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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제재 나비효과 '레드테크']삼성전자, 반도체·스마트폰·TV '1위 유지 빨간불'②다방면에서 중국 추격 진행, 주력사업 경쟁력 저하 우려

김도현 기자공개 2025-04-07 08:02:40

[편집자주]

미국이 트럼프-바이든-트럼프 행정부를 거치면서 중국 기술 굴기를 노골적으로 억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 정보기술(IT)·전자 업계가 무너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스마트폰, TV 등 완제품부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까지 전 영역에서 존재감이 확실하다. 한국 경제의 핵심 품목이어서 위기감이 고조된다. 국내 주요 기업들을 흔드는 '레드테크'를 추적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3일 14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를 향한 '레드테크'의 위협이 심상치 않다.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삼성전자의 자체 경쟁력이 하락한 건 사실이나 중국 업체의 성장세도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를 밀어내고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만큼 몸집이 커진 것이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가뜩이나 상황이 좋지 않던 삼성전자에 중국의 발전은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중저가(레거시) 시장에서 중국 침투가 활발해 삼성전자는 고부가(플래그십) 제품 공략에 집중할 방침이다. 다만 이마저도 기존 플레이어와의 경쟁 심화로 녹록지 않은 분위기다.

◇정부 지원 힘입어 메모리·파운드리 성장 가속화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SMIC는 최근 3년간 매출 대부분을 시설투자에 활용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매출 대비 40%, 30% 내외를 투자금으로 쓴 것과 대비된다.

SMIC 외에도 화홍 등도 동일한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일부는 번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같은 공격적 행보가 가능한 건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 덕분이다. 투자를 장려하면서 보조금을 쥐여주고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 자국 소재, 장비 등을 구매하면 이에 대한 세액공제 등 혜택도 주어진다. 이윤을 남기지 않더라도 연구개발(R&D)과 증설을 이어갈 수 있는 배경이다.

*중국 SMIC 사업장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2024년 4분기 삼성전자와 SMI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을 각각 8.1%, 5.5%로 집계했다. 대만 TSMC의 유일한 대항마로 여겨진 삼성전자가 이제는 SMIC의 추격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된 셈이다.

물론 SMIC는 삼성전자보다 비교적 낮은 공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첨단 공정에서도 해법을 찾아가는 추세다. 특히 레거시 반도체 가격을 대폭 떨어뜨리는 '치킨게임'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에서 해당 품목 비중이 크진 않으나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한 상태다.

마찬가지로 CXMT, YMTC 등 메모리 제조사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각각 D램과 낸드플래시 기술력이 단기간에 향상된 이들이다. 지난해부터 업계의 파장을 일으킬 정도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을 긴장케 하고 있다.

중국 업계의 공세는 메모리 판매가 하락으로 이어져 국내 기업의 매출을 깎아 먹는 요인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메모리로 알려진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다소 고전하고 있어 여파가 더 큰 편이다.

CXMT는 HBM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선도업체 대비 2~3세대 늦지만 내수 시장에서 경험을 쌓아가면서 급속도로 실력이 올라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아직 핵심 장비 등을 수입하고 있으나 이 역시 내재화를 추진 중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 생태계가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다"며 "트럼프 1기만 해도 미국이 소프트웨어, 장비 등을 틀어막자 중국 손발이 묶인 느낌이었는데 요새는 알아서 다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메모리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이미지센서 등 제품들도 중국산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위로는 TSMC(파운드리), 퀄컴(AP), 소니(이미지센서) 등에 밀리고 아래로는 중국이 치고 올라오는 형국 속에서 탈출구 모색이 시급한 시점이다.

*샤오미 스마트폰

◇'메이드 인 차이나' 샤오미·TCL 등 해외 공략 본격화

문제는 스마트폰, TV 등 완제품 영역에서도 중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부분이다. 둘 다 삼성전자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아이템이다.

스마트폰에서는 샤오미가 눈에 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2024년 인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2023년 1위였던 삼성전자가 3위로 내려앉은 것과 대비된다. 샤오미는 분기에 따라 1위를 기록하기도 한다.

그간 중국 스마트폰 업계는 중저가 기기만 내세웠다면 최근에는 플래그십 모델까지 적극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샤오미다. 폴더블폰도 지속 내놓고 있다.

샤오미는 중국을 넘어 유럽,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 등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중저가 제품에서는 삼성전자를 어느 정도 넘어서거나 치열하다. 삼성전자 텃밭인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샤오미가 야금야금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다.

이제 샤오미는 한국에도 정식 진출했다. 중국에서 힘을 못 쓰는 삼성전자로서는 샤오미가 눈엣가시다.

TV와 가전 등도 삼성전자가 위협을 느낄 지점이다. TV에서는 TCL과 하이센스 등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지난해 중국 TV 브랜드 점유율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급 TV에서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워낙 가격차가 커서 중국산을 고려해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기술 격차마저 좁혀지니 명분이 충분하다. 과거와 달리 선택지에 포함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로봇청소기 등은 삼성전자가 추격해야 할 신세다. 로보락은 비싼 가격을 내세우고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백색가전도 중국 침투가 이뤄지고 있는 품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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