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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는 지금]플라이강원·하이에어, 자금만큼 필요한 '생존전략'⑥성공 경험 부족해 전략수립 쉽지 않아… 플라이강원 중국, 하이에어 일본 노선이 매력

강용규 기자공개 2023-10-27 07:17:16

[편집자주]

LCC들은 코로나19의 겨울이 혹독했던 만큼 리오프닝의 봄이 따뜻하다. 올해 LCC들 중 사상 최대실적을 갱신하는 곳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그러나 리오프닝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존폐에 기로에 선 LCC들도 있다. 리오프닝 이후 1년, LCC들이 당면한 과제와 단기 전략은 제각각이다. 더벨은 국내 LCC들의 경영 현황을 점검하면서 향후의 전략적 방향성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5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LCC(저비용항공사)들이 리오프닝 효과를 누리는 가운데 플라이강원과 하이에어는 코로나19 시기 경영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법원은 이들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새 주인을 찾는다는 계획이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매각 성사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이들의 매각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금전적 부담도 부담이지만 거점 공항의 경쟁력이 크지 않아 이익 창출능력 역시 제한적이라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들을 이스타항공의 부활 사례와 비교하며 신규자금의 유입으로 당장의 위기를 넘기는 것뿐만 아니라 경영 지속성을 위한 '생존전략' 역시 요구된다고 본다.

◇플라이강원·하이에어, 이스타항공과 무엇이 다를까

투자업계에 따르면 25일 마감된 플라이강원 매각 본입찰에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애초 27일 최고득점자를 선정해 11월3일 본계약을 체결하는 일정이었으나 이 역시 무산됐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번 공개입찰에서 인수 적격후보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추후 2차 공개경쟁입찰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었다.

앞서 진행한 스토킹호스 방식의 매각은 물론이고 9월 시작한 공개경쟁입찰에서도 예비입찰 데드라인이었던 이달 6일까지 인수의향서를 낸 곳이 없었던 만큼 유찰은 예정된 결과였다는 시선이 많다. 항공운항증명(AOC)도 이미 7월 효력이 정지돼 인수자가 나타나더라도 즉각적인 재운항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역항공사(RC) 하이에어도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앞서 9월22일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떨어진 가운데 필수 인력 부족으로 비행기를 띄우지 못하고 있다. 이달 31일까지 운항을 재개하지 않으면 AOC 효력이 정지된다.

플라이강원은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 -215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300억~400억원대로 평가받는 인수가격 이외에도 경영정상화를 위한 추가 투자를 고려해 인수자의 부담이 1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하이에어는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 11억원의 부분자본잠식 상태이며 잠식률은 96.1%다. 현재는 완전자본잠식일 가능성이 높다. 아직 회생법원의 회생채권 및 회생담보권의 조사가 진행 중이라 적정 가격이 거론되고 있지는 않으나 플라이강원과 마찬가지로 추가 자금이 필요할 공산이 크다.

올해 초 이스타항공이 VIG파트너스에 매각된 이후 빠르게 부활의 날개를 편 것과 플라이강원·하이에어의 상황이 사뭇 다르다. 이스타항공과 이들의 가장 큰 차이점은 '경험'으로 파악된다.

이스타항공은 2007년 설립돼 업력이 길며 한때 20여대에 이르는 기단을 운영하며 LCC업계 4위 사업자로 올라선 경험이 있다. 반면 플라이강원은 2016년, 하이에어는 2017년 설립된 신생 항공사이며 2019년 하반기에야 운항 허가를 받은 뒤 이듬해 코로나19를 만난 만큼 실질 업력은 더욱 짧다.

이 경험의 차이가 결국 새 주인 찾기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는 시선이 나온다. 한 LCC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VIG파트너스는 자금 투입과 비용 절감에만 집중하며 기존 이스타의 성공 공식을 따라가면 된다"면서도 "플라이강원과 하이에어는 성공의 경험이 없는 만큼 인수자로서는 전략 수립의 단계부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투자매력 낮추는 거점공항, 투자매력 높이는 국제선

업계에서는 플라이강원과 하이에어의 생존전략 수립이 쉽지 않은 이유로 거점공항의 경쟁력이 크지 않다는 점을 든다. 플라이강원은 강원도 양양공항에, 하이에어는 울산공항을 거점으로 삼고 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9월 양양공항을 이용한 국내선 여객은 5만1666명으로 14개 공항 중 13번쨰로 많다. 1위 제주공항의 0.5%에 불과하다. 국제선 여객은 5만3984명으로 8개 공항 중 최하위다. 이 기간 울산공항은 국내선 여객이 14만4598명으로 14개 공항 중 8위이나 국제선이 뜨지 않았다.

LCC의 수익은 중국과 일본, 대만, 동남아 등 중단거리 국제선에서 주로 나온다. 플라이강원과 하이에어는 이 부분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국내선의 수요도 많지 않은 공항을 거점으로 삼은 만큼 다른 LCC들보다 사업전략을 구상하는 것이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항공업계에서는 플라이강원과 하이에어가 아웃바운드(해외로 나가는 국내 여객)가 아닌 인바운드(국내로 들어오는 해외 여객)을 유치하는 데 중점을 두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플라이강원은 2020년 중국 수도 베이징과 길림성 성도 장춘, 2022년 중국의 경제 중심지 상하이와 미식의 중심지 청두 등 4개 노선의 운수권을 각각 확보했다. 앞서 8월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의 재개를 허가하면서 플라이강원이 보유한 중국 노선은 생존전략 수립의 기틀이 될 수 있다.

하이에어도 국제선에 시선이 쏠린다. 하이에어는 거점공항인 울산공항 대신 무안공항과 일본 기타큐슈를 오가는 노선에 앞서 5월 취항했다. 애초 기타큐슈를 넘어 후쿠오카와 규슈 등 일본 남부권역과 중국 산둥까지 국제선 운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 있었던 만큼 신규 자금이 들어온다면 계획이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는 항공사 단독으로는 쉽지 않으며 국내 관광상품 발굴을 위한 지자체나 지역 여행사, 혹은 해당 업계 대기업과의 연계가 필요한 부분이다. 투자업계에서 이들의 인수 후보자가 나타난다면 FI(재무적 투자자) 단독보다는 SI(전략적 투자자)와 연계한 컨소시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다.

(자료=항공정보포털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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