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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그룹 차원 중요 일정 연속…무게감 키우는 '침묵' 내달 17일 결심공판, 19일 호암 기일 '주목'…언급 자제 행보 지속

김경태 기자공개 2023-11-01 10:23:57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1일 15:5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주 삼성그룹에 중요한 일정이 이어졌다.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3주기 추모식이 있었고 이틀 뒤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회장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이 회장은 작년에 회장에 올라서던 날 법원에 출석하며 간단하게 소회를 밝혔지만 올해는 침묵했다.

다음 달에도 삼성그룹 역사에서 뜻깊은 일정들이 있다. 하지만 현장 경영 행보가 아닌 이상 이 회장이 발언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내달 1일에는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이지만 이 회장은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을 예정이다.

다음 달 17일에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소송의 1심 결심 공판이 열린다. 이어 19일에는 고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기일이 있다. 호암의 기일을 전후한 시점이 이 회장이 메시지를 내놓기 위한 타이밍으로 꼽히지만 결심 공판으로 인한 분위기, 호암 추모식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변수로 지목된다. 다만 이 회장은 지속적인 국내외 현장 행보와 경영 개선책 실행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부친 기일·취임 1주년 '말 아낀' 이재용 회장, 결심공판·호암 기일 '주목'

이 회장은 이달 27일 회장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그는 회장으로 올라서던 작년 10월 27일에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소송의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을 찾았다. 공교롭게도 이달 27일에도 해당 소송의 105차 공판이 열렸고 이 회장은 출석했다. 법원에 들어서는 과정에서 나온 질문에 그는 답하지 않고 들어갔다.

회장 취임 1주년에 앞서 이달 25일 고 이 선대회장의 3주기에도 이 회장은 말을 아꼈다. 그는 선영 참배를 마친 뒤 사장단 60여명과 함께 용인 소재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하지만 추모식과 사장단 오찬에서의 언급 역시 자제했고 삼성에서도 별도의 발표를 하지 않았다.

다음 달에도 삼성그룹에는 중요한 일정이 이어진다. 하지만 이 회장이 관한 언급을 내놓을지는 미지수인 상태다. 우선 내달 1일 삼성전자의 54주년 창립기념일이 열리는데 이 회장은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창립 50주년이던 2019년에는 영상 메시지를 낸 적이 있지만 그 후로는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올해도 이 회장을 대신해 한종희 부회장이 행사를 대신할 전망이다.

재계에서 주목하는 또 다른 시점은 호암의 36주기 기일인 내달 19일이다. 삼성그룹을 일으킨 창업주의 기일인 만큼 이 회장이 메시지를 내놓기에 적당한 시점으로 거론된다. 다만 이 회장은 작년에도 호암의 기일을 조용히 치른 바 있다. 당시에도 별도의 언급이 없었고 가족과 차분한 분위기 속에 추모식을 치렀다.

올해는 공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 일가는 호암의 기일이 주말에 있으면 일정을 앞당겨 금요일에 치렀다. 작년 11월19일이 토요일이라 그 전날(18일) 추모식을 열었다. 올 11월 19일은 일요일으로 이전 사례를 고려하면 금요일인 17일에 열 수 있다.

하지만 다음 달 17일에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소송의 1심 결심 공판이 열린다. 2017년부터 지속된 사법리스크에서 중요한 분수령인 만큼 이 회장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묵묵히 법원으로 향할 전망이다.

재계에 따르면 이런 상황 때문에 삼성에서도 일정을 어떻게 조정할지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법조계에서는 결심 공판 후 이르면 올 연말에서 내년 초께 1심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17일 결심 공판에서의 검찰의 구형 수준, 이후의 분위기 형성 등이 중요한 시점이다.

◇침묵의 역설, 향후 발언의 무게감 증가…현장행보·점진적 변화 지속

이 회장의 언급이 주목되는 배경으로는 최근 삼성그룹을 둘러싼 상황이 지목된다. 삼성전자의 주력인 반도체사업(DS부문)은 고군분투하며 반전을 시작하고 있다. 다만 아직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이 현재의 사업지원TF를 넘어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에서도 수직적 지분구조 정리의 어려움, 컨트롤타워 필요성을 인정하는 만큼 컨트롤타워 재구축의 명분은 부족하지 않은 상태다.

새로운 컨트롤타워를 구성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인사의 문제와 연결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은 작년 12월초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실적 등과 맞물려 고강도 인사가 단행될지 주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의 '결단'에 가까운 언급이나 발표가 이뤄질지 관심을 받는 분위기다.

이 회장의 관련 발언을 주목하는 가운데 그가 말을 아낄수록 앞으로 내놓을 발언의 무게감과 파급력이 커지는 형국이다. 다만 이 회장이 관련된 공언을 하기 전까지 꾸준한 현장 행보와 실행을 통해 선대의 철학을 발전적으로 구현하고 새로운 삼성을 만드는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의 가장 최근 발언은 '기술'로 앞으로도 재차 강조될 가능성이 크다. 이달 19일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건설현장을 찾아 "대내외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시 한번 반도체 사업이 도약할 수 있는 혁신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술 리더십과 선행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지배구조 개선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부터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중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곳들이 잇달아 선임사외이사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달 26일 삼성SDI와 삼성SDS를 시작으로 호텔신라, 제일기획, 삼성중공업 등이 동참했다.

사우디 경제사절단처럼 국가 경제를 위한 추가적인 글로벌 행보도 기대된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이해 영국 경제사절단을 모집하고 있다. 내달 21일부터 23일까지 영국 런던을 방문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올 추석 연휴에 이스라엘, 이집트, 사우디를 방문한 뒤 영국을 찾아 리시 수낵 총리와 면담했다. 그가 중동에서와 마찬가지로 경제사절단에서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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