7000억원에 달해 작년 상반기(4조5000억원) 대비 약 30% 늘었다.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에는 더 큰 악재였다. 매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고부가 반도체가 사라진 만큼 실적 하락은 당연했다. 설상가상으로 GOS 이슈로 생산 공정에 대한 의구심을 받은 파운드리사업부는 퀄컴 AP 물량을 대만 TSMC에 내주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한 세대를 건너뛰고 차차기 AP 준비를 예년보다 이른 시점에 시작하면서 엑시노스 부활에 총력을 기울였다. AMD 등 협력사와 협업을 한층 강화하기도 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엑시노스2400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엑시노스2400에는 AMD의 최신 아키텍처 RDNA3 기반 엑스클립스940 GPU 등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엑시노스2200 대비 CPU 성능 1.7배, 인공지능(AI) 성능은 14.7배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출시 전이지만 해외 반응도 나쁘지 않다. 엑시노스 복귀를 반기는 한편 해외 기기 성능 전문사이트들은 퀄컴, 애플 등 AP와 비교해도 손색 없거나 일정 부문은 앞선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기대와 자신감에 차있는 상태다.

출처=삼성전자

◇갤럭시S 이외 응용처 확장 관건

한 차례 아픔이 있던 만큼 MX사업부는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는 후문이다. 앞서 MX사업부의 핵심 인물인 노태문 사장, 최원준 부사장 등은 "엑시노스이냐 스냅드래곤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최고의 제품을 선택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같은 맥락에서 MX사업부는 3종으로 이뤄지는 갤럭시S24(일반·플러스·울트라) 시리즈 중 최고급인 울트라 모델에는 스냅드래곤8 3세대만 사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역별, 제품별 세부 사항은 확정된 건 아니나 일반 및 플러스 모델에만 엑시노스2400이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통해 퀄컴과의 가격 협상이 이전보다는 원만할 것으로 보인다.

전 기종에 들어가지 못한 건 아쉽지만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로서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AP를 재차 탑재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대신 갤럭시S24에서 얼마나 제대로 작동할지, 고객 반응은 어떨지 등이 관건이다. 이는 단순 매출 증대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삼성전자가 전략적으로 밀고 있는 접는(폴더블) 스마트폰은 지금까지 퀄컴 AP만 사용했다. 폴더블 최적화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엑시노스2400가 가능성을 보인다면 올해는 아니더라도 내년부터는 폴더블폰 '갤럭시Z' 시리즈에 엑시노스 탑재 여부를 검토해볼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 등 해외 고객에도 엑시노스 판매를 확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 내에서도 외면받는 AP를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가 활용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엑시노스 반등은 AP 파트너인 구글과의 관계 회복에도 플러스 요소가 될 수 있다. 여러모로 엑시노스2400 선전은 어느 때보다 삼성전자에 중요한 시점이다.

이같은 흐름은 궁극적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 최상의 시나리오다. 시스템반도체 핵심 기술이 농축된 AP가 정상궤도에 올랐다는 건 설계와 생산 능력 역시 향상됐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다각적으로 엑시노스2400 선전이 어느 때보다 삼성전자에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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