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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알멕, 조단위 수주 호재 불구 야속한 주가 '돌파구는'상장 첫날 대비 4분의 1 토막…"전기차 업황 탓에 연일 최저가 기록"

서하나 기자공개 2023-10-30 08:16:37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7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알루미늄 소재 제조사 알멕은 올초 코스닥에 상장한 새내기이지만 잇단 수주 확보로 성장 기대감이 고무적인 편입니다. 전기차(EV) 시대에 발맞춰 미국법인 설립 추진과 글로벌 고객들로부터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으며 2조원이 넘는 수주잔고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본시장에서 바라본 상황은 조금 다릅니다.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6월 30일 공모가 5만원에 코스닥에 상장할 때만 해도 많은 기대를 모았던 것과 다릅니다.

알멕은 상장 당일 최고가인 18만원을 기록했습니다. 물론 여기엔 상장 직전(6월 26일) 시행된 상장 첫날 추가 변동폭을 최대 400%까지 허용하는 제도의 영향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기대감은 곧 실망감으로 뒤바뀌었습니다. 이후 주가는 계속 하락했고 직전 거래일(26일) 종가 기준 4만4750원을 찍으며 종전 52주 최저가(4만6700원) 기록을 갈아 치웠습니다. 상장 넉달만에 주가가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셈입니다. 주가 18만원 기준 1조1154억원에 이르던 시총은 직전 거래일 종가 기준 약 2860억원에 불과합니다. 약 8644억원에 이르는 시총이 증발했습니다.

업계에서 나름 '잘 나가고 있는' 알멕 입장에선 참으로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출처 : 구글 파이낸스.

◇Industry & Event

알멕의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주가가 EV차 산업과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알멕은 원래 알루미늄 건축자재와 산업재를 주로 생산하던 경남금속이 전신입니다. 1986년 대우그룹으로 편입되면서 자동차 부품산업에 진출했습니다. 경남금속이 대우그룹 관계사던 시절 한국 최초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한 경험을 살렸습니다.

2009년 대신금속 관계사로 편입되면서 알루미늄 압출 원천 기술에 집중했습니다. 본격적인 차량 부품 사업 전환은 2017년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모듈케이스 사업에 참여하면서 이뤄졌습니다. 국내외 기업이 연이어 실패한 초정밀 기술 개발에 수십억원 개발비를 투자해 결실을 맺었습니다.

알멕 전체 매출에서 베터리 모듈 케이스 매출 비중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지만, 수주잔고 기반 예상 매출을 산출했을 때 EV차 부품 매출 비중이 이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EV차 산업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EV차 시대로의 진입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덴 큰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속도에 대한 입장은 견해가 다양합니다. 대략적으로 EV차 시장은 미국, 중국, 유럽의 주도로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이 29%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문가들은 EV차 시장의 개막은 단순한 판매량 증가를 넘어서 자동차 산업 생태계 자체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전통적으로 완성차 제조사와 부품 제조사로 이원화됐던 생태계가 완성차 제조사, 신생 완성차 제조사, 빅테크, 주요 전기차 부품업체, 차량용 반도체와 운영체제(OS, Operating System) 배터리 제조사 등으로 다양해질 것이란 내용입니다.

최근 EV차 시장의 성장세는 한 풀 꺾인 상황입니다. 증권가에선 EV차 수요 부진으로 GM, 테슬라 등 다수의 제조사가 전기차 감산을 결정하면서 관련주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또한 향후 EV차 수요가 줄고 배터리 출하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면서 배터리 평균판매단가(ASP) 역시 하락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 강화, 미국 자동차 3사의 파업 등도 관련 업계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알멕과 같은 EV차 생태계 일원으로선 그다지 달갑지 않은 소식입니다.

출처 : 알멕 IR 자료.

◇Market View

다행히 알멕이 속한 알루미늄 주조 산업과 EV차 시장의 성장은 이제 시작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2020년 글로벌 알루미늄 빌렛 시장은 약 155억달러 규모로 평가되며, 2031년까지 4%에 가까운 연평균 성장률(CAGR)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알멕의 자동차 제품은 자동차 내 다양한 파트에 사용되기 때문에 글로벌 자동차 출하량과 알루미늄 소재 채택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우선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가트너는 올해 전세계 EV차 시장이 1543만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바라봤습니다. 지난해 1149만대보다 34% 가량 늘어난 수치입니다. 내년엔 올해보다 약 20% 더 증가한 1845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하나는 경량화 전략에 따른 경량 소재 부품 사용의 증가입니다. 현대차 자료에 따르면 공차 중량이 1500kg인 중형 세단의 무게를 5% 줄이면 연비가 1.5%, 동력은 4.5% 향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가벼워진 차체가 충돌에너지를 약 4.5% 낮춰 사고시 차체 변형과 승객 상해까지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량 소재인 알루미늄의 자동차 부품 내 채택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기존 주요 소재인 일반 강판(Mild Steel) 비중은 줄어들고 가벼운 소재의 고장력강판(HSS) 및 알루미늄(Aluminum)의 사용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2010년 29%였던 경량화 소재 비율은 2030년 67%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출처 : 알멕 IR 자료.

◇Keyman & Comments

주가 향방을 좌우할 재무라인으로는 삼성 출신 노상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꼽힙니다. 노 부사장은 1963년생으로 삼성SDI에서 28년 가까이 장기재직한 재무 전문가입니다. 1987년 7월 삼성SDI에 입사해 재무팀장(상무)를 지냈습니다. 이후 2016년 2월부터 12월까지 서울제약에서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했고, 2017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CTR(당시 센트랄)에서 재무본부장으로 근무하던 중 알멕과 인연이 닿아 올해 1월 자리를 옮겼습니다.

마침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IR 인력을 보강하던 알멕이 마산과 창원에 거점을 둔 CTR에 있던 노 부사장과 인연이 닿은 게 영입의 배경이 됐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후 노 부사장은 주요 경영진들과 함께 기술특례상장으로 알멕을 코스닥에 안착시키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노 부사장은 모든 주가 분석이 그렇듯 정확한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습니다. 다만 코스닥 시장 전체적으로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기관이나 외국인 쪽에서 큰 세력이 빠져나가는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다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내놓았습니다.

노 부사장은 "아시다시피 최근 전기차와 2차전지 업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거기에 특히 알멕은 주식 수가 많지 않고 거래량 자체가 많지 않아 세력이 조금만 빠져 나가도 크게 타격을 입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알멕은 현재 거시적인 상황을 주된 요인으로 보고 있는 만큼 특별한 IR 대책을 세우고 있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단기간 내 무상증자나 배당, 자사주 매입 등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대신 외부에서 오는 IR 요청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힘쓰고 있습니다.

출처 : 전자공시시스템.

결국 알멕 주가는 실적이란 '정공법'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알멕은 지난해 큰 폭의 외형성장과 흑자전환을 동시에 실현했습니다. 2021년 약 828억원이던 매출 규모를 1568억원까지 확대했으며, 약 68억원이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113억원으로, 이 기간 약 135억원이던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55억원으로 흑자전환을 이뤘습니다.

상반기엔 다시 적자를 냈지만 이는 어디까지 평가에 의한 손실이었다는 게 알멕 측 설명입니다. 이런 이유로 연간 기준 다시 흑자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노 부사장은 "상반기 적자는 어디까지나 파생상품인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전환청구에 따른 손실이었을 뿐 현금이 수반된 적자는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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